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 아동센터 만든 농촌 주민들 "아이들 웃음소리 계속돼야"
십시일반 기금 모아 설립, 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동마을지역 아동센터 개소
▲ 지난 12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서는 홍동마을지역아동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 선혜연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기금을 모아 지역 아동센터를 설립해 눈길을 끈다.
귀농 귀촌의 메카로 잘 알려진 충남 홍성군 홍동면도 요즘 지역 소멸에 대한 위기감이 감돌고 있다. 마을에서 아이들이 줄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홍동면의 초등학교 입학 아동은 4명에 그쳤다.
주민들의 참여는 지역아동센터 건립을 위한 후원으로도 이어졌다. 홍동마을 지역아동센터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1억 원의 후원금이 모였다. 2년간 예상되는 소요 비용 1억7500만 원의 절반이 넘는 금액이다.
▲ 지난 12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서는 홍동마을 지역아동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 이재환
이런 가운데 지난 12일 충남 홍성군 홍동면에 있는 홍성여성농업인센터(아래 여농센터) 건물에서는 홍동마을지역아동센터 개소식이 열렸다. 홍동마을 아동센터는 마을 주민들과 여농센터의 배려로 당분간 여농센터 건물에 둥지를 틀게 됐다. 마을의 여성농업인들이 아이들을 위해 기꺼이 자리를 내어 준 것이다.
정영희 홍성 여성농업인센터장은 "지난해 홍동면에서 48명이 돌아가시고 2명이 태어났다. 1년 동안 마을 하나가 사라진 것"이라며 "앞으로는 이런 현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이런 시점에서 지역 아동센터를 설립하는 것은 홍동마을이 앞으로도 지속될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다"라고 강조했다.
아동센터 설립과 관련해서도 정 센터장은 "처음에는 지역 아동센터가 가능할까 하는 걱정도 있었다. 한발 한발 오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며 "그 원동력은 함께한 주민들이다. 지난 11월 열린 마을 원탁회의 때도 140명의 주민이 모였다. 마을 주민들이 공익적인 일을 함께하면, 결국 할 수 있다는 경험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1만 원씩 소액으로 후원한 주민들이 많다. 어린아이부터 노인까지 참여했다. 마을이 함께 아이들을 키우겠다는 의미와 의지가 후원금에도 고스란히 담겼다"며 "다양한 분이 관심을 가져줘 감사하다"고 덧붙였다.
허지원 홍동마을지역아동센터장도 "우리 센터는 정부 보조금 없이 2년 동안 운영을 해야 한다. 그러다 보니 보통은 개인 시설로 운영한다"라며 "하지만 우리 센터는 주민들 십시일반으로 후원으로 설립됐다. 주민들의 후원이 씨앗이 되었다는 점이 무엇보다 소중하다"라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이 마을에서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큰 것 같다. 센터를 열자마자 많은 아이가 모였다"며 "센터는 그 자체로 마을 분들이 함께 만든 소중한 공간이다"라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개소식에는 홍동마을의 아이디어인 뻥튀기 접시도 등장했다. 뻥튀기를 접시로 사용하면 쓰레기 발생을 줄이는 효과를 볼 수 있다.
▲ 지난 12일 열린 충남 홍성군 홍동면 홍동마을 지역아동센터 개소식 현장. 쓰레기를 줄이기 위한 이른바 '뻥과자 접시'도 등장했다. ⓒ 이재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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