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림축산식품부(장관 정황근, 아래 농식품부)가 송미령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진행되는 등 장관 교체기 상황에서 조직 재편을 단행한다.

이번 조직 재편은 공교롭게도 후임 장관에 대한 임명이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진행되지만, 신임 장관이 취임하더라도 향후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송 장관 후보자가 지난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이다. 송 후보자는 당시 한 청문위원으로부터 국회 서면 질의에 '복붙' 답변을 내놓은 것을 지적당하며, '농정 철학이 없다'는 질타를 받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20일 "국정과제 이행 및 농정현안 대응 강화를 위한 조직 재편안이 담긴 '농림축산식품부와 그 소속기관 직제 시행규칙 일부개정령안'을 오는 12월 26일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이번 개정령안은 ▲농촌공간계획 제도 도입에 대비한 조직 보강 ▲차세대 농업농촌통합정보시스템 구축 ▲케이(K)-라이스벨트 사업추진 및 전략작물 육성 등 농정 현안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기구의 신설과 기능의 일부 조정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농식품부는 이번 조직 재편으로 기존 3실, 14국·관, 53과·팀에 2개 과·팀을 더해 55과·팀 체계로 변화하게 된다.

세부적으로 우선 농촌을 쾌적하고 농촌다움이 살아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제정된 '농촌공간 재구조화 및 재생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일이 내년 3월 29일로 다가옴에 따라 농촌공간계획 제도의 안착을 도모하기 위해 농촌정책국의 과·팀 편제를 보강한다.

다음으로, 농업인 맞춤형 서비스 제공과 농업보조금 부정수급 차단 등을 목적으로 하는 차세대농업농촌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추진을 위해 차세대농업정보화추진단을 신설한다.

끝으로, 세계적 식량위기 해결과 국가 간 개발격차 해소를 위한 케이(K)-라이스벨트추진단과 우리나라 식량안보 강화와 수급 안정 등을 위한 전략작물육성팀을 자율기구로 신설한다.

박순연 농식품부 정책기획관은 "조직 재편으로 농산촌 지원 강화 및 성장환경 조성,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화, 식량주권 확보와 농가 경영안정 강화 등 윤석열 정부 국정과제의 차질 없는 이행을 뒷받침한다"면서 "농업·농촌의 변화와 혁신을 견인하는 일에 더욱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사과'와 '질타'로 남은 송미령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한편,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 후보자는 지난 18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한국농촌경제연구원(농경연) 근무 당시 대외활동(외부강연)으로 고액의 추가 수입을 올렸다는 의혹에 대해 "내부 규정에 대외활동을 장려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또 아들의 불법 증여 의혹과 관련해 "용돈 차원에서 (아들에게) 좀 줬다"면서 "문제가 있다면 세무사하고 논의해 세금을 납부하겠다"고 반박성 답변을 내놨다.

반면, 송 후보자는 이번 청문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 내용이 전임 장관의 과거 청문회 서면 답변을 거의 베껴 '농정에 대한 소신과 철학이 없다'는 질타를 받고는 고개를 숙였다. 또 '서울대 박사 학위 논문 자기표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청문위원의 지적에는 "박사학위 논문이 미발표 논문이었다. 학술 논문으로 (박사학위 논문 일부 표현을) 옮기면서 인용을 제대로 하지 않은 건 잘못된 일이라 생각한다"고 거듭 고개 숙여 사과했다.

이외에도 송 후보자는 개식용 종식 특별법 시행과 관련해 "물론 동의한다"면서도 다만 "합리적인 범위에서 최대한 지원하겠지만 보상 의무는 과도하다고 생각한다"는 단서를 단 답변을 내놨다. 이에 반해 대한육견협회는 해당 법이 통과할 경우 정부가 개 1마리당 200만 원의 손실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