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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잔치 벌이는 그날을 위해, 평균 82세 여성 작가들이 뭉쳤다

그림책 <꽃꿈할매> 출간... "3040년대 여성으로서 삶 돌아보며 서로 위로해"

등록|2023.11.16 17:22 수정|2023.11.16 17:22


 

▲ 서부종합사회복지관 '나드러내기' 여성의 삶 그림책으로 만나기 활동 모습. (복지관 제공) ⓒ 충북인뉴스


평균 82세의 여성 노인들이 만든 그림책은 어떤 내용일까?

서부종합사회복지관은 '꽃꿈할매' 프로그램을 통해 19명의 여성 노인의 그림과 글을 엮어 한 권의 책을 출판했다. 1930년~1940년 대 여성들이 당시의 삶을 되돌아보고 자신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풀어낸 이야기들이 담겼다.

동화책에는 ▲복지관에서 만난 사람들에게 감사를 표하는 내용 ▲자신의 지난 삶을 위로하는 글 등이 담겼다. 복지관은 프로그램 과정을 통해 여성 노인들의 주체적 참여로 과거 성역할이 아닌 '자기자신'을 찾아 실현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16일 청주서부종합사회복지관(이하 복지관)은 '여성노인의 성인지감수성 의식확장을 위한 그림책만들기' 사업을 통해 그림책 <꽃꿈할매>를 출판했다고 밝혔다.

이번 사업은 ▲나 드러내기 ▲여성의 삶 그림책으로 풀어내기 ▲나 말하기를 주제로 12회차 과정으로 운영됐다.

신보미 사회복지사는 "참여한 19명의 여성 어르신은 호적상 평균나이 82세로 대부분 3040년대 태어나 전통적 성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여성 노인들이 과거 성역할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자신의 삶을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고 사고할 수 있는 과정을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19명의 참가자는 프로그램을 통해 각자의 삶을 돌아보며 3쪽에서 8쪽 분량의 그림과 글귀를 담은 그림책을 만들었다.
 

▲ 꽃꿈할매 그림책 내용. (가운데) 오순해 작가의 '오, 순해!'의 일부와 (오른쪽)신경필 작가의 '젊은 노인, 신경필' 내용의 일부. (복지관 제공) ⓒ 충북인뉴스



프로그램에 참여한 고태순씨는 "학교 다닐 땐 그림 그리는 게 싫어서 미술 시간에 도망도 다녔지만 내가 글은 잘 썼었다"며 "내가 쓴 글도 실어서 책을 만들어준다니 신기하고 참 고맙다"라 활동 소감을 전했다.

김명순씨는 "우리가 인생을 언제 이렇게 돌아볼 일이 있나, 이 나이에 연필 쥘 일이 있겠느냐"며 "고생한 시절도 복지관에서 이렇게 애기하니까 즐겁다"고 전했다.

복지관은 <꽃꿈할매> 400부를 제작해 유관 기관 및 일반 시민에 배포할 계획이다. 그림책 수령을 희망하는 경우 서부복지관(043-236-3600)에 문의하면 책을 받아 볼 수 있다.

또한 서부종합사회복지관 홈페이지에 <꽃꿈할매>를 게재해 온라인으로 감상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복지관은 지난 15일 그림책 작가(여성 노인 19명)와 함께 그림책 <꽃꿈할매> 출판기념회를 진행했다. '나 말하기' 활동의 일환으로 진행된 행사에서는 19명 작가들의 강독회, 작가와의 만남 사인회를 진행했다.

신보미 사회복지사는 "완성된 책을 낭독하고 사인회를 하면서 눈물을 흘리는 어르신들도 있었다"며 "'지금껏 너무 고생했어'라고 다독이며 서로의 삶을 위로하는 모습이 무척 감동적이었다"고 전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충북인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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