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인생을 갈아 넣어..." 강소기업 대표의 바람
[소상공인 탐방 1]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
▲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는 소부장 생산 강소기업으로서의 기술력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 신송우
'바치코리아㈜'는 소재·부품·장비(소부장)를 생산하는 강소기업이다.
2003년 창업한 '바치코리아(주)'는 의료용 장비, 로봇 부품의 국산화 및 생산, 대구경 배관 압착기 제조 판매, 반도체용 고진공 펌프 수리업무, 풍력 및 전기차 관련 개발 업무 등을 주력업종으로 탄탄하게 성장해 온 기업이다.
회사이름 '바치'는 '장인', '기술자'를 의미하는 우리말로 기술자로서의 자부심과 장인정신을 의미한다는 설명이다.
'바치코리아㈜'의 이무형 대표는 <소상공인매거진/인천게릴라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저는 공고를 졸업하고, 기능올림픽에도 출전했던 40년째 기름밥을 먹고 있는 기술자이다. 저는 기름때 묻은 제 작업복이 가장 자랑스럽다"며 "바치코리아는 저의 40년 인생을 갈아 넣은 또 하나의 '이무형'이다"라고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만큼 회사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다.
이 대표는 "회사를 창업한 지 올해로 꼭 20년째다. 그동안 우여곡절도 많고, 어려움도 있었지만 지난 20년간 단 한해도 매출이 감소한 적이 없다. 적게라도 꾸준히 성장해 왔다"며 "이는 어렵고 열악한 상황에서도 묵묵히 일해 준 우리 직원들의 공로로 감사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저는 우리 직원들을 단순히 직원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입바른 소리 같겠지만 정말 가족처럼 생각한다. 젊은 직원들은 내 자식, 조카같이 생각하고 그들의 고민에 함께 귀 기울이며, 여건이 허락하는 범위에서 최대를 해주려 노력한다"며 "요즘 젊은이들이 보면 꼰대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사장 이전에 인생을 먼저 산 선배로서 우리 직원들이 혹여 저와의 인연이 다해 우리 바치를 떠나더라도 이곳에서의 시간에 무엇이라도 남았길 바란다. 그래서 때론 잔소리도 하고, 훈계도 한다. 다행히 아직까지는 직원들이 제 진심을 이해하고 잘 따라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느 소기업과 마찬가지로 인력난이 고민거리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이 대표는 직원 복지에 소홀함이 없도록 노력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솔직히 대기업만큼 급여를 주기는 힘든 것이 현실이다. 마음 같으면 오히려 더 주고 싶지만 그게 힘든 현실에서 그래도 우리 직원들이 노력하고 애쓴 만큼 최대한의 대가가 돌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게 대표로서 저의 목표이다"라며 "그래서 정부와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청년 프로그램에 빠짐없이 가입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직원 여가 활동을 위해 사내에 당구대, 스크린 골프 등을 설치해 휴식시간에 누구나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연봉 역시 대기업에는 못 미치지만 동종업계에서는 그래도 높은 편에 속한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최고의 대우를 해주려 노력한다"며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최근 3년간 단 한 명의 이직도 없었다"고 자랑했다.
▲ "2023 인천시 소상공인 경영대상 시상식" 이무형 바치코리아㈜ 대표는 자신 이후 사업 승계에 대한 고민을 토로했다. 사진은 이무형 대표(왼쪽)가 '2023 인천시 소상공인 경영대상 시상식'에서 중소벤처기업부장관 표창을 받은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신송우
"가업승계, 아들도 조카도 하지 않으려 해…나 이후 사업 이어질까 고민"
또한 '바치코리아(주)'는 사회공헌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 대표는 "예전에 한 드라마에서 '財上平如水 人中直似衡(재상평여수 인중직사형. 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 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이라는 말을 들었다. 옳은 말이다. 지금 내 주머니에 있다고 해서 다 내 것이 아니다. 나누는 만큼 다시 벌리는 것이 재물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교도소 재소자들을 위한 후원이랄지, 취약계층 주거개선, 희망풍자 후원, 굿네이버스 후원, 김장행사 후원 등 부족하나마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자 나름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무형 대표는 자신 이후 사업을 지속할 방법에 대해 깊은 고민을 토로했다.
이 대표는 "'백년소공인'으로 지정되면 17년 이내에 가업승계를 해야 하는 규정이 있다. 아직 시간이 좀 여유가 있긴 하지만, 서서히 준비해야 할 시점이 됐다. 꼭 그게 아니더라도 제 나이가 이제는 물려줄 준비를 해야 할 시기이긴 하다"며 "그런데 마땅치가 않다. 아들녀석이 있긴 하지만 적성에 맞지 않고 하려 하지도 않는다. 조카녀석도 마찬가지다. 막냇동생이 있긴 한데 동생도 50대라 곧 다음을 준비해야 할 시기가 온다. 그렇다고 주식전환을 해 현장식구(직원)들에게 나누자니 그 역시 적지 않은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고민이 많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게 비단 저만의 고민은 아닐 것이다. 소기업, 제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이라면 누구나 하는 고민일 것이다. 이 문제가 해결돼야 우리나라의 뿌리산업도 발전할 수 있고, 뿌리산업이 탄탄해야 경제가 튼튼해 진다"며 "그런데 현재는 이 문제의 해결이 개인들에게 맡겨진 경향이 있다. 물론, 세제지원도 있고 하긴 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적으로 소기업, 제조업을 할 수 있는 보호장치가 마련돼야 하고, 사회적 인식도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소상공인매거진'(www.menews.kr)과 '인천게릴라뉴스'(www.ingnews.kr)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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