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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연 프로 그만 나오세요" '신동' 임재범의 따뜻한 심사평

[TV 리뷰] JTBC <싱어게인3> 3라운드 일대일 라이벌전... 화제의 참가자 연이은 패배

등록|2023.12.01 11:34 수정|2023.12.01 11:35

▲ JTBC '싱어게인3' ⓒ JTBC


<싱어게인3> 3라운드에서 화제의 참가자들이 대거 패배, 탈락 위기를 맞이했다. 지난 11월 30일 방영된 JTBC <싱어게인3>에선 치열했던 2라운드 대항전을 통과한 총 24개팀이 벌이는 3라운드 '라이벌전' 내용으로 꾸며졌다. 일대일 대결로 꾸미는 내용은 변함이 없지만 시즌3에서 약간 달라진 부분이 생겼다.

​종전에는 심사위원이 대진표를 꾸몄었지만 이번에는 1~2라운드 총점 순위에서 앞선 참가자가 자신의 라이벌을 지목해 대결을 펼친다. 승자는 자동적으로 4라운드에 진출하며 패자는 탈락 후보에 오르게 된다. 동률 발생시 심사위원 협의 후 승자를 결정한다.

​그 결과 우승후보급 또는 사전 투표 상위권 진입자,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받은 화제의 참가자들이 대거 패배하면서 탈락 후보가 되는 등 대혼돈의 무대가 펼쳐졌다. 비슷한 장르, 성향의 가수들끼리의 조합이 만들어지면서 심사위원들조차 선택하기 힘든 상황이 연출되기도 했다.

'록 스피릿' 40호 가수, 7호 제압 
 

▲ JTBC '싱어게인3' ⓒ JTBC


​제일 먼저 경연을 펼친 참가자는 7호(고려진) 대 40호(채보훈)이었다. '록 스피릿', '불 대 불'의 대결로 표현될 만큼 두 참가자는 닮은 듯 다른 이미지로 등장부터 눈길을 모았다. "이건 붙어보자인데..."(코드쿤스트)라는 심사위원의 말처럼 제대로 한판 승부를 펼쳤고 송골매 원곡 '모두 다 사랑하리'를 멋지게 소화한 40호 가수가 8대 0 완승을 거뒀다. 

​1~2라운드를 통해 변함없는 실력을 보여준 70호(장리인)는 8호(김두한)를 선택했다. "한국 음식 너무 좋아해요. 이대로 떠나가면 더 이상 청국장 먹을 수 없기 때문에..."라면서 가능한 오랫동안 이 프로그램에서 생존하겠다는 의지를 피렸했다. 처음엔 "여기까지구나"라고 생각했다는 8호 가수는 "시간이 지날수록 승부욕이 불타올라서..." 꼭 이기겠다는 각오를 드러냈다. 결국 당초 예상을 깨고 8호 가수는 김동률 '사랑한다 말해도'로 6대 2 승리를 차지, 3R 진출에 성공했다.

58호-68호, 박빙 승부 끝에 각각 승리​
 

▲ JTBC '싱어게인3' ⓒ JTBC


우열을 가리기 힘든 경연이 연달아 펼쳐지면서 심사위원들의 선택을 어렵게 만든 참가자들도 속속 등장했다. 기타 메고 멋진 목소리를 들려주는 58호(홍이삭) 대 31호(서윤혁), 66호(장은정) 대 68호(리진) 가수가 그 주인공이다.

방송 말미 소개된 온라인 투표 중간 집계에서 1위에 오를 만큼 출연과 동시에 시청자들을 사로 잡은 58호 가수는 중음역대의 목소리로 서정성을 극대화시킨 '기다림'(이승열 원곡)으로 '외사랑'(신형원 원곡, 주:김광석 원곡으로 소개되었지만 그의 버전은 리메이크였다)을 들고 나온 31호에 5대 3, 박빙 승부 끝에 승리를 거뒀다.

2라운드 팀 미션에서 한팀으로 승리를 거둰 66호와 68호는 맞대결로 정면승부를 펼쳤다. 'Run Devil Run'(소녀시대 원곡)을 록 비트를 가미한 편곡으로 재해석한 66호를 상대로 68호는 '미운 오리 새끼'(god 원곡)를 나즈막한 목소리로 소화해 대비를 이뤘다. 4대 4 동점이 발생할 만큼 누굴 승자로 골라야할지 난감하게 만든 두 사람의 경합에서 결국 68호의 손을 들어줬다.

시청자 공감 자아낸 임재범의 심사평 
 

▲ JTBC '싱어게인3' ⓒ JTBC


다양한 참가자들이 계급장 떼고 저마다의 기량을 뽐내는 <싱어게인3> 속 또 다른 재미는 심사위원들의 따뜻하고 때론 냉철함이 깃든 심사평이다. 특히 데뷔 후 처음으로 경연 예능 심사를 담당한 임재범의 조언, 평가는 시청자들도 이해하기 쉬울 만큼 명확하면서도 노랫말처럼 깊은 인상을 심어주고 있다.

"경연 프로그램 이제 그만 나오세요... 더 이상 나오셔 봐야 계속 찢을 텐데 뭐..."  

​샘김 원곡 'Make Up'으로 좌중을 압도한 27호(임지수) 가수를 두고 임재범은 이렇게 표현했다. 아무리 노래 잘하는 사람이라도 고음과 저음 모두 잘 표현하기 힘든데 27호는 두 가지 모두 장점을 보여준 점을 높이 평가한 것이다.

이에 "다음 라운드에 나와야 하는데... 나오지 말라는 건..."(윤종신, 규현) 등의 농담 속에 웃음이 끊이지 않을 만큼 그의 심사평은 엉뚱하면서도 충분히 공감을 자아낸 지적이었다.
 

▲ JTBC '싱어게인3' ⓒ JTBC


수려한 말솜씨로 그가 전달한 후배 가수들의 평가는 이 뿐만이 아니었다. 58호 가수에 대해선 "듣는 이가 마음 속에 영화처럼 상영해 공감에 이르도록 해야..." 한다면서 "100퍼센트 다 오롯이 전달해준 무대"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간 봐왔던 일부 서바이벌 경연 예능은 자극적인 편집, 때론 과도하게 불필요한 쓴소리 남발로 인해 '오디션=독설'이라는 선입견을 갖게 만들었다. 반면 JTBC표 각종 오디션 프로그램은 이러한 요소 없이도 충분히 대결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자신만의 색깔로 승화시켰다. <싱어게인3> 역시 마찬가지였다. ​

 특히 이번 시즌3에서 임재범의 존재는 이 프로그램만의 품격처럼 자리잡고 있다. 그의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노래 가사, 수필 속 문장처럼 들려 올 만큼 깊은 인상을 심어준다. MC 이승기의 표현처럼 "심사계의 신동, 임재범"을 발견했다는 점은 <싱어게인3>이 낳은 또 다른 수확이다.  
덧붙이는 글 필자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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