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이 4일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구속기소했다.

서울중앙지방검찰청 반부패수사2부(부장검사 최재훈)는 송영길 전 대표에게 ① 2021년 민주당대표 경선 돈봉투 살포 관련 정당법·정치자금법 위반 ② 그가 설립한 '평화와 먹고사는 문제연구소'(먹사연) 후원금 관련 정치자금법과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혐의를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돈봉투 살포의 구체적인 혐의를 살펴보면, 송 전 대표는 2021년 5월 당대표 경선을 앞두고 불법정치자금 6000만 원을 받고 민주당 국회의원 등에게 6650만 원의 돈봉투를 살포했다는 것이다. 또한 2020~2021년 먹사연 후원금 명목으로 들어온 7억6300만 원의 불법정치자금·뇌물을 받았다는 내용도 공소사실에 담겼다.

검찰은 송 전 대표 수사·기소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수사팀은 "비영리·공익법인 제도를 자신의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사적 목적으로 악용하고 형해화시킨 사례를 치밀한 수사 끝에 확인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권력을 유지·확대하려는 정치권력'과 이들을 통해 '유·무형의 혜택을 기대하는 경제권력'이 거액의 금품을 고리로 결탁한 사실을 밝혀내고 그 최종 책임자를 구속 기소함으로써 민의를 왜곡하고 정치적인 부패를 야기하는 이른바 '정경유착' 범행을 엄단했다"라고 밝혔다.

수사팀은 돈봉투 살포 혐의를 두고도 "민주주의 가치를 실현할 수 있는 제도적인 장치인 선거제도의 근간을 위협하는 매표 행위로서, 헌법 가치인 '대의제 민주주의', '정당민주주의', '선거의 불가매수성' 등을 근본적으로 훼손하는 중대 범죄에 해당한다"면서 "정치권에 여전히 남아있는 '금권선거' 관행을 근절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수사팀은 향후 돈봉투 수수 의원 수사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수사팀은 민주당 국회의원 20명이 돈 봉투를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민주당 국회의원들에게 돈 봉투를 전달한 윤관석 의원은 구속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최근에는 허종식·이성만 국회의원이 검찰에서 조사를 받았다.

앞서 지난달 13일 수사팀은 송 전 대표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18일 구속영장실질심사를 거쳐 구속됐다( [관련기사] '돈봉투' 의혹 송영길 구속...민주당 의원들 수사, 본격화되나 https://omn.kr/26spj ). 송 전 대표는 이날 서울구치소로 향하면서 취재진에게 "검찰의 압박수사 과정에서 사람이 죽을 수도 있고 몇 사람들은 정신병 치료도 받고 그랬다"면서 검찰의 강압수사를 비판한 바 있다. 구속 이후에도 송 전 대표는 검찰 조사를 불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