"죽음의 위기 극복하고 보니 허투루 쓸 시간 없어요"
생사의 기로서 발견한 아름다움을 그리다... 박순미, 남해도서관 꿈길 갤러리서 첫 개인전
▲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남해도서관 꿈길 갤러리에서 전시회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다`를 여는 박순미 작가. ⓒ 남해시대
경남 남해로 발령받은 남편 따라 왔다가 자연이 좋아 35년 전에 정착했다는 박순미(61·설천면 동비마을)씨를 지난 10월 31일 남해읍 소재 다빈미술학원에서 만났다. 박순미씨는 한 번의 그룹전을 거쳐 오는 11일부터 19일까지 남해도서관에서 첫 개인전을 여는 새내기 화가다.
그녀는 죽을 병을 만나 7년 여간 사투를 벌이고 이겨낸 후로는 살아있는 1분, 1초도 허투루 쓸 수 없다고 말한다. 투병 중 한 순간도 삶을 놓겠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다는 박순미 작가, 박순미 작가는 내년에도 개인전을 열 수 있도록 더디지만 끈질기게 작품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한다.
▲ 〈남해석양〉 ⓒ 남해시대
- 그림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하루라도 빨리 시작해야겠다 해서 찾은 곳이 이진만 선생님의 다빈미술학원이었어요. 생업도 있고 하고 싶은 게 많아 자주 출석하진 못하지만 꾸준히, 끝까지 배우고 작품활동 할 생각이에요."
- '삶에서 아름다움을 발견하다'란 전시회 명은 무슨 의미일까요
"죽을 병과 싸우고 나서 생명의 소중함을 알게 됐어요. 뭘 하던지 간에 장점을, 아름다움을 먼저 보려고 노력하게 됐죠. 꽃도, 나무도, 사람도 마찬가지에요. 장점을 보려고 노력하면 보여요. 그 아름다움을 색으로 도화지에 표현했어요."
▲ 〈봄날의 사색〉 ⓒ 남해시대
- 직업과 작품활동이 서로 영향을 주나요
"저는 요양보호사란 직업을 갖고 있어요. 이 일은 봉사하려는 마음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에요. 돌보는 어르신 때문에 정신적,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그 분이 살아 온 삶 속 아름다움이 비칠 때가 있어요. 그런 순간은 간직했다가 작품에 녹여내기도 하죠. 제 작품 중에 '화두'란 작품이 그런 작품이에요."
- 이번에 전시하게 될 작품들을 소개한다면
"이번 전시회에는 14점에서 20점 정도 전시를 계획 중이에요. 남해의 아름다움, 그 중에서도 바다를 묘사한 작품들이 있고 저희 집 작은 정원 거친 땅에서 힘들게 자라난 아이리스 꽃을 그린 작품도 있어요.
작지만 척박한 환경을 이겨내고 자란 꽃도 나름의 매력을 가졌다고 해서 작품명도 '매력'이에요. 또 지족 장구섬 드라이브 중에 무척 몽환적이고 아름다웠던 석양의 풍경을 그린 그림 '남해석양'이 있구요."
▲ 〈매력〉 ⓒ 남해시대
-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좋은 그림은 보는 이를 상상하게 한다는 말이 있잖아요. 저도 그런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그림이란 창을 통해 작가를 들여다 볼 수 있도록 친숙하고 정겨운, 설명하지 않아도 쉽게 알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어요.
한 마디 덧붙이자면, 저는 7년 간의 투병 중 매일 내 자신을 믿고 아픔을 오롯히 견디며 맞서 싸웠어요. 지금 병마나 환경이나, 자신을 괴롭히는 뭔가와 맞닥뜨린 분이 있다면, 끝까지 싸워서 이기세요. 용기를 가지세요. 이겨 내면 삶의 아름다움을 찾을 것이에요.
저의 투병생활을 끊임없이 응원해주고 용기를 줘 지금 붓을 쥘 수 있게 해준 남편과 아들, 딸에게 고맙다고 말하고 싶네요."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남해시대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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