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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소 많은 거제, 비정규직 상담에 '임금체불'이 가장 많아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2023년 상담 1302건 분석 결과

등록|2024.01.11 10:28 수정|2024.01.11 10:28

▲ 상담주제별 비율과 순위. ⓒ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


"수주가 안 될 때는 업체 폐업으로 인해 조선소를 쫓겨난 노동자들이 많았고, 수주가 잘돼서 배를 만들어야 하는데, 후퇴된 노동조건이 회복되지 않아 조선소를 떠나는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고, 떠나간 노동자도 돌아오지 않고 있고, 그 빈자리를 외국인노동자가 채우고 있는 현실이다."

조선소가 많은 경남 거제에서 비정규직 지원 활동을 벌이고 있는 거제시비정규직노동자지원센터(센터장 정상헌)가 2023년 한 해 동안 상담 결과를 분석한 자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11일 센터가 밝힌 상담 결과를 보면, 한 해 동안 상담은 1302건을 진행했다. 내담자를 성별로 보면 여성 47.8%, 남성 52.2%이고, 산업별로는 조선산업 27.5%, 비조선산업 72.5%였으며, 산업규모별로 보면 5인 미만 사업장 4.1%와 5인 이상 사업장 95.9%로 나타났다.

상담하게 된 경로는 인터넷 검색이나 카페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알게 되어 상담한 경우가 47.3%, 거리에 걸려 있는 펼침막을 통해 센터를 알게 되어 상담한 사례가 12.5%, 지인 소개가 40.2%였다.

상담 방식은 방문상담 5.1%, 전화상담 42.0%, 인터넷(SNS) 44.2%, 이동상담 8.7%이고, 연령별로는 10대 0.2%, 20대 5.0%, 30대 36.2%, 40대 23.4%, 50대 24.5%, 60대 이상 10.8%이며, 고용형태별로는 정규직 12.8%, 기간제 25.0%, 업체본공 42.2%, 물량팀 8.8%, 특수고용 2.2%, 아르바이트 2.6%, 일용직 1.5%, 파견용역 5.1%로 나타났다.

상담주제는 임금(22.4%). 징계(12.9%), 근로계약(10.1%), 산재(9.3%), 직장갑질(9.3%), 퇴직금(6.9%), 실업급여(6.8%), 취업규칙(6.8%), 노조(5.4%), 연차휴가(4.7%), 4대보험(2.9%), 블랙리스트(1.0%), 최저임금(1.0%), 코로나19(0.4%) 순이었다.

연도별 상담 결과를 분석한 센터는 "2020년도 이후 조선산업 업체 폐업 및 해고가 증가하고, 비조선 산업에서의 아파트 경비노동자 등 해고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여 남성 내담자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상승하였으나 전체 연도별 성별 상담건수는 여성노동자의 상담이 소폭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라고 설명했다.

연도별로 상담 결과를 고용형태별로 분석해 보면, 조선산업 위기의 정점에 있었던 2017년도에는 물량팀(56.3%), 업체본공(18.7%), 기간제(12.7%) 노동자가 주된 내담자였다.

2022년에는 업체본공(44.2%), 기간제(28.2%), 정규직(14.2%), 물량팀(4.2%), 파견용역(3.2%), 특수고용/일용직(2.2%), 아르바이트(1.6%) 순으로 나타났고, 2023년에도 업체본공(42.2%), 기간제(25.0%), 정규직(12.8%), 물량팀(8.8%), 파견용역(5.1%), 아르바이트(2.6%), 특수고용(2.2%), 일용직(1.5%) 순으로 나타났다.

임금체불 상담을 제외하고는 2017년에는 휴업수당(22.2%), 2018년에는 산업재해(14.2%), 2019년에는 실업급여(16.8%), 2020년에는 근로계약(13.4%) 상담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고, 2021년에는 직장갑질 상담이 1위를 차지했다.

2022년에는 임금(19.0%), 근로계약(13.8%), 직장갑질(13.1%), 징계(10.9%), 산재(10.3%) 순으로 나타났고, 2023년에는 체불임금(22.4%), 징계(12.9%), 노동계약(10.1%), 산재(9.3%), 직장갑질(9.3%), 퇴직금(6.9%), 실업급여(6.8%) 순으로 나타났다.

센터는 "조선소 도시, 거제는 아직도 위기 상황이다. 조선소 경기는 최악의 상황에서 하청노동자들은 계속해서 폐업과 해고의 고통을 겪어야만 하고 비조선 산업 노동자까지 고용불안과 노동조건이 하락했다"라며 "2021년부터 수주 호조가 계속되고 있으나 후퇴된 노동조건이 회복되지 않아 극심한 인력난을 겪고 있다"라고 했다.

센터는 "조선산업 위기와 함께 코로나19, 고금리, 고물가 상황이 지속되면서 노동자들의 노동조건과 고용불안은 더욱 심화되고 이러한 상황은 도미노처럼 비조선 분야로 이어지고 있다"라며 "더욱 안타까운 것은 2024년에도 경기침체가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암울한 전망이다"라고 했다.

김중희 센터 사무국장은 "모두가 어려운 상황에서 임금, 근로계약, 4대보험, 실업급여 등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의 상황이 안타깝게 느껴진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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