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시민은 기자다

"거꾸로 가는 환경시계, 경남 '초록매장'은 더 활성화돼야"

할인 혜택에 환경사랑상품권 사용... 마산YMCA "조사 결과, 몇 가지 개선점" 제시

등록|2023.11.23 13:40 수정|2023.11.23 15:54

▲ 마산기독교청년회 생활협동모임 ‘등대’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초록매장과 일반 식당, 카페에 대한 일회용품 사용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윤성효


"텀블러 지참시 두 배 적립해주니 환경도 살리고 혜택 적립 두배라 좋았다."
"생각보다 다회용기 할인혜택이 커서 더 자주 이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초록매장이라는 홍보를 많이 하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잘 지켜지고 있었다."
"용기 지참시 할인율이나 혜택을 문구로 고객들이 잘 보이는 곳에 두면 좋겠다."


2022년 3월부터 시행되고 있는 경남도의 대표적인 환경정책인 '초록매장'을 이용했던 주부들이 밝힌 소감이다. 초록매장은 텀블러나 밀폐용기를 소지하고 음식이나 음료를 (포장)주문할 시 매장에서 혜택을 주고 20% 할인해서 구매할 수 있는 환경사랑상품권으로 결재할 수 있는 가게를 말한다.

경남도는 수시로 초록매장을 모집하고 있는데, 현재 1200여개 가게가 등록돼 있다. 경남도는 올해 모두 네 차례에 걸쳐 환경사랑상품권을 발행했고, 금액은 총 2억원이다.

마산기독교청년회(YMCA) 생활협동모임 '등대'는 지난 8월 21일부터 11월 15일까지 창원에 있는 초록매장과 일반 식당, 카페 85곳에 대한 일회용품 사용과 관련한 조사를 벌였고,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그 결과를 발표했다.

조정림 마산YMCA 부장은 "경남도가 초록매장 정책을 전국에서 맨 먼저 시작해 자랑스럽다"라며 "초록매장 활성화를 위해 조사를 벌였고, 앞으로 더 많은 소비자들이 초록매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고 말했다.

조사 결과 여러 개선사항이 나타났다. 조사 대상 85개 매장 가운데 절반 가까운 45.9%(39개)는 '초록매장 안내를 하지 않았'고, 9.4%(8개)는 이미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사랑상품권 사용 안내는 절반 정도만 이루어지고 있었다.

초록매장인데도 다회용기 지참시 할인혜택이 없는 곳이 28.2%(24개)나 됐고, 초록매장이지만 사전에 공지해 놓은 할인혜택이 지켜지지 않는 매장도 10고 중 3곳이 나왔다.

식당(67개)과 카페(22개)의 89개 일반 매장에 대한 조사 결과,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 규제를 위반한 곳은 76.4%(68개)였다. 위반이 가장 많은 품목은 물티슈로 위반 매장 68개 가운데 51.7%(46개)가 사용되고 있었고, 그 다음으로는 종이컵 42.7%(38개), 빨대 23.6%(21개)였다.

등대는 "정부의 일회용품 사용 규제가 다시 폐지, 후퇴해 혼란스럽다"라며 "이랬다 저랬다 하는 정부의 환경정책 때문에 일회용품 규제를 대비해온 사업자들은 더 혼란을 겪고있다. 거꾸로 가는 환경시계를 바라보는 시민의 안타까운 마음만 커져간다"라고 했다.

이들은 "전국 최초 초록매장 정책을 도입한 경남도가 이를 더 내실있게 운영해 일회용품 사용을 줄이고 모든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했다.

조정림 부장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초록매장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환경사랑상품원을 구입해야 한다. 그런데 이 상품권 구입이 쉽지가 않다. 더 활성화될 수 있도록 예산 확대가 필요하다"라고 말했다.

매장 내 일회용품 사용금지는 2018년 8월부터 시작됐다가 2020년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규제가 완화됐다. 지난 2022년 4월에는 일회용품 사용이 다시 금지되었고 같은 해 11월에는 규제 품목이 추가됐다.

하지만 정부는 정책에 일부 혼란을 일으켰다. 오는 24일부터 식당, 카페 등 식품접객업 매장에서 일회용품을 사용하면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었다. 그런데 1년간 계도기간이 끝나가는 지난 7일 환경부는 "소상공인 부담을 해소하고 규제보다는 자발적 참여를 지원한다"라며 플라스틱 빨대의 계도기간 연장과 종이컵의 사용금지 규제 제외를 발표했다.

 

▲ 마산기독교청년회 생활협동모임 ‘등대’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초록매장과 일반 식당, 카페에 대한 일회용품 사용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윤성효

  

▲ 마산기독교청년회 생활협동모임 ‘등대’는 23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초록매장과 일반 식당, 카페에 대한 일회용품 사용 관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 윤성효

원문 기사 보기

주요기사

오마이뉴스를 다양한 채널로 만나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