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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산 시내버스 운행 재개하지만... 넘어야 할 산 많아

서령버스 "시민들께 사과"... 소송·압류·입금체불 등 문제 산적

등록|2023.12.22 10:03 수정|2023.12.22 10:03

▲ 서령버스 시내버스 운행 재개를 결정한 가운데, 강신욱 대표가 그동안 운행 중단 사태에 대해 서산시민들에게 사과했다. ⓒ 신영근


충남 서산 서령버스가 시내버스 운행 재개를 결정한 가운데, 그동안 운행 중단 사태와 관련해 서산시민들에게 사과했다.

서령버스 강신욱 대표는 21일 서산시청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운행을 재개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시내버스 운행 중단 8일만으로, 회사의 공식 입장을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령버스는 지난 14일부터 경영악화와 운송수익금 압류로 유류비용을 구하지 못해 수소·전기버스를 제외하고 운행을 전면 중단했다.

강 대표는 전날인 20일 오후 서산시를 방문해 운행 재개 입장을 밝혔으며,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서령버스 정상화를 공개적으로 밝혔다.

그는 "경영 능력 부족과 어리석은 판단으로 물의를 일으키고 시내버스 운행을 불법으로 중단했다. 시민 여러분께 큰 불편을 끼쳐 드린 점, 이유를 불문하고 사죄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추후 회사와 관련된 개인 간 채무 관계와 부채 현황, 운송 수입 등 서산시가 요구한 증빙자료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서산 시민과 시민단체 등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겠다"며 "시민이 신뢰할 수 있도록 투명한 경영을 위해 자료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최근 버스기사 임금체불과 퇴직금 미지급 소송 등을 의식한 듯 임금체불로 인해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는 직원들에게도 사과했다.

또한 강 대표는 자신의 급여가 다른 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서산시 지적을 언급하며 '급여를 줄이고 관리직 인력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만약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모든 책임을 지고 행정처분 등을 받아들이겠다고도 약속했다.

서령버스 측은 버스 운행중단으로 시민들 불편이 이어지면서 여론이 부정적으로 흐르자 이에 부담을 느끼고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영악화에 빠진 서령버스 측이 운영 재개 후에도 기자회견에서 언급한 약속을 지킬 수 있을지 의문이다.

회사 측은 임금체불 등으로 인한 재판과 운송 수입금 압류, 유류대 미지급 등 당장 해결해야 할 숙제들이 산더미다.

서산시는 21일 오후 9시 현재 공식 입장을 내지 않고 있다. 내부에서는 서령버스의 실제 운행 재개 상황을 지켜보며 보조금 지원 등에 대해 추후 협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시 관계자는 기자와 한 통화에서 "운행이 재개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면서 "서령버스가 공개 예정인 회계자료 등을 자세히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시민단체인 서산태안시민행동은 시내버스 운행중단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을 준비 중이다. 신현웅 서산태안시민행동 상임대표는 "서령버스 사장의 사과로 끝날 문제가 아니다"라면서 "서산시도 공식적으로 책임 있는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 서산태안시민행동은 21일 서산시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버스 운행 중단 손해배상을 추진하겠다”라고 말했다. ⓒ 신영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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