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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켓은 2장-도전자는 3팀, 치열해질 후반기

[여자농구] 봄 농구 티켓 2장 놓고 삼성생명-하나원큐-BNK 경쟁 예고

등록|2024.01.12 09:24 수정|2024.01.12 09:24
작년 12월 31일을 끝으로 전반기 일정을 마친 여자프로농구가 약 2주 간의 올스타 휴식기를 끝내고 오는 13일부터 후반기 일정에 돌입한다. 박지수-강이슬의 KB스타즈와 김단비-박지현의 우리은행 우리WON이 반 경기 차이로 1,2위를 기록한 가운데 양 팀은 각각 전반기 부상으로 고전했던 김예진과 박혜진이 후반기에 복귀해 '완전체' 전력을 구성한다. 따라서 큰 이변이 없는 한 양 팀의 선두경쟁은 후반기에도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반면에 전반기를 2승 14패로 마친 최하위 신한은행 에스버드는 후반기 탈꼴찌를 노리기가 쉽지 않다. 에이스 김소니아가 득점 2위(18.20점), 리바운드 3위(9.13개), 3점슛 2위(32개), 스틸 5위(1.27개) 등 공수 전반에 걸쳐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지난 시즌 2옵션으로 좋은 활약을 해줬던 김진영의 부진이 아쉽다. 신한은행은 센터 김태연의 복귀를 기대하고 있지만 고질적으로 무릎이 좋지 않은 김태연에게 긴 출전시간을 맡기긴 힘든 상황이다.

이처럼 상위권과 하위권이 굳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생명 블루밍스와 하나원큐, BNK 썸이 벌일 중위권 경쟁은 후반기 여자프로농구의 흥미를 주도할 예정이다. 특히 4위까지 플레이오프 티켓이 주어지기 때문에 세 팀 중 한 팀은 봄 농구 탈락의 고배를 마셔야 한다. 과연 더욱 치열해질 후반기 순위경쟁에서 살아남고 조금은 추위가 풀리는 봄에 열리는 플레이오프 무대에 진출할 두 팀은 어디일까.

[삼성생명] 넓은 선수층 앞세워 3위 굳힌다
 

▲ 전반기엔 웜업존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던 키아나 스미스는 후반기 출전시간이 점점 늘어날 예정이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시즌에도 16승14패로 정규리그 3위를 차지하며 봄 농구에 진출했던 삼성생명은 이번 시즌에도 8승8패로 5할 승률을 사수하면서 전반기 일정을 마쳤다. 프로 3년 차 시즌을 맞는 이해란이 13.79득점7.21리바운드로 삼성생명의 새로운 에이스로 급부상한 가운데 신이슬도 주전 포인트가드로 자리를 잡았다. 여기에 지난 시즌 무릎부상으로 시즌을 일찍 마감했던 이주연이 건강하게 복귀한 것도 삼성생명에게는 무척 반가운 일이었다.

하지만 임근배 감독은 삼성생명의 전반기 성적에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슈터 강유림은 3점슛 성공률이 지난 시즌 36.7%에서 이번 시즌 23.6%로 뚝 떨어지면서 상대에게 큰 위협이 되지 못했다. 팀의 맏언니이자 에이스 배혜윤 역시 무릎부상으로 고전하면서 코트에서 보여준 지배력이 지난 시즌보다 떨어졌다. 삼성생명은 작년 12월 18일 '거함' KB를 잡았지만 크리스마스 이브에는 최하위 신한은행에게 승리를 헌납할 정도로 전력이 불안정했다.

삼성생명이 지난 2020-2021 시즌처럼 봄 농구에서 파란을 일으키며 통산 7번째 챔프전 우승을 노리기 위해서는 후반기에 KB, 우리은행에 이어 확실한 3위 자리를 굳힐 필요가 있다. 사실 삼성생명은 WKBL 6개 구단 가운데 가장 선수 활용폭이 넓은 구단으로 꼽힌다. 특히 가드진의 선수층은 타 구단을 압도한다. 각 구단들이 체력적인 부담을 느끼는 후반기에 선수들을 적절히 기용하면서 체력을 조절해주면 후반기를 더욱 유리하게 끌고 갈 수 있다.

특히 전반기 7경기에서 4득점1.14어시스트에 머물렀던 키아나 스미스와 4경기에서 5득점2리바운드1.25어시스트를 기록했던 윤예빈이 후반기에 본격적으로 가세한다면 삼성생명의 전력은 더욱 강해질 것이다. 스미스는 경기조립과 외곽슛, 윤예빈은 수비에서 확실한 강점이 있는 만큼 두 선수가 건강하게 코트를 누빈다면 임근배 감독은 경기흐름과 상황에 따라 4~5명의 가드 자원을 고루 활용할 수 있다.

[하나원큐] 구단 인수 후 첫 봄 농구 도전
 

▲ 하나원큐의 에이스 신지현은 구단 인수 후 첫 봄 농구 진출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6승10패, 4위로 전반기를 마친 하나원큐는 기복이 심한 전반기를 보냈다. 개막 4연패를 포함해 첫 6경기에서 1승5패를 기록한 하나원큐는 이후 5경기에서 3연승을 포함해 4승1패의 성적으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하지만 하나원큐는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하고 전반기 마지막 5경기에서 다시 1승4패에 머물렀다. 특히 전반기 마지막 2경기에서 3위 삼성생명에게 연패를 당하면서 전반기 순위가 엇갈렸다.

하나원큐는 신지현이 13.19득점3.13리바운드3.75어시스트 3점슛 성공률38.7%로 에이스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12.06득점7.13리바운드를 기록한 센터 양인영의 활약도 준수했다. 2017년 이후 6년 만에 친정팀에 돌아온 맏언니 김정은도 코트 안팎에서 동생들을 이끌며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줬고 이번 시즌 데뷔 후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된 정예림도 하나원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선수로 성장하고 있다.

이처럼 선수 개개인의 활약은 크게 나무랄 데 없었음에도 하나원큐는 여전히 5할 승률에 4경기나 부족한 성적으로 전반기를 마쳤다. 김정은이라는 경험 많은 선수가 가세했음에도 여전히 하나원큐는 '경기 후반 고비를 잘 넘기지 못하는 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상승흐름을 타면 무섭지만 침체에 빠지기도 쉬운 팀이라는 뜻이다. 따라서 후반기에는 조금 더 투지를 가지고 상대를 거칠게 몰아붙일 필요가 있다.

하나원큐는 지난 2012년 신세계 쿨캣을 인수한 이후 지난 11번의 시즌 동안 단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진출하지 못했다. 준우승을 차지했던 2015-2016 시즌은 '첼시 리 사태'로 전 경기 몰수패 처리됐고 정규리그 3위를 달리던 2019-2020 시즌에는 코로나19로 시즌이 조기종료됐다. 따라서 정규리그 4위로 전반기를 마친 하나원큐로서는 이번 시즌이야말로 구단 인수 후 최초로 플레이오프 진출에 도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

[BNK] 준우승 후 추락은 용납 못한다
 

▲ BNK가 후반기 반등에 성공하려면 전반기 침묵했던 이소희의 외곽이 반드시 살아나야 한다. ⓒ 한국여자농구연맹


지난 시즌 창단 후 처음으로 챔프전에 진출해 준우승이라는 값진 성과를 만들어냈던 BNK는 이번 시즌 박지수가 복귀하는 KB에 밀리더라도 무난히 3강 자리는 지킬 수 있을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BNK는 이번 시즌 개막 후 17경기에서 단 4승을 따내는데 그치면서 대단히 아쉬운 전반기를 보냈다. 특히 분위기를 반전시켜야 했던 전반기 마지막 4경기에서는 단 1승도 추가하지 못하고 4연패를 당했다.

대부분의 선수들이 전체적으로 아쉬운 전반기를 보냈지만 진안의 분전 만큼은 대단히 눈부셨다. 진안은 전반기 17경기에 모두 출전해 득점 3위(17.65점), 리바운드 2위(10.76개), 출전시간 2위(36분45초), 공헌도 2위(576.15점)를 기록하며 WKBL에서 박지수 다음가는 센터임을 증명했다. 최근 네 시즌 동안 세 번의 어시스트 여왕에 올랐던 안혜지도 전반기 7.35개의 어시스트를 배달하며 어시스트 부문 3연패를 향해 순항했다.

BNK가 후반기에 반등하기 위해서는 슈터 이소희의 외곽슛이 살아나야 한다. 이소희는 전반기 15.24점, 5.24리바운드 2.76어시스트 1.18스틸로 괜찮은 성적을 올렸지만 지난 시즌 37.6%였던 3점슛 성공률이 이번 시즌 28.3%로 떨어졌다. 성공여부에 상관없이 기회만 생기면 자신 있게 외곽슛을 던지는 이소희의 3점슛이 지난 시즌처럼 적중하기 시작한다면 BNK의 화력은 전반기보다 훨씬 강해질 수 있다.

2020-2021 시즌 우승팀 삼성생명은 2021-2022 시즌 5위로 떨어졌고 2021-2022 시즌 우승팀 KB도 2022-2023 시즌 5위로 떨어진 바 있다. WKBL에서 상위권 팀의 갑작스러운 추락은 비교적 흔한(?) 일이라는 뜻이다. 하지만 초대형 리빌딩과 박지수의 부재라는 확실한 변수가 있었던 삼성생명, KB와 달리 이번 시즌의 BNK는 하위권으로 떨어질 확실한 계기가 없었다. BNK가 후반기 순위를 끌어올려 최소한의 명예회복을 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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