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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과가 특산품인데"... 신년 행사에 '미국산 사과주스' 내놓은 예산군

농민회 "농민 무시 사과해야"... 예산군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지 못해, 재발방지 하겠다"

등록|2024.01.05 10:48 수정|2024.01.05 14:21
   

▲ 사과가 특산품인 충남 예산군이 지난 4일 신년 행사에서 미국산 사과주스를 내놓아 비판을 받고 있다. 사진은 예산군이 행사 참석자들에게 제공한 사과주스이다. ⓒ 제보자 제공

   
사과가 특산품인 충남 예산군의 신년 행사에서 참석자들에게 미국산 사과주스를 제공해 논란이다.

앞서 지난 4일 오전 11시 예산군의 한 웨딩홀에서는 예산군 신년 하례회가 열렸다. 하지만 제공된 사과주스는 예산군에서 생산된 것이 아닌 '미국산'이었다.

예산군은 사과 주산지이다. 사과주스를 가공해 파는 농가도 그만큼 흔하다. 농민들은 현지 특산품을 놔두고 굳이 미국산을 선택한 예산군을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이날 현장에 있었던 제보자 A씨는 "지난해에는 막걸리와 같은 전통주를 제공했다. 이번에는 사과주스가 나왔다. 원산지를 살펴보니 미국산이었다. 예산군 공무원들에게 주스를 빼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기분이 나빴다. 항의의 뜻으로 일행과 함께 퇴장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예산에서 생산된 사과주스와 와인도 많다. 그런데 굳이 미국산 사과주스를 내놓은 이유를 이해할 수가 없다"며 "예산군은 지역 주민들과 농민들에게 공식적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예산군 농민회도 즉각 성명을 발표하고 예산군의 사과와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4일 예산군 농민회는 성명에서 "예산군은 상징 캐릭터가 사과일 정도로 사과 주산지다"라며 "그럼에도 미국산 사과 음료를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는 것은 예산 농민들에 대한 무시라고밖에 느껴지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사과음료를 가공하는 예산농가들에게 요청하면 바로 구할 수 있는 수량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산 사과음료를 올려 놓은 것은 농가들에 대한 고려가 없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농민들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예산군 역시 존재할 수 없다"며 "(예산군은) 재발 방지 약속 및 대책을 마련해 앞으로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예산군 관계자는 "행사 주관은 예산군문화원에서 한다. 물론 예산군이 직접 챙기지 못한 것은 잘못이다"라며 "사전에 충분히 확인하지 못했다. 앞으로 이런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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