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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에 생긴 말 못할 고민, 치질 이렇게 대응하세요

김약사의 약 이야기... 케겔 운동과 좌욕 도움돼

등록|2024.01.12 10:57 수정|2024.01.12 10:57
안녕하세요, 완도의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며 살아가는 여러분, 오늘은 인간이 서서 걸어다니는 직립보행을 하기 때문에 발생할 수 있는 항문질환인 '치질'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치질에서 '치'는 항문을, '질'은 질환을 의미합니다. 즉 치질은 항문과 그 주변에 생기는 질환을 통칭하는 말로, 치핵, 치열, 치루 등이 있습니다.

그럼 항문질환인 치질의 대표적인 증상인 치핵, 치열, 치루에 대해서 쉽게 설명해 볼까요?

첫째, '치핵'은 항문에 생기는 작은 '핵'과 같아요. '치핵'에서 '치'는 항문을 '핵'은 부풀다를 의미합니다. 이는 작은 풍선들이 부풀어 오르는 것처럼 항문의 혈관이 부풀어 오르는 상태를 말해요. 비정상적인 혈액흐름으로 혈관이 부풀어 올라 불편함과 통증이 발생할 수 있죠.

또, 치핵이 항문 안쪽에 있으면 내치핵이라 하고 항문 밖에 있으면 외치핵이라고 합니다. 좀 더 나누면 내치핵은 약간의 출혈증상이 나타나는 1기, 출혈과 함께 혈관 돌출이 관찰되는 2기, 배변시 돌출된 혈관을 손으로 밀어넣어야 하는 3기, 항상 혈관이 돌출된 상태인 4기로 나눌 수 있으며 외치핵은 피떡 같이 혈액이 굳어져 생긴 덩어리가 보이는가 아니면 단순 부종인가에 따라 혈전성 외치핵과 부종성 외치핵으로 나눈다고 합니다.

둘째, '치열'은 항문에 생긴 작은 '금'과 같습니다. '치열'에서 '치'는 여전히 항문을, '열'은 금이 가다를 뜻해요. 마치 딱딱한 대변으로 인해 항문이 깨진 유리처럼 금이 가는 것이죠. 이는 배변 시 심한 통증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셋째, '치루'는 항문 근처에 숨겨진 비정상적인 '통로'를 상상해보세요. '치루'에서 '치'는 항문을, '루'는 통로를 의미합니다. 이 통로를 통해 고름이나 분비물이 나오는 것이 치루의 주된 증상이죠. 항문에 우리 몸에서 필요하지 않은 것을 내보내는 배수로 같은 게 생긴 것을 치루라고 볼 수 있죠.

위에서 제가 치핵 설명을 더 많이 드렸듯이 치질 환자 중에서 약 70%정도를 치핵이 차지 한다고 하니 여러분이 말씀하시는 치질은 거의 대부분 치핵을 의미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즉, 치질 환자의 대부분이 항문 주변의 정맥혈관이 부풀어 나오는 내치핵과 외치핵 증상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환자분들은 보통 내치핵과 외치핵이 복합적으로 나타난다고 합니다.

그럼 왜 이렇게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튀어나오는 치핵 증상이 나타나는 것일까요?

사람이 생물학적인 진화를 거쳐 서서 걸어 다니게 되면서 중력(지구 중심의 힘)의 영향으로 항문 주변의 혈관에 압력이 증가합니다. 항문 주변에는 동맥과 정맥이 모두 존재하지만 치질과 같은 항문 질환들은 주로 정맥의 문제와 관련이 깊습니다.

왜 그럴까요? 이는 정맥이 동맥보다는 구조적으로 덜 탄력적이고 벽이 얇으며 또한 정맥은 중력을 거슬러 혈액을 심장으로 다시 돌려보내는 기능을 하기 때문에 혈액이 밑에서 위로 올라가는 압력이 감소하고 혈류량이 저하되는 혈액 순환 장애시 항문 주변 정맥 혈관이 팽창하고 정체하는 정맥순환 장애가 올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렇게 정맥 순환의 문제로 항문질환이 생길 수 있는 것이죠.

그럼 정맥순환장애로 생기는 치질의 생활 관련 대책도 몇가지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첫째, 규칙적인 운동을 해야 합니다. 장기간 서 있거나 앉아 있고 걷거나 움직이지 않으면 중력으로 인해 혈액이 하체에 정체되기 쉽고 정맥을 둘러싼 근육이 수축이완을 하지 않으니 정맥 순환도 저하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정기적인 운동이나 걷기를 통해서 근육을 수축 이완시켜 정맥의 순환을 촉진해야 치질이 오지 않을 수 있습니다.

둘째, 잦은 변비나 설사가 있다면 개선노력을 하셔야 합니다. 왜 그럴까요? 변비가 심하면 변기에 오래 앉아 있게 되고 설사가 심하면 화장실을 자주 들락날락 거리니까 결국 항문에 더욱 많은 압력을 가할 수 있어 치질을 유발할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결국 장내생태계인 마이크로바이옴을 건강하게 해서 장내 미생물과 조화를 이루고 살아가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장내 미생물의 먹이인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 과일, 견과류, 해조류 등을 골고루 꾸준하게 섭취해야 합니다. 우리완도는 김, 미역, 다시마, 매생이 등 장내미생물이 좋아하고 우리도 건강해지는 먹거리가 많으니 잘 애용하시길 바랍니다.

그 밖에 치질은 자극성이 강한 음식으로 인해 항문이 자극이 많이 받아서 올 수 있으며 과로나 과음 또한 항문 혈액순환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자제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덜 자극적인 음식을 섭취하시고 적당한 수면을 취하고 절주하시는 생활이 치질예방을 위해서는 필수라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치질은 지금까지 말씀 드린대로 대표적으로 정맥혈관이 부풀어오르는 치핵, 항문점막이 찢어지는 치열, 항문 주변으로 고름이 새어 나오는 치루 등으로 구분지어 볼 수 있습니다. 식습관면이나 생활습관면에서 공통으로 식이섬유가 풍부한 야채,과일,견과류,해조류를 드시고 유익균이 풍부한 발효식품 섭취하며 충분한 물을 마시라고 다시 한번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과로와 과음하지 말고 충분한 수면과 휴식을 취하며 너무 오래 앉아있거나 오래 서 있지 말고 운동하시고 평소에 항문조였다 풀었다하는 케겔운동이나 좌욕을 하시면 너무 좋습니다.

하지만 심각한 증상시에는 병원에 방문하셔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건 아닌지 꼭 상담을 받아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정맥 혈액순환장애시 치핵 같은 치질이 오기 쉬운만큼 1,2기 내치핵시 드실 수 있는 일반의약품 성분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대표적인 성분은 디오스민이라는 성분입니다. 오렌지,레몬,자몽 같은 감귤류 과일의 껍질에서 추출한 성분인데 과일의 색소와 관련된 성분이라고 이해하면 쉽습니다.

화학적으로는 폴리페놀구조의 플라보노이드계열 물질인데 디오스민은 활성산소,염증관련효소,염증관련물질들의 영향을 줄여서 염증을 감소시키고 혈관의 탄력성과 혈관벽을 강화하여 정맥혈관이 중력의 압력에 잘 견디게 하고 혈액의 점도를 감소시켜 혈액순환을 도와줍니다.

그리고 림프계 기능을 개선하여 부종을 제거하는 기능까지 있습니다. 그밖에 다양한 플라보노이드가 들어간 일반의약품이 약국에 판매하니 약사님과 잘 상담하여 치핵 초기에 사용해 보시면 치료효과를 보실 수 있습니다. 오늘은 치질에 관해 알아봤습니다. 말 못할 고민 치질에 관해 조금은 해소되는 시간이 되셨길 바랍니다.  
덧붙이는 글 글쓴이는 향우의 약사입니다. 이 기사는 완도신문에도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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