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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역대 최장 171분 혈투, 대한항공이 웃었다

[프로배구] 뜨거운 화력 대결... 대한항공, 현대캐피탈에 3-2 승리

등록|2024.01.13 09:48 수정|2024.01.13 09:48

▲ 프로배구 대한한공 선수들이 12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득점을 기뻐하고 있다 ⓒ KOVO


남자 프로배구 대한항공이 역대 정규리그 최장 시간 혈투 끝에 현대캐피탈을 꺾었다.

대한항공은 12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도드람 2023-2024 V리그 남자부 방문 경기에서 현대캐피탈을 세트 점수 3-2(19-25 25-22 25-21 40-42 15-11)로 이겼다.

승점 2를 얻은 대한항공(승점 40·13승 10패)은 2위로 한 단계 올라서며 1위 우리카드(승점 42·15승 7패)를 바짝 뒤쫓았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진순기 감독 대행 체제로 시작한 5연승 행진을 끝냈다.

4세트 듀스만 17차례... '역대급' 명승부 

출발은 현대캐피탈이 좋았다. 연승의 기세를 앞세워 1세트에 팀 공격 성공률 93.33%를 기록하며 대한항공을 압도했다.

대한항공은 부진한 임동혁을 빼고 무라드 칸(등록명 무라드)을 투입하고 살아났다. 무라드는 2세트에서만 12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3세트에서 범실까지 쏟아내면서 대한항공에 세트 스코어 역전을 허용했다.

하이라이트는 4세트였다. 두 팀은 치열한 접전 끝에 듀스로 돌입했고, 아흐메드 이크바이리(등록명 아흐메드)와 무라드의 화력 대결이 펼쳐졌다.

현대캐피탈은 허수봉이 강력한 후위 공격으로 아흐메드를 도왔고, 최민호도 속공과 블로킹으로 점수를 보탰다. 대한항공은 무라드가 이끄는 가운데 조재영과 김규민이 상대의 빈틈을 노렸다.

40점 넘게 이어진 듀스에서 아흐메드의 오픈 공격으로 세트 포인트를 만든 뒤 대한항공 정지석의 스파이크가 라인 밖으로 벗어나면서 4세트를 따냈다.

그럼에도 승리는 대한항공의 몫이었다. 4세트 패배의 아쉬움을 털어낸 대한항공은 5세트에서 다시 현대캐피탈을 몰아쳤다. 이번에도 무라드가 혼자서 9점을 올리는 괴력을 선보였고, 지쳐버린 현대캐피탈은 매치 포인트에서 아흐메드의 서브 범실로 경기를 내줬다.

무라드, 대한항공 일으킨 '파키스탄 특급' 
 

▲ 프로배구 대한한공 무라드 칸이 12일 현대캐피탈과의 경기에서 공격을 시도하고 있다 ⓒ KOVO


이날 경기는 올 시즌 최고의 명승부였다. 특히 듀스를 17차례나 거듭한 4세트는 배구 팬들을 열광케 했다.

두 팀은 오후 7시에 시작해 10시 5분에 경기를 끝내면서 171분으로 역대 남자부 정규리그 최장 경기 시간 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올 시즌 10월 25일 우리카드와 대한항공의 165분이었다.

포스트시즌을 포함하면 2021-2022시즌 대한항공과 KB손해보험의 챔피언 결정전 3차전 177분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 걸린 경기였다.

대한항공 세터 한선수는 이날 세트 77개를 성공하며 역대 한 경기 최다 기록을 썼다. 이날 경기 전까지는 2011-2012시즌 한선수, 2009-2010시즌 황동일과 권영민의 75개였으나 한선수가 자신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그러나 이날의 주인공은 단연 무라드였다. 무려 52득점을 터뜨리며 역대 남자부 한 경기 득점 공동 8위에 올랐다. 링컨 윌리엄스가 부상으로 장기간 결장하게 되자 대한항공이 임시 외국인 선수로 발탁한 무라드는 V리그 데뷔 6경기 만에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반면에 현대캐피탈은 아흐메드(33점), 허수봉(25점), 전광인(13점) 삼각편대가 분투했으나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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