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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에게 막말하는 금쪽이, 오은영은 엄마를 지목했다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등록|2023.12.31 08:50 수정|2023.12.31 08:50
2023년 마지막 금쪽이는 함께 살고 있는 (외)할머니에게 적대적인 사춘기 소녀였다. 29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초4(금쪽이)와 7세 두 딸을 키우는 싱글맘과 (외)할머니가 출연했다. 엄마는 금쪽이가 아침부터 잠들기 직전까지 24시간 할머니를 거부한다고 털어 놓았다. 무슨 이유에서인지 악감정을 품고 심한 욕설까지 하는 등 가족보다 못한 관계였다.

친구들과 놀이터에서 놀고 있던 금쪽이는 할머니가 데리러 오자 불만을 터뜨리며 거부했다. 친구들 앞에서 대놓고 할머니를 무시했다. 귀가한 후에도 두 사람의 갈등이 이어졌다. 할머니가 더러운 방 상태를 지적하자 금쪽이는 "할머니가 말하는 것도 나빠. 두 번째는 할머니가 살아있는 것도 나빠"라며 폭언을 쏟아부었다. 막말을 하면서도 오히려 당당히 굴었다.

"초기 사춘기 맞아요." (오은영)

여자아이의 경우에는 10세부터 2차 성징이 시작되는데, 키도 크고 체중도 늘기 시작한 금쪽이는 초기 사춘기에 접어든 상태였다. 다만, 몸은 어른에 가깝지만 생각은 또래보다 어린 편이었다. 불균형이 심각했다. 오은영 박사는 금쪽이의 행동이 단순히 초기 사춘기의 반항으로만 보이지는 않는다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반항적인 태도의 진짜 이유는 따로 있을 것이라 추측했다.

구도는 늘상 이런 식이었다. 생활지도를 하는 할머니와 그런 할머니에게 한마디도 지지 않는 금쪽이의 대립 그리고 이를 중재하는 엄마. 오은영도 꼭 기억해야 할 포인트로 이 부분은 언급했다. 금쪽이는 할머니가 잔소리를 할 때도 있지만, 자신을 걱정하고 챙겨주는 존재라고 생각하지 못한 채 그저 감정을 화로 표출하기만 하고 있었다. 나이에 비해 감정을 못 다루는 편이었다.

금쪽이의 변화가 절실하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한편, 엄마는 유방암 3기 환자로 현재 투병 중이었다. 그런 만큼 가족에 대한 걱정이 많았고, 의지할 사람은 할머니뿐이었다. 금쪽이의 변화가 절실했다. 오은영은 자신도 15년 전 암 진단을 받았다고 언급했다. 수술 받기 전 아이의 이름을 목놓아 불렀던 일을 말하던 오은영은 감정이 복받쳐 눈물을 훔쳤다. 아이들에게 미안한 마음으로 가득했던 당시를 떠올리며 엄마의 심정에 공감했다.

금쪽이는 엄마가 아프다는 걸 알고는 있을까. 물론 금쪽이 입장에서도 여러모로 어려운 시기라는 건 분명했다. 갑작스러운 엄마 아빠의 이혼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할머니와의 합가가 결정됐고, 마침 그 즈음해서 초기 사춘기가 도래했다. 게다가 엄마와의 이별까지 생각해야 하니 머릿속이 얼마나 복잡하고 어지러울까. 금쪽이의 마음을 더 들여다봐야 할 때였다.

엄마는 아픈 몸으로 정성껏 육개장을 끓였는데, 금쪽이는 갑자기 마라탕을 시켜달라고 졸랐다. 할머니는 철딱서니없는 금쪽이의 요구에 그냥 육개장을 먹으라고 선을 그었다. 하지만 엄마는 시무룩해진 금쪽이를 두고보지 못하고 마라탕을 배달시키고 말았다. 금쪽이의 요구 앞에 엄마는 무기력했다. 이처럼 금쪽이 앞에서 할머니와 엄마의 의견이 매번 엇갈렸다.

금쪽이는 욕구와 충동 조절에 어려움이 있었다. 미루거나 참는 조절 능력이 부족했다. 가령, 마라탕을 잔뜩 먹었음에도 잠시 후 혼자 주방으로 나가 남은 마라탕을 모두 해치웠다. 밤에도 잠들지 못하고 주방에서 가족들 몰래 야식을 먹었다. 촬영 하는 내내 그런 일이 반복됐다. 오은영은 엄마가 지침을 주고 매듭을 지어야 하는데 기본적인 제한을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팬시점에서 쇼핑을 할 때도 가격을 고민도 하지 않고 바구니에 물건을 쓸어담기 시작했다. 12만 원이 넘는 물건을 구입한 것을 확인한 할머니가 놀라 충동구매를 말렸다. 금쪽이는 기분이 나빴는지 할머니를 밀쳤고, 물건을 강제로 빼는 할머니를 향해 막말을 쏟아부었다. 그럼에도 엄마는 별다른 제지를 하지 않았다. 결국 이번에도 악역을 할머니가 담당한 셈이다.

"경제관념, 소비를 건강하게 하는 거 배워야 하는 겁니다. 누구한테? 부모한데. 못 배운 겁니다. (...) 금쪽이를 지나치게 허용적으로 키우는 거는요. 냉정하게 말하면 아이를 위한 게 아니에요. 엄마 자신을 위한 거예요." (오은영)

엄마는 금쪽이가 어릴 때부터 안 울리고 키우려고 노력했다고 털어놓았다. 아이가 괴로워하는 게 너무 싫었다는 이유에서였다. 또, 이혼 등으로 인해 아이에게 죄책감이 많아 가능하면 하고 싶은 걸 모두 들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오은영은 엄마의 허용적인 육아에 대해 따끔하게 지적했다. 또 나쁜 역할을 도맡은 할머니 뒤에 숨어 있는 엄마의 비겁한 태도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오은영은 성장하면서 겪어야 할 일을 아이가 고통 받는 거라 생각해 아이의 욕구를 다 채워주는 건 '거짓 행복'이라고 단언했다. 현재 금쪽이가 행복감을 느끼는 유일한 길은 중독을 통한 자극뿐이었고, 금쪽이는 도파민을 유지하기 위해 문제 행동을 반복하고 있었다. 이른바 행위 중독(쇼핑, 게임, 폭식 등 특정 행위를 지나치게 하여 통제력을 잃는 상태) 상태였다.

자녀의 행위 중독 체크 리스트
①주변 사람에게 이것으로 인해 발생한 심각성을 숨긴다
②몸에 좋지 않은 것을 알면서도 계속한다.
③이것을 하지 않으면 우울감이나 분노를 느낀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한 장면. ⓒ 채널A


오은영은 관찰 결과를 토대로 볼 때 금쪽이가 행위 중독의 가능성이 높으며, 할머니를 향한 분노는 금단 증상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행위 중독만으로 금쪽이의 어려움을 모두 설명하기는 어려웠다. 금쪽이는 불편한 감정이 들면 당연하다는 듯 할머니 탓을 하고 있었는데, 감정 분화의 어려움도 함께 겪고 있었다. 또래보다 감정 발달이 미숙한 점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한편, 건강 문제로 당장 항암 치료가 어렵다는 의사의 소견을 들은 엄마는 가족 회의를 소집했다. 자신의 상태에 대해 솔직하게 말하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금쪽이는 엄마의 이야기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장난으로 일관했다. 가만히 듣고 있던 둘째는 "나 두고 갈 거야?"라며 질문했다. 아직 영원한 작별을 이해할 수 없는 어린 동생의 천진한 한마디에 듣는 이들의 마음은 무너져 내렸다.

과연 금쪽이의 속마음은 어떨까. 금쪽이는 엄마가 없는 건 생각해 본 적도 없다며 심각한 표정을 지었다. 애써 외면하고 싶은 두려운 순간이리라. 소원을 묻자 엄마가 안 아픈 것이라며 속내를 털어놓았다. 그런가 하면 둘째의 마음 속은 오로지 엄마로 가득했는데, 가족이 다 함께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얘기했다. 스튜디오에 있던 엄마는 살고 싶다며 눈물을 흘렸다.

오은영은 아픈 몸을 이끌고 출연을 결심한 엄마의 용기와 노력을 진심으로 응원하며 금쪽 처방('가족을 부탁해')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서로가 서로를 도와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일단, 오은영이 금쪽이와 1:1 상담에 나서 엄마의 건강 상태에서 대해 설명했다. 또, 금쪽이는 변화의 필요성을 언급하는 오은영의 말에 의외로 경청하는 태도를 보였다. 과연 금쪽이는 달라질 수 있을까.

예고편에서 금쪽이는 여전히 할머니에게 막말을 하고 있었다. 이제는 엄마와도 갈등이 번졌고, 엄마와 할머니는 서로 의견 차이로 다툼을 벌였다. 금쪽이도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었다. 상황은 더 혼란스러워졌다. 2023년 마지막 금쪽이는 결국 2024년 첫 금쪽이로 이어지게 됐다. 과연 오은영의 솔루션이 이들 가족을 변화시킬 수 있을까.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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