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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상 아닌 열상' 보고한 소방 "이재명 피습 때 도구 몰라서"

첫 생산 정보로 언론 보도 이어져... 대테러종합상황실도 소방 보고 토대로 공지

등록|2024.01.09 18:58 수정|2024.01.10 07:57

▲ 2일 오전 부산에서 피습당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이날 오후 헬기로 서울 노들섬까지 이송된 후 구급차편으로 종로구 서울대병원 응급실에 도착하고 있다. ⓒ 권우성


소방당국이 피습 직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상태를 "1cm(또는 1.5cm) 열상"으로 알린 것에 대해 "(피습 당시) 도구를 정확히 모르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출동했던 부산 강서소방서 측은 9일 <오마이뉴스>에 "(현장에서 육안으로는) 정확하게 1cm인지 1.5cm인지 알 수 없었다"며 "도구를 모르는 상태에서 찔린 상처인지 찢어진 상처인지 판단할 수 없어서 (그런 경우) 대부분 라세레이션(laceration, 열상)이라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열상은 피부가 찢어지며 생기는 상처인 반면, 자상은 칼처럼 뾰족하고 가느다란 물체에 찔린 상처를 말하는데 대체로 깊이가 깊다.

이 대표 피습 직후 언론은 소방 측이 생산한 보고를 토대로 "열상"이라고 보도했다. 이후 대테러종합상황실(총리실 산하) 또한 같은 내용이 담긴 공지를 이어갔고 이 역시 언론 보도로 이어졌다.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영입한 강청희 전 대한의사협회 상근부회장은 지난 3일 브리핑을 통해 "일각에서 목 부위 1cm 열상이라고 보도되고 있는데 이는 명백한 가짜뉴스다. 열상은 피부 상처를 말하는 것"이라며 "이 대표에게는 9mm 이상의 깊은 상처, 좌측 자상이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이 대표의 수술을 집도한 민승기 서울대병원 교수도 4일 브리핑에서 "얼마나 깊이 찔렸는지, 어느 부위를 찔렸는지가 중요한 상황이었다"며 "좌측 목빗근 위로 1.4cm의 칼에 찔린 자상이 있었다"며 "혈관 재건술을 시행했고 꿰맨 길이는 약 9mm 정도"라고 밝혔다.

민주당, 소방보다 총리실 공격

이후 더불어민주당은 첫 정보 생산지인 소방보단 총리실 산하의 대테러종합상황실과 경찰을 공격하는 모양새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8일 국회에서 연 기자회견을 통해 "대테러종합상황실은 이 대표가 입은 심각한 자상을 '1cm 열상으로 경상'이란 말로 축소·변질해 피해 정도를 왜곡했다"라며 "국무총리실이 이 대표를 왜곡하고 조롱한 가짜뉴스의 시발점이었다니 충격적"이라고 했다.

이에 대테러종합상황실은 보도자료를 내고 "더불어민주당이 언급한 문자는 이 대표가 피습당한 직후 현장에 있던 소방과 경찰 실무진이 작성한 뒤, 본청 상황실과 국무조정실 대테러센터 상황실 등에 보고한 문자"라고 해명했다.

천준호 의원도 같은 날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윤희근 경찰청장을 향해 "사건 발생 직후 이 대표의 출혈량이 적다며 '1cm 열상을 입었다', '경상으로 추정된다'는 내용이 부산강서경찰서에서 부산청과 본청으로 보고가 됐다"고 지적했다.

윤희근 경찰청장은 "본청 상황실에서 파견 나온 소방협력관이 확인한 내용을 저희가 보고서에 처음 인용한 것"이라며 "저희보다 소방이 전문가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관련기사: 천준호 "경찰이 가짜뉴스에 책임... 변명문·당적 공개해야" https://omn.kr/270cj)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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