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쿨하게 처리"하는 방법, '검사' 윤석열은 안다
역대 대통령, 가족-친인척 수사와 특검 수용...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맞나
▲ '김건희 특검법' 국회 본회의 통과'김건희 특검법'이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집단퇴장한 가운데 통과되고 있다. ⓒ 남소연
28일 국회에서 '쌍특검법(화천대유 '50억 클럽' 특검, 김건희 특검)'이 통과됐다.
특검법이 통과되자마자 이도운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대통령은 법안이 이송되는 대로 즉각 거부권(재의요구권)을 행사할 것임을 말씀드린다"고 밝혔다.
홍익표 민주당 원내대표는 28일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역대 대통령이 본인의 가족과 관련된 특검을 거부한 적은 없었다"면서 "김영삼 대통령은 검찰 수사를 허용한 거고 김대중 대통령도 수사를 받았고 특검을. 그 다음에 심지어 이명박 대통령도 본인의 가족과 관련된, 자신과 관련된 문제가 되니까 특검을 받았다"고 말했다.
역대 대통령들, 가족 수사와 특검 수용
▲ 역대 대통령의 가족 비리 관련 수사 및 특검 수용 여부 ⓒ 임병도
홍 원내대표의 주장처럼 역대 대통령들은 가족들의 비리 관련 수사를 허용했고, 특검 또한 받아들였다.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씨는 한보그룹 대출 비리의 몸통으로 불리며 특혜 대출 의혹을 받았다. 그는 현직 대통령의 아들로는 헌정사상 처음으로 구속기소됐고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김홍걸씨도 최규선 게이트 등의 비리에 연루돼 징역 2년을, 노무현 대통령의 형 노건평씨는 박연차 게이트 등으로 징역 2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이명박씨의 형 이상득 전 의원은 상왕으로 불리며 저축은행 비리와 포스코 비리 등으로 구속됐다. 아들 이시형씨는 내곡동 사저 매입 특혜 의혹을 받았다. 2012년 9월 3일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 의혹의 진상 규명을 위한 특별검사법안이 국회를 통과했고, 이명박 대통령은 특검법을 수용했다.
비록 불구속이나 집행 유예, 사면 등의 가벼운 처벌로 끝난 경우도 있지만 역대 대통령들은 가족이 저지른 비리와 범죄 혐의에 대한 수사와 특검을 모두 수용했다. 하지만 윤 대통령은 김건희 여사의 특검법안이 통과된 당일 바로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윤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 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 연루 의혹을 받고 있다. 같은 사건은 아니지만, 장모 최은순씨는 은행 잔고증명서를 위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죄질이 나쁘고 반성의 기미도 보이지 않고, 도주 우려도 있다'며 법정 구속됐다. 윤 대통령의 처남 김아무개씨도 사문서 위조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건희 특검 거부권 예고...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 맞나?
▲ 윤석열 검찰총장이 2019년 10월 17일 오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열린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 이희훈
"제가 직급은 달랐지만 하여튼 제 경험으로만 하면, 이명박 정부 때 중수부 과장으로 특수부장으로 한 3년 간 특별수사를 했는데 대통령 측근과 뭐 형 뭐 이런 분들을 구속을 할 때, 뭐 별 저 관여가 없었던 것으로, 상당히 쿨하게 처리했던 기억이 나고요."
2019년 국정감사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은 "검찰에 대한 중립성이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현 정부 중 어느 정부가 그나마 중립적인가"를 묻는 질문에 'MB 때 쿨했다'고 답했다(관련기사 : 'MB 때 쿨했다'는 윤석열... 당시 검찰이 했던 일들 https://omn.kr/1lcux).
당시 윤 총장은 '대통령 측근과 형을 구속할 때 관여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랬던 윤 대통령이 특검을 거부하겠다는 것은, '검찰 중립성'을 보장하지 않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검찰총장 출신 대통령이 보였다고 하기엔 믿기지 않는 태도다.
민주당 우상호 의원은 지난 27일 < CBS 라디오 > '김현정의 뉴스쇼'와 한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의 특검 거부 예고에 대해 "김건희 여사의 혐의가 있다는 거다. 그걸 인정한 것"이라며 "이 분 성격상 혐의가 없다고 확신하면 특검 받아라 그랬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특별감찰관 임명 등 특검 대신 할 수 있는 다른 보완 조치가 있느냐는 질문에 별다른 언급을 하지 않았다.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여 의혹이 불거진 이후로 지금까지, 의혹을 해소하려 적극 노력하는 윤 대통령의 모습은 찾아보기 어렵다.
한 민주당 의원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자기네 집안이나 감싸는 대통령이 되어서야 되겠나"라며 "국민 대다수가 찬성하는 일을 이렇게 반대하는 것은 국민을 무시하는 일"이라고 비판했다(관련기사 : "즉각 거부권 행사" 엄포... 윤 대통령은 달라지지 않았다 https://omn.kr/26wkq)
덧붙이는 글
독립언론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