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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생활수급자'의 500만원 기부가 뜻깊은 이유

울산 중구 서정범씨, 수급비·장애인연금 모아 매년 익명 기부... 행정복지센터 "귀감 알리려"

등록|2023.12.11 17:09 수정|2023.12.11 17:09
 

▲ 기초생활수급자가 5년째 수급비를 아껴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해 주위를 훈훈하게 하고 있다. 울산 중구 병영1동 주민 서정범 씨는 12월 11일 중구청 구청장실을 찾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웃돕기 후원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 ⓒ 울산 중구청


울산광역시 중구의 한 기초생활수급자가 5년째 수급비를 아껴 모은 돈을 이웃돕기 성금으로 기부해 온 사실이 알려져 한 겨울 한파를 녹이는 따뜻한 미담이 되고 있다.

울산 중구 병영1동 주민 서정범씨. 그는 12월 11일 오후 3시 30분 중구청 구청장실을 찾아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이웃돕기 후원금 500만 원을 전달했다.

기초생활수급자인 그는 기초생활수급비, 장애인연금 등을 아껴 모은 돈을 이웃돕기 후원금으로 쾌척했다.

앞서 서씨는 지난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이름을 밝히지 않고 중구 병영1동행정복지센터에 "지역의 취약계층을 위해 써달라"며 300만 원씩을 기부해왔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달리 미담의 주인공이 세상에 알려진 이유는 무엇일까? 울산 중구 병영1동행정복지센터 류재정 사무장은 "서정범씨가 올해는 큰 돈인 500만 원을 기부하셨다. 센터에서 회의를 하면서 '세상에 이같은 일을 알려 귀감이 되게 해야 하지 않겠나'라는 의견이 모아졌다. 이에 중구청에 이 사실을 알렸다"라고 말했다.

취재 결과 울산 중구 병영1동 주민 서정범씨는 월남참전용사이며 장애인이다. 가족이 없는 그는 기초생활수급비와 장애인연금, 참전수당 등으로 생활하고 있다. 빠듯한 생활비를 아끼고 쪼개 쓰면서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성금을 모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서정범씨는 "평소 국가와 이웃으로부터 많은 관심과 도움을 받아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며 "연말을 맞아 나 또한 누군가를 돕는 데 보탬이 되고 싶어 기부에 나서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전달식에는 김영길 중구청장과 주민 서정범씨, 조진호 울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 등이 참석했다.

김영길 중구청장은 "어려운 환경에서도 나보다 이웃을 먼저 생각하고 위하는 모습에 큰 감동을 받았다"며 "소중한 뜻에 따라 도움이 필요한 분들에게 성금을 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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