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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도의회,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10년 노력 물거품 만들어"

보건의료노조-도민운동본부 "예산 확보하고 신속히 설립해야"

등록|2023.12.06 14:57 수정|2023.12.06 15:23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서부경남 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는 6일 오전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 마당에서 "경남도와 도의회는 진주병원 설립 예산 확보하고 신속히 설립하여 도민의 생명을 지켜라"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연 뒤 도지사 면담 요청서를 전달했다. ⓒ 윤성효


"경상남도·도의회는 진주병원 설립 예산을 확보하고 신속히 설립해 도민의 생명을 지켜라. 시민사회, 도민, 노동조합, 정부, 도청, 의회, 도민 등 10년의 노력을 물거품으로 만든 (경남)도의회를 규탄한다."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본부장 신용석), 서부경남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공동대표 하정우 등)는 6일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같이 촉구했다.

서부경남공공병원(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은 2013년 2월 26일 홍준표 당시 경남도지사가 '적자' 등의 사유로 옛 진주의료원을 폐업한 뒤 공공의료 확충이 필요해 추진되고 있다.

옛 진주 정촌초등학교 터에 건립 예정인 서부경남공공병원은 공론화 과정을 거치고, 국고 지원도 결정된 상태다. 그런데 경남도의회가 제동을 건 것이다.

경남도의회 기획행정위원회는 지난 11월 23일 '경상남도의료원 진주병원 부지 매입 및 신축' 건을 삭제한 '2024년도 정기분 경남도 공유재산 관리계획안'을 의결했고, 이는 29일 본회의에서 통과됐다.

박윤석 보건의료노조 울경본부 조직국장은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추진을 중단시키는 폭거를 자행했다"라며 "2013년 진주의료원 강제 폐업 후 각계각층의 도민들이 10년간의 노력끝에 국가 재정사업으로 사업비를 확보하여 설계해 착공을 눈앞에 두고 있는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을 향한 도민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었다"라고 비판했다.

그는 "지역책임공공병원 설립으로 지역 공공의료 강화와 기관간 협력체계 구축을 통해 응급의료, 각종 사망률, 소아청소년, 분만, 3대 중증질환, 미충족의료율, 기대수명과 건강수명등 대부분의 건강지표와 의료지표에서 취약지역으로 분류되는 서부경남 지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려는 각계의 노력을 무위로 돌려버렸다"라고 했다.

신용석 본부장은 "박완수 도지사는 2014년 2월 6일 도지사선거 출마선언하며 옛 진주의료원 앞에서 '재개원 투쟁'하던 현장을 찾아 '진주의료원을 살리겠다'라고 말했던 적이 있다"라며 "박완수 도지사는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의 의지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하정우 도민운동본부 공동대표는 "경남도청에는 진주의료원 폐업의 악령이 아직도 맴돌고 있는 모양이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하기로 돼 있는데, 국민의힘은 여기에 반대하는 모양이다"라고 우려했다.

이병하 경남진보연합 대표는 "국가와 사회적으로 합의한 서부경남 공공병원을 무시하고 적자 운운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 도의회는 어렵고 힘든 분야를 더 살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이미 사회적·국가적 합의하고 확정된 사업"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서부경남 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가 6일 오전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 마당에서 "경남도와 도의회는 진주병원 설립 예산 확보하고 신속히 설립하여 도민의 생명을 지켜라"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자 청원경찰들이 막아섰다. ⓒ 윤성효


도민운동본부는 회견문을 통해 "코로나19 감염병 상황에서 서부경남 도민들은 입원할 공공병원이 없어 먼 지역으로 이동해야 했다. 도민공론화에서 96%의 도민이 공공병원 설립을 찬성했고 또다른 설문에서 92%가 이용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좋은 공공병원에 대한 지역민들의 요구와 열망은 높다"라고 했다.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어느날 갑자기 만들겠다고 하는 병원이 아니다"라고 한 이들은 "지역주민의 지속적인 제기,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합의와 지역공공의료 강화 정책 결정, 공론화를 통한 도민의 결정과 도정최고책임자의 약속, 정부 국정 과제와 도정 과제 채택, 예비타당성조사와 사업비 확정, 민선8기 박완수 도정의 핵심 과제 채택 등의 과정에서 이미 사회적·국가적으로 합의하고 확정이 된 사업이라는 뜻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래서 좋은 공공병원을 신속하게 만드는 일만 남은 것으로 생각했던 도민들은 이번 도의회의 설립 제동이 당황스럽고 받아들이기 어려운 충격이 아닐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도민운동본부는 "지역책임 공공병원을 만들면서 수익성과 시장논리, 적자·흑자 논쟁, 민간병원 경영 걱정, 지역 현안 챙기는 지렛대 논쟁, 지역 갈등 구도로 지역공공의료 강화 요구와 공공병원의 순수성과 정체성을 훼손해서는 안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서부경남 공공병원은 지역 의료인프라 확충으로 지역민의 건강 수준을 높이고 진료 접근성을 개선해 의료불평등을 해소할 것이다. 양질의 일자리와 경제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감염병이나 지진, 사고 등 재난 대비 능력을 높일 것이다"라고 기대했다.

경남도와 도의회에 대해, 도민운동본부는 "도민의 건강과 안전, 생명을 책임지고 지켜야 할 책임과 의무가 있는 기관이다. 서부경남 공공병원 설립 예산을 하루빨리 확보하고 정상적이고 신속하게 설립해 그 책임을 다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라고 했다.

한편, 이날 이들이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자 경남도청 청원경찰들이 막아 섰다. 30여분간 진행된 청원경찰들은 뒤돌아 서서 기자회견하는 사람이나 구호를 적은 펼침막을 가리고 서 있었다.

도민운동본부는 기자회견을 마친 뒤 경남도청 관계자에게 '박완수 도지사 면담 신청서'를 전달했다.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서부경남 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가 6일 오전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 마당에서 "경남도와 도의회는 진주병원 설립 예산 확보하고 신속히 설립하여 도민의 생명을 지켜라"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자 청원경찰들이 막아섰다. ⓒ 윤성효

  

▲ 전국보건의료산업노동조합 울산경남본부, 서부경남 공공병원설립 도민운동본부가 6일 오전 경남도청 중앙현관 앞 마당에서 "경남도와 도의회는 진주병원 설립 예산 확보하고 신속히 설립하여 도민의 생명을 지켜라"라는 제목으로 기자회견을 열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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