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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의 요소수 대란 없다던 정부, 우려스러운 이 상황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한 중국... "신속 철저 대응" 방침에도 걱정되는 이유

등록|2023.12.05 09:43 수정|2023.12.05 11:43

▲ 지난 9월 언론은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 YTN사이언스 유튜브 갈무리



중국이 한국으로의 요소 수출 통관을 보류하면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정부와 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의 관세청에 해당하는 중국 해관총서가 중국 기업들이 한국으로 보내는 요소의 통관을 막았다. 수출 심사를 마치고 선적 단계에서 통관이 보류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2년 전 요소수 품귀 현상이 재연될 수 있다는 걱정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이번 사태에 너무 안일하게 대처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지난 9월부터 대형 마트 등에서는 요소수 품귀 현상이 발생했다. 당시 대형마트에서는 차량 요소수의 경우 한 사람당 한 개씩으로 판매를 제한했고, 온라인 쇼핑몰에는 요소수 판매가 일시 중단됐다.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진 이유는 중국이 비료용 요소 수출을 중단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면서이다. 지난 9월 7일 불룸버그통신은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일부 비료 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중국이 지난 6월부터 요소 선물 가격이 50% 이상 급등하면서 자국 내 공급량 우선 공급과 가격 안정을 위해 요소 수출을 줄이겠다는 계획도 함께 전했다.

중국이 요소 수출을 제한한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고, 국내에서 요소수 품귀 현상이 벌어졌지만 정부는 '아무 문제가 없다'며 요소수 대란은 없을 것이라고 자신만만했다.

강종석 기획재정부 경제안보공급망기획단 부단장은 KBS와의 인터뷰에서 "비료용 요소의 경우에는 최근에 수입 다변화가 이뤄지고 있고 가격도 하향 안정화 추세로 수급에 전혀 문제가 없을 거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양기욱 산업통상자원부 산업공급망정책관도 YTN과의 전화 통화에서 "2년 전과는 달리 중국의 공식적인 조치가 아니고 재고와 대체 수입선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 91%... 공급난 장기화 우려도 

정부의 말을 믿을 수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관세청에 따르면 올해 한국의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은 91%(올해 1~10월)였다. 2021년 요소수 대란 이후 2022년 67%까지 떨어졌던 중국산 비중이 다시금 90% 넘게 증가한 것이다. 중국산 요소 가격이 베트남이나 중동 등 다른 나라에 비해 저렴하다 보니 대체 수입선 확보보다 중국산 수입에 의존한 까닭이다.

한국 정부는 선적이 보류된 물량이 국내에 차질 없이 들어오도록 중국 정부와 신속히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중국 당국이 당장 통관 보류를 해제하겠다는 말보다는 원만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반응만 보였다는 점에서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정부는 12월 4일 오후 산업통상자원부 주재로 '정부-업계 합동 요소 공급망 대응회의'를 개최했다. 이승렬 산업정책실장은 "그간 업계와 요소 공급망 위기 대응시스템을 구축해온 만큼, 요소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과 함께 신속하고 철저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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