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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축구 '황제' 프란츠 베켄바워 별세... 향년 78세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 독일 축구 최전성기 이끌어

등록|2024.01.09 09:55 수정|2024.01.09 09:55

▲ 프란츠 베켄바워 별세를 발표하는 독일축구협회 홈페이지 ⓒ 독일축구협회


독일 축구의 최전성기를 이끈 '황제' 프란츠 베켄바워가 별세했다.

베켄바워의 유족은 8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베켄바워가 전날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평화롭게 세상을 떠났다"라고 밝혔다.

다만 그의 사망 원인은 공개하지 않았다. 유족은 "우리는 조용히 애도하며 어떤 질문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AP통신은 "베켄바워가 최근 몇 년간 건강 문제를 겪었다"라고 전했다.

현대 축구의 '리베로' 역할 정의... 김민재도 "롤모델"

1945년 독일 뮌헨에서 태어난 베켄바워는 13살 때 독일프로축구 분데스리가 최고의 명문 구단인 바이에른 뮌헨에 입단했다.

그는 바이에른 뮌헨을 4차례 분데스리가 정상에 올려놓았다. 또한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의 전신인 유러피언컵 3연패를 이끌면서 1972년과 1976년에 세계 최고의 축구 선수에게 주어지는 발롱도르를 수상했다.

또한 1974년 서독월드컵에서 서독 국가대표팀의 주장을 맡아 우승을 이끌면서 황제라는 뜻의 '카이저'라는 별명을 얻었다.

베켄바워는 수비수이면서도 경기 전체를 지휘하며 현대 축구의 '리베로'라는 개념을 만든 선수로 유명하다.

현재 바이에른 뮌헨에서 활약하고 있는 김민재도 지난해 여름 입단 당시 "베켄바워는 존경해온 인물"이라며 "영상으로 그의 플레이를 보며 롤모델로 삼았고, 닮고 싶은 레전드"라고 밝혔다.

독일축구협회는 성명에서 "베켄바워는 독일 스포츠 역사상 최고의 선수 가운데 한 명"이라며 "경쾌함과 우아함으로 리베로의 역할을 정의한 그는 축구 전체에 큰 유산을 남겼다"라고 강조했다.

자갈루 이어 베켄바워까지... 세상 떠난 축구 전설들 
 

▲ 1974년 서독월드컵 우승을 이끈 프란츠 베켄바워 ⓒ 독일축구협회


은퇴 후 곧바로 지도자가 된 그는 서독 국가대표팀 감독이 되어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준우승으로 이끌었고, 다음 대회인 1990년 이탈리아 월드컵에서 우승하며 선수와 감독으로 모두 월드컵에서 우승하는 위업을 달성했다.

축구 역사상 처음으로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에서 우승한 브라질의 마리우 자갈루가 불과 이틀 전 사망했고, 두 번째로 이를 이뤄낸 베켄바워까지 세상을 떠나면서 축구계는 잇따라 큰 별을 잃게 됐다(관련 기사 : 축구 사상 첫 선수와 감독으로 월드컵 우승... 자갈루 별세).

또한 1994년 바이에른 뮌헨 회장을 맡으면서 축구 행정가로 변신했고, 2006년 독일 월드컵을 유치하고 조직위원장도 역임하면서 대회를 성공적으로 치러냈다.

그러나 말년에는 2006년 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집행위원들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독일축구협회와 스위스 검찰의 수사를 받기도 했으나, 공소시효 만료로 처벌을 면했다.

베켄바워는 2016년 독일 <빌트> 기고문에서 "나는 누구에게도 금품을 주지 않았다"라며 결백을 주장한 바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독일 축구에 대한 베켄바워의 열정은 수 세대에 걸쳐 영감을 줬다"라며 "우리는 그를 그리워할 것"이라고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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