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채공화국 위에 부채를 퍼붓는 윤석열 정부?
[시시비비] 저출산 대책을 가장한 집값 떠받치기용 대출... 그 대가가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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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윤석열 정부는 부채축소는 고사하고 올 1월부터 저출산 대책을 가장한 수십조 원 규모의 '신생아특례대출'을, 2월엔 청년대책을 가장한 '청년주택드림대출'을 각각 시장에 공급하려 준비 중이다. 부채공화국 위에 부채를 쏟아부어 집값 떠받치기를 하겠다는 것인데 과도한 부채는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마련이다.
▲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 ⓒ ⓒ한국은행 금융안정보고서(2023년 12월)
한국은행이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2023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가계신용과 기업신용을 합한 민간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민간신용 레버리지)이 지난해 3분기 말 227.0%로 추정된다. 이는 2분기 말(225.7%) 대비 1.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역대 최고치다. 2022년 4분기 225.6%까지 상승했던 명목 GDP 대비 민간신용 비율은 지난해 1분기(224.5%) 들어 하락했지만, 2분기(225.7%)에 반등해 역대 최고치로 치솟은 데 이어 3분기에 다시 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한은은 전망했다.
충격적인 건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기업신용의 명목 GDP 대비 비율(기업신용 레버리지)이 가파르게 상승한 대목이다. 이 현상이 놀라운 건 팬데믹 기간 주요 선진국들은 기업신용을 감축해 왔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전인 2019년 4분기에 1900조 원 규모였던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지난해 2분 2700조 원까지 수직으로 상승했다.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같은 기간 101.3%에서 매 분기 상승해 지난해 2분기(124.0%)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업신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대한민국과는 달리 국제결제은행(BIS)이 집계하는 43개국의 기업신용 레버리지는 2020년 4분기 109.8%까지 상승한 뒤 지난해 2분기 96.8%까지 하락했다. 주요국들은 팬데믹을 거치면서 기업신용 규모를 매우 큰 폭으로 감축하는 데 성공한 것이다.
▲ 서울의 아파트 사진 ⓒ 픽사베이
대관절 왜 대한민국만 유독 기업신용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것일까? 답은 부동산에 있다. 2019년 말부터 지난해 3분기까지를 보면 부동산 쏠림 현상이 두드러졌음을 알 수 있다. 부동산 업종의 기업 대출이 총 175조 7000억 원, 건설업은 44조 3000억 원 증가해 분석 대상 업종의 전체 대출 증가 규모(567조 4000억 원)의 38.8%를 차지한 것이다.
가계 역시 사정은 기업과 별반 다르지 않다. 위축됐던 주택 구매 수요가 회복되면서 지난해 3분기 가계신용(1875조 6000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0.2%, 직전 분기 대비 0.8% 증가해 통계 작성 이래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한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해 근년 들어 대한민국 가계와 기업 등 민간 부문의 신용폭증은 단연 부동산 때문이다.
'신생아특례대출'·'청년주택드림대출' 해줄 테니 '집 사라' 유인하는 윤 정부
▲ 신생아특례대출 지원 관련 지난해 12월 27일자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 ⓒ국토교통부 보도자료 ‘2024년부터 출산가구
경악스러운 건 임계점을 뚫은 민간 부문의 부채를 두고 윤 정부가 '신생아특례대출' 및 '청년주택드림대출'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란 사실이다.
윤 정부는 1월부터 최저금리 1.6%, 최대 5억 원의 신생아 특례대출을 시행한다.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생아 특례대출은 대출 신청일 기준 2년 내 출산(2023년 1월1일 출생아부터 적용)한 무주택가구에 혜택이 주어진다. 1주택 보유 가구에 대해 대환대출도 지원한다. 부부합산 연소득 1억 3000만 원 이하, 순자산 4억 6900만 원(소득 4분위 가구의 순자산 보유액) 이하의 요건을 갖추면 최저 1.6% 금리로 5년간 최대 5억 원까지 대출을 지원받을 수 있다.
자녀를 더 낳으면 1명당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적용되고 특례기간도 5년 연장된다. 한편 신생아 특례대출의 대상 주택은 가액 9억 원 이하, 전용면적 85㎡ 이하(읍·면 100㎡)여야 한다. 신생아 특례대출 규모는 27조 원 규모로 추정된다. 저출산 대책을 가장한 집값 떠받치기용 대출이 최대 27조 원 풀리는 셈이다.
이뿐 아니다. 2월엔 '청년주택드림 청약통장'이 출시된다. 청년주택드림 통장에 1년 이상 가입, 1000만 원 이상 납입한 만 19~34세 무주택 청년을 대상으로 청약 당첨 시 분양가의 80%까지 대출이 가능하도록 한 '청년주택드림대출'에 자그마치 약 20조~30조 원을 투입한다. 이 역시 청년대책을 가장한 집값 떠받치기에 불과하다.
감당할 수 없는 부채는 반드시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복수한다. 윤석열 정부가 다스리는 대한민국은 부채의 복수를 기다리는 처지다. 아니 태영건설 워크아웃 신청이 보여주듯 이미 부채의 복수가 시작된 듯싶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이태경(토지+자유연구소 부소장)입니다. 이 글은 민주언론시민연합 홈페이지(www.ccdm.or.kr), 슬로우뉴스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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