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 시상식보다 재밌다" 오전 9시, 십만 명 모인 이유
[리뷰] 유튜브 웹예능 <핑계고> 오전 9시 파격 개최, 동시접속자 10만 명
▲ 웹예능 <핑계고>의 한 장면 ⓒ 안테나플러스
많은 유튜브 구독자들의 관심을 모은 제1회 <핑계고 시상식> 영예의 대상은 배우 이동욱이었다. 유튜브 채널 '뜬뜬'의 인기 콘텐츠 <핑계고>가 그동안의 초대손님들을 한 자리에 모아 특별한 시상식을 마련했다. 2023 유튜브 선정 인기 크리에이터 Top 10로 뽑힌 '뜬뜬'의 간판인 <핑계고>는 올해 색다른 웃음을 선사한 인기 웹 예능으로 자리매김 했다.
시상식을 개최한다는 소식과 더불어 투표가 진행되자 무려 11만 명 이상의 구독자들이 투표할 만큼 뜨거운 반향을 일으켰다. "어차피 대상은 이동욱"이라는 반응이 곳곳에서 쏟아질 정도로 수상 결과는 일찌감치 예견된 결과였다. 그러나 이번 '핑계고 시상식'의 주인공은 대상보다는 연예인들의 거침 없는 입담이었다.
"기껏해야 4주 갈 줄 알았다"
▲ 웹예능 <핑계고>의 한 장면 ⓒ 안테나플러스
화려한 의상의 스타들이 착석한 가운데 본격적인 시상식의 막이 올랐다. <핑계고> 첫 회 출연자 지석진은 당시를 회상하며 "첫 회 때 느낌은 길게 가야 한 4주 가겠구나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예상을 뛰어 넘어 <핑계고>는 1년 이상 순항하며 토크 웹 예능의 모범 사례를 만들었다.
이에 <핑계고>의 계주 유재석은 그간 출연자들에게 장난스럽게 고마움을 표하기도 했다. 그는 "<핑계고>를 통해 스타가 된 분들이 많다. 지석진씨, 홍진경씨, 이동욱씨"라고 말해, 해당 인물들이 발끈하는 상황도 빚어졌다. "저희 세 명 데뷔한 거 합치면 100년이다"라는 이동욱의 반응에 조세호는 "이동욱씨가 유튜버로 새롭게 탄생했다"고 맞받아쳐 웃음을 유발했다.
출연 당시 유재석을 학력으로 차별(?)하며 큰 호응을 얻었던 배우 이동휘는 "어딜 가나 (사람들이) <핑계고> 이야기 밖에 안 한다. <핑계고> 조회수가 영화 쪽으로 가야 한다"는 아쉬움을 토로해 또 다른 웃음을 선사하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새벽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서 날아온 그룹 샤이니 멤버 키는 무반주로 노래와 춤을 선사하며, 잔치 분위기를 한껏 끌어 올렸다.
신인상부터 작품상까지… 있을 건 다 있는 행사
▲ 웹예능 <핑계고>의 한 장면 ⓒ 안테나플러스
본격적인 시상식을 알리는 성우의 녹음된 목소리와 VCR 화면이 소개되자, 비록 협소한 장소임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격식을 차린 듯한 행사로 탈바꿈했다. 먼저 수여된 부문은 신인상으로 수상자는 단골 출연자 중 한 명인 배우 유연석이었다. 미리 촬영된 영상으로 나타난 유연석은 지난 이성민, 이정은 편에서 논란이 됐던 '닭발라면'을 언급하며 "나중에 직접 끓여드릴 테니 다시 한번 맛을 보고 평가를 부탁드린다"는 유쾌한 소감을 전했다.
작품상으로는 1000만 조회수를 기록한 '설 연휴는 핑계고'(이동욱, 조세호, 남창희 출연)가 차지했고 우수상은 홍진경, 10만 원 토스트 상품권이 부상으로 증정된 인기스타상은 이동욱이 선정되었다. 최우수상과 대상만을 남겨놓은 가운데 인기 듀엣 다비치가 축하 공연을 위해 오전부터 '8282'를 열창하는 진기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최우수상은 지석진, 조세호의 공동 수상으로 결정되었다. 두 사람 모두 핑계고 구독자들인 '계원'들에게 감사를 표했다. 이어 진행된 영광의 대상은 시청자 투표수의 61%를 독식한 이동욱에게 돌아갔다. 멋쩍은 미소와 민망한 표정을 동시에 드러낸 이동욱은 연신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배우로도 대상을 받아본 적이 없는데, 이제 어딜 가건 프로 유튜버라고 소개하겠다"며 기분 좋은 소감을 밝혔다.
지상파 연예대상보다 훨씬 재밌는 오전 시상식
▲ 웹예능 <핑계고>의 한 장면 ⓒ 안테나플러스
이번 '핑계고 시상식'은 유튜브 실시간 공개와 더불어 10만 명에 달하는 시청자들이 동시 접속할 정도로 높은 인기와 관심을 구가했다. 이에 채널 구독자들은 한결 같이 "지상파 시상식보다 훨씬 재밌다"라는 반응을 보이며, 수상자들에게도 아낌없는 축하 인사를 보냈다.
지난 2023년 한 해 동안 <핑계고>는 대본 없이 그저 출연자들의 의식의 흐름에 맡긴, 두서 없는 토크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가벼운 분위기 속에 예능에 익숙지 않은 초대손님들도 유재석, 조세호, 지석진 등과 즐겁게 호흡을 맞췄고 색다른 재미와 웃음으로 가득 채워줬다.
2시간여에 걸친 시상식은 처음부터 끝까지 웃음꽃이 만발했다. 엄숙한 분위기 속에 공동 수상이 남발되는 기존 지상파 시상식 대비, 훨씬 알찬 행사라는 찬사가 쏟아지는 건 지극히 당연한 결과로 보인다. 트로피 없이 빈 손으로 돌아가는 참가자들도 기분 좋게 웃음 지은 <핑계고 시상식>은 제1회 행사의 의미를 더욱 뜻깊게 만들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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