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특성화고노동조합 경기지부(아래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가 한 고교의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 중지와 진상 규명, 그리고 해당 교사와 학교 책임자의 공개사과 요구에 나섰다.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는 14일 오전, 경기도 수원시 삼일고등학교(아래 삼일고) 앞에서 '삼일고등학교 노동조합 탄압 규탄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10월 31일, 삼일고 앞에서 '11.11 현장실습생 증언대회'를 홍보하다 재학생 2명에게 교내 노조탄압이 있다는 사실을 제보받았다"라며 기자회견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학생부장인 한 교사가 삼일고 졸업생인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 신은진 조직국장의 지난해 경기도의원 비례후보 출마 당시 유튜브 영상을 학생들에게 보여주며, 노동조합과 진보당에 대한 악의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올해 초, 교사가 재학생들을 시청각실에 모아두고 '특성화고노조 유인물을 받지 말라'고 했다는 제보도 받았다"라며 "이는 학교 내 노동조합 탄압으로 진상 규명과 사과를 요구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교내, 교외에서 학생들이 자신의 권리를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것은 정당한 활동"이라며 "특성화고 학생들은 졸업 후 바로 일하는 노동자가 될 것이고,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다"고 덧붙였다.

해당 교사 "허위 증언" vs. 노조 "진상규명 필요"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 신은진 조직국장은 "노동조합 활동이나 정치적인 활동을 한다는 이유만으로 비방하고 활동을 가로막는 것은 분명 잘못된 행동"이라며 "학생들에게 노동조합과 정치가 나쁘고, 잘못된 것이라는 인상으로 남게 될까 두렵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노동조합은 헌법으로 보장되고 있으며, 누구도 노동조합 할 권리를 함부로 침해할 수 없다"라며 "교사의 직위와 권위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노조에 대한 악의적인 이야기를 하는 것은 교사로서 직무유기"라고 비판했다.

한편, 이에 대해 삼일고 해당 교사는 이날 기자와 한 통화에서 "재학생의 증언은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하며 "팩트도 아니기 때문에 반론하거나 해명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노동조합의 유인물 배포에 대해서는 "미성년자들의 개인정보 동의 항목과 보호자 고지도 없어서 위험하기 때문에 학교 공문을 통해 안전한 방법으로 가야 한다고 조언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한편, 특성화고노조 경기지부는 "다수의 재학생에게 제보받은 건 명백한 사실"이라며 "노동조합 탄압 피해 당사자가 납득이 될 만큼 사건의 진상이 규명되고 재발 방지를 위한 조치가 취해질 때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