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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 하네다공항서 여객기-화물기 충돌해 불타 '5명 사망'

여객기 탑승객 전원 무사... 강진 복구 지원하던 해상보안청 직원들 숨져

등록|2024.01.03 09:08 수정|2024.01.03 09:24

▲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화재 사고를 보도하는 NHK방송 ⓒ NHK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다가 다른 항공기과 충돌해 불타는 큰 사고가 발생했다.

하네다공항에서는 2일 오후 5시 47분께 일본항공(JAL 516편) 여객기가 활주로에 착륙하면서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MA722편)와 충돌했다.

충돌 직후 두 항공기에서 커다란 화염이 일어나며 불이 났고, 여객기에 타고 있던 승객 367명과 승무원 12명 등 탑승자 379명은 화재 직후 항공기에서 전원 탈출했다. 다만 탑승객 17명이 다쳤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여객기는 홋카이도 삿포로 인근 신치토세공항에서 오후 4시께 이륙해 오후 5시 40분 하네다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고, 기종은 에어버스 A350로 확인됐다.

그러나 여객기와 충돌한 일본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탑승했던 6명 가운데 1명은 탈출했지만, 5명은 사망했다.

이 항공기는 전날 이시카와현 노토 반도에서 발생한 규모 7.6의 강진 피해를 입은 니가타현에 구호물자를 수송하는 임무를 수행하던 중이었다.

"죽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공포에 떤 승객들 
 

▲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에서 발생한 항공기 충돌 화재 사고를 보도하는 NHK방송 ⓒ NHK


여객기와 항공기는 거의 다 불에 탔고, 이번 사고로 하네다공항 활주로가 일부 폐쇄되면서 항공편이 대거 결항했다.

여객기에 타고 있던 40대 여성은 일본 NHK방송에 "착륙하는 순간 큰 소리나 났고 창밖을 보니 날개에서 큰 불꽃이 나고 점점 뜨거워졌다"라며 "그 순간에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전했다.

러시아 국적의 또 다른 남성 승객도 "여기저기서 울음소리가 들렸고, 만약 비행기가 폭발하면 죽기 때문에 어떻게 탈출할 것인가를 생각했다"라며 "일본 사람들은 안전을 제일로 여긴다고 생각했는데 이런 사고가 일어나서 놀랐다"라고 말했다.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해상보안청 항공기에 타고 있다가 사망한 5명에 대해 "재해 지역과 피해 주민들을 위해 높은 사명감, 책임감을 갖고 직무에 임하던 직원들"이라며 "그 사명감에 경외와 감사를 전하며 깊이 애도한다"라고 말했다.

또한 총리관저 위기관리센터에 연락실을 설치해서 신속하게 피해 상황을 파악하고, 국민에게 적절한 정보를 제공하라고 지시했다.

항공 전문가 "있을 수 없는 사고... 놀랐다"
 

▲ 일본 도쿄 하네다공항 항공기 충돌 사고에 대한 일본항공 기자회견을 보도하는 NHK방송 ⓒ NHK


일본항공은 일본 국토교통성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여객기는 평소처럼 활주로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라면서도 "착륙 허가 여부나 관제 통신 등은 사고 원인의 근간이 되는 것이므로 아직 말씀드릴 수 없고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고 원인은 항공 당국이 객관적으로 조사할 필요가 있기 때문에 지금 단정적으로 말할 수 없다"라고 덧붙였다.

일본항공 전 기장 출신인 항공 전문가는 "평소라면 있을 수 없는 사고라서 깜짝 놀랐다"라며 "해상보안청 항공기가 활주로에 잘못 들어왔거나, 당시 날씨가 좋아 가능성은 낮지만 착륙하던 여객기가 활주로에서 벗어났을 가능성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일본항공 여객기 탑승자 379명이 비교적 짧은 시간에 전원 무사히 탈출한 것과 관련해 <아사히신문>은 "승무원들이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매년 한 차례씩 모든 탑승객을 90초 이내에 대피시키는 훈련을 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여객기에 탑승했던 한 여성은 "기내에서 자세를 낮추라는 지시는 있었지만, 도망치라는 명확한 안내는 없었다"라며 "승무원들의 유도가 아니라 그냥 앞사람을 따라간 덕분에 탈출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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