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기치 못한 하반신 마비... 뛰진 못해도 날 수 있어요"
[인터뷰] 유세돈 짝꿍 엔터테인먼트 대표
▲ 유세돈 짝꿍 엔터테인먼트 대표 ⓒ 주간함양
"더 내려갈 곳이 없을 정도로 인생이 바닥을 쳤었죠. 그러나 한편으론 이젠 올라갈 일밖에 없지 않나 생각을 했죠."
간절함의 힘은 세다. 유세돈 대표를 보면서 드는 생각이다. 건설 중장비 사업자이자 공연기획자로 활동 중인 유 대표는 조금은 특별한 인생을 살고 있다.
"수동 도북마을 현장에서 일을 하다 허리를 다쳐서 장애 3급 판정을 받았어요. 마비가 오면서 중장비 운전을 할 수도, 걸을 수도 없는 상황이 왔었죠. 더 이상 살고싶지 않다는 생각을 했을 정도로 충격을 받았어요."
계속 좌절할 수만은 없었다. 정신을 차리고 '죽기 살기로 해보자'고 마음을 먹은 유 대표는 제대로 걷기조차 힘든 몸을 이끌며 산업단지 등을 지속적으로 찾아다녔다.
"오랜 기간 동안 120번 정도를 찾아다녔던 것 같아요. 아무래도 몸 상태가 좋지 않으니 일을 맡기려 하는 곳을 찾는 게 보통 일이 아니었죠. 그러나 끈질기게 버티면서 결국 공사를 받아냈어요. 그 후로 현장을 오가며 자연스럽게 재활이 이루어졌던 것 같습니다."
어려운 고비를 이겨낸 그는 다시 기반을 잡는데 성공한다. 이후 그 시련은 유 대표를 공연기획자의 삶으로도 이끌게 된다.
"몸이 좋지 않았으니 스스로를 위로하는 차원에서 평소 관심이 많았던 음악에 집중을 하게 되더라고요. 그러다 지인의 밴드 공연에 우연히 음향 설치와 공연 기획으로 참여를 하게 되었습니다. 루게릭병 환자들을 위한 무료 공연이었는데 행복해하는 환자분들을 보면서 큰 감동을 느꼈고 어쩌면 지금의 짝꿍 엔터테인먼트의 시작점이라고 볼 수도 있겠네요."
그렇게 관내 작은 행사부터 관련 일들을 꾸준히 맡아가던 유 대표는 입소문이 점점 커지면서 더 큰 규모의 행사의 기획들을 맡는다. 이는 자연스레 짝꿍 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 것으로 이어지게 되고, 공연 기획과 관련 함양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었다. 그동안 함양의 각종 문화예술행사 등에 후원을 아끼지 않는 등 평소 지역사회 봉사활동에도 적극 동참해 주변의 귀감이 되고 있다.
몸이 불편해진 이후로 유 대표는 특별한 취미를 하나 더 갖게 됐다. 바로 경비행기를 운전하는 것이다. 뛰지 못하는 갈증을 해소해 주는 경비행기는 유 대표의 든든한 친구다.
"왜 뛰는 놈이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하잖아요. 하반신 마비로 뛰지를 못했으니 그 갈증을 해소하고자 시작을 했고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기도 했죠. 하늘을 날면서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더 넓어졌고 살아가는데 많은 도움이 되었어요."
큰 시련으로 한때 바닥을 쳤지만 이젠 경비행기처럼 하늘 높이 떠오른 유 대표다. 인생 제2막을 열심히 이어가고 있는 그는 자신이 아팠고 힘들었을 때의 기억을 안고 나누며 살겠다는 약속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매년 해오고 있지만 앞으로도 자주 사회에 환원하는 기회가 생길 것 같아요. 넉넉하진 않지만 힘들었던 지난날을 기억하며 나누며 살겠다는 나와의 약속을 계속 지키기 위해 노력해 나갈 생각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함양뉴스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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