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윤 대통령, 부산시민 민심 두려웠다면 해병대 마음도 살펴라"
여야 일각, 채 상병 '특검' 요구 한목소리... 해병대 예비역, 전재수·이준석 등과 연속 기자회견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 회원들이 30일 국회 본관 앞에서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순직의 진실을 규명하기 위해서 실추된 해병과 군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특검과 국정조사가 반드시 필요하다." -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원래 이런 건은 공정과 상식의 아이콘이었던 윤석열 대통령이 앞장 서서 책임자에 대한 엄중한 문책, 그리고 명명백백한 사실관계를 밝히도록 지시했어야 되는 일이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
해병대 출신 전재수 "순직 134일째, 외압 물증 넘치는데 정부가 은폐"
30일 오전,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 붉은 해병대 머플러를 어깨에 걸친 채 등장했다. 그의 곁에는 예비역 전투복을 입은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가 함께했다.
해병대 701기 출신인 전 의원은 "고 채OO 상병 순직에 대한 진상규명과 박정훈 해병대 대령의 명예회복을 위해서 국회의원으로서, 또 해병대 701기 예비역으로서 해병 전우들과 함께 이 자리에 섰다"라고 입을 열었다.
그는 "오늘로 채OO 상병이 순직한 지 134일째이다. 수사 외압 물증이 넘쳐나고 의혹은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다"라며 "그러나 정부는 사실관계 확인을 가로막고 있다. 사건을 가리고 진상을 듣고 진실을 숨기면서 은폐하고 있다"라고 꼬집었다.
전 의원은 "국가를 위해 헌신한 한 젊은이의 억울한 죽음, 그 진상을 밝혀달라고 하는 해병 예비역들과 국민청원은 정쟁 앞에 멈춰 서 있다"라며 "정부와 국회를 향해 무릎 꿇고 눈물로 진상규명을 호소하는 생존장병의 가족들, 유가족들의 슬픔을 이제는 외면해서는 안 된다"라고 호소했다.
"우리는 해병대 고 채 상병 순직 원인과 수사외압 의혹 진상규명, 본인의 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한 전 해병대 수사단장 박정훈 대령의 명예회복을 위해 자발적으로 결성된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라고 자신들을 소개한 이들이 이어서 마이크를 잡았다.
해병대 전국연대는 "내가 잘못했다. 책임지겠다는 단 한 사람이 없다"라며 "이 나라는 법만 있고 도덕이라는 것은 사라진 것 같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채 상병이 순직한 그날은 온데간데없고, 정치권의 정쟁 속에 유족과 해병대 현역 예비역은 숨죽여 눈물을 흘렸다"라며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정치권은 채 상병의 특검법을 통과시켜 국가를 위해 사명을 다한 채 상병의 원혼을 달래줄 것을 촉구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채 상병 순직에 정쟁 말고 각성하라. 채 상병 순직 등 진상규명을 위해 연내 특검법을 처리하라"라고 촉구하며 "특검법을 가로막는 자가 있다면 해병대 예비역이 반드시 응징한다"라고 경고했다.
이준석 "대통령, 엑스포 유치 실패에 즉각 담화... 해병대도 살펴달라"
이어서 전국연대는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그들의 손에 들린 붉은 현수막에는 "해병대 채 상병 특검법 연내 처리 촉구 기자회견"이라고 쓰여 있었다. 이 자리에는 이준석 전 국민의힘 당 대표와 허은아 국회의원, 천하람 전남 순천갑 당협위원장, 김철근 전 국민의힘 당 대표 정무실장이 함께였다.
해병대 예비역들은 "공명심과 입신양명에 눈 먼 저들에게 경고하겠다. 이제 잘못을 인정하고 뉘우쳐 정상으로 돌려놓으라"라며 "그렇지 않으면 우리 해병대 예비역 연대는 끝까지 물고 늘어질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와 해병대 예비역 전국연대 회원들이 30일 국회 본관 앞에서 호우피해 실종자 수색작전 중에 발생한 해병대 고 채 모 상병 순직 사건에 대한 특검을 촉구하고 있다. ⓒ 유성호
마이크를 이어 받은 이준석 전 대표는 "참 마음이 착잡하다"라며 "'공정과 상식'을 걸고 당선되신 대통령이 잘해주시기를 바란 게 있다면 정말 문제 있는 사람이 처벌 받고, 그리고 문제 없는 사람은 업무에 정진할 수 있는 그런 사회를 만드는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그는 "그게 바로 1년 반 전, 제가 목 놓아 외쳤던 '윤석열 대통령 당선시켜 달라'라는 구호 중 으뜸이었다"라고 회고하며 "그런데 이제 2년 가까이 지나서 지금 국회에 올라와 있는 특검법이 3개"라고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공정과 상식을 구현하는 정부에서 수사나 아니면 일 처리가 미진하다는 판단 때문에 특검법이 3개가 올라와 있고, 각각 법안에 대해서 국민들이 상당한 지지를 보내고 있다는 것은 어쩌면 엄청난 부끄러운 결과일 수도 있다"라고 꼬집었다. "지금 그 각각의 특검법들은 국민의 다수의 지지를 받고 있다"라며 "그렇다면 이제 제가 주장하고 싶은 건, 대통령께서도 마음을 바꾸셔야 한다는 이야기"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어제(29일) 저는 상당히 놀랐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목 놓아 외칠 동안 어떤 반응도 없던 정부에서, 부산 엑스포 유치 실패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즉각적으로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면서 사과하는 입장을 말씀하셨다"라고 짚었다.
이어 "왜 그랬겠느냐? 아마 300만이 넘는 부산 시민들의 분노가 두려웠기 때문"이라며 "300여 만 부산시민의 민심이 그렇게 두려우셨다면, 100만 명이 넘는 해병대 전역 예비역들의 마음도 살펴주시기를 기대한다"라고 윤 대통령에게 호소했다. "이번 사건 대해 진실이 명명백백 밝혀지도록 마음을 바꿔주시라"라고도 덧붙였다.
그는 "하루빨리 특검, 그게 아니라면 국정조사, 어떤 식으로든지 대한민국 국군 장병들의 명예를 살려주시라"라며 "앞으로도 제가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려고 한다. 꼭 대통령께서 마음을 바꿔주시라. 기대하겠다"라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천하람 위원장은 "우리 박정훈 대령께서 질 수 없는 싸움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며 "그리고 채OO 상병의 정말 안타까운 죽음에 대해서 책임을 지셔야 할 분들, 언젠가 책임을 지실 것"이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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