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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FC 관련 중요한 결정은 대부분 정진상 몫, 시민구단 특성"

성남FC 전 대표 '후원금 의혹' 사건 첫 증인 출석

등록|2023.12.01 09:55 수정|2023.12.01 09:55
 

▲ '성남FC 후원금 의혹' 공판에서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이사가 "성남FC 관련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했다“며 ”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의 특성"이라고 증언했다. ⓒ 박정훈


성남FC 후원금 의혹 공판에서 곽선우 전 성남FC 대표이사가 "성남FC 관련 대부분의 중요한 결정은 정진상 당시 성남시 정책실장이 했다"며 "시장이 구단주인 시민구단의 특성"이라고 증언했다.

30일 수원지법 성남지원 형사1부(부장판사 강동원) 심리로 열린 3차 공판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대표는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이 성남FC 관련 사안은 정진상 실장과 논의하라고 한게 맞냐"는 검찰 측 질문에 "정 실장이 구단주의 대리인 역할이었다"며 "일반 기업 프로 축구단과는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곽 전 대표는 "안양FC의 경우도 시청 직원이 파견 받아서 역할을 맡기도 한다"며 "사소한 것은 모르나 결정권한은 정진상 실장이 가졌다"고 말했다.

검찰 측이 '정 실장이 공식직함이나 권한이 없음에도 상의하라고 한 것 아니냐'고 묻자 곽 전 대표는 "시민구단은 구단주가 시장이고 그의 대리인이 정진상 실장이어서 그리 된 것"이라고 답했다.

곽 전 대표는 이 사건과 관련된 기업들이 2015년 성남FC와 후원금 계약을 체결했을 당시 1년간 성남FC 대표였다.

곽 전 대표는 "저를 건너 띄고 바로 정 실장에게 보고되고 진행되는 시스템이었다"며 "저와 정 실장은 법무부장관과 검찰총장의 관계가 돼야한다고 이 전 시장에게 메일을 보냈으나 답이 없었다. 묵시적 거부로 생각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검찰 측의 성남FC 후원금과 관련된 시의 인·허가 압박 가능성 제기에 "전혀 없을 가능성이 크다"며 "왜냐하면 제가 들은 사실이 없다"고 답했다.

그러나 검찰 측이 '증인은 분당 차병원이 성남FC에 후원한다고 했을 때 놀랐다며 왜 후원하는지 주변에 물었더니 누군가로부터 인허가와 관련하여 후원한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고 진술했는데 사실대로 진술한 것이 맞냐'고 묻는 질문에 "그렇다"며 앞선 대답과 배치되는 진술을 하기도 했다.

곽 전 대표는 시민구단 광고 유치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기도 했다. 그는 "기업들은 광고에 유명 연예인을 쓰려고 하고 기업들에겐 축구 관련 사회공헌 메리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2015년 두산건설, 네이버 등 기업들이 성남FC에 후원금을 지급하게 된 경위나 과정에 대해서도 "계약서 등만 검토했고 실질적으로 후원이든지 광고든지 제가 구체적으로 진행한 건 없다"고 증언했다.

성남FC 후원금 의혹은 2015년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네이버·두산건설·차병원그룹 등 기업들에 인허가를 제공하는 대신, 성남 FC 후원금 명목으로 100여억 원을 후원하게 했다는 것이다.

앞서 검찰은 지난해 9월 해당 의혹과 관련해 두산건설 전 대표와 전 성남시 공무원 2명을 첫 기소한 후 올해 3월 당시 성남시장인 민주당 이재명 대표와 정진상 전 당대표실 정무조정실장, 네이버와 두산건설 전 임원 등 8명을 추가로 기소한 바 있다.

피고인 10명 중 이 대표와 정 전 실장은 대장동 특혜혐의 등으로 함께 기소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을 진행하고, 나머지 8명의 피고인은 성남지원에서 재판이 진행된다.

한편 성남FC 후원금 의혹 사건의 다음 재판은 다음 달 21일 열린다. 곽 전 대표를 상대로 변호인 측의 반대신문이 진행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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