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위적 물갈이 불가"란 민주당 공관위원장, 노자 인용한 까닭
'멈출 때 알면 위태롭지 않다'로 결단 호소... 성범죄, 증오발언 등 도덕성 5대 기준도 제시
▲ 21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장 간담회에서 임혁백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24.1.21 ⓒ 연합뉴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장이 '586 용퇴론'과 관련해 "우리가 강제할 수 없다"면서도 "자발적으로 후진을 위해서 물러서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또 국민의 민감도가 높아진 성범죄, 음주운전, 헤이트스피치 등 '5대 혐오범죄'에는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21일 서울시 영등포구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국민참여공천' 도입의 세부 계획을 설명했다. 현재 '정체성, 기여도, 의정활동능력, 도덕성, 당선가능성이 높은 자'라고만 되어 있는 심사기준을 국민 50만 명의 의견을 수렴해 새로운 지표를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당은 이를 토대로 공천 심사를 통과한 후보 가운데 경선이 이뤄진다면 일반 국민 50%, 당원 50%씩 여론을 반영하기 때문에 명실상부한 '국민참여경선'이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그분들의 당을 위한 헌신이라든가 당을 위해서 이룩한 업적을 폄훼할 생각은 전혀 없고, 그분들을 차별하는 기준을 세운 바도 없고, 앞으로도 세우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 분위기가 그렇다면 그분들이 김민기 의원처럼 스스로 결단을 내리고... 노자가 '지지불태(知止不殆), 멈출 때를 알면 위태롭지 아니하다'고 했다. 사람은 언제 멈출 때를 알아야 한다. 민심 아니면 천심이 그분들이 물러나는 게 좋겠다고 하면 김민기 의원이 솔선수범한 것처럼 자리를 내주면 어떻겠냐는 바람이지 결코 우리가 감점 주는 규정을 세우거나 이런 건 없다."
임 위원장은 "선거 때는 항상 구호가 '체인지(Change)'"라며 "우리가 지금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전에 우리부터 바뀌어야 해서 바꾸자는 건데, 이 시스템 공천에선 교체대상들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으면 우리가 강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그래서 '지지불태'다. 멈추지 않으면, 국민들로부터 부정적인 평가를 받을 수 있다"며 "스스로 생각해서 국민의 선택대상이 되지 않겠다면 자발적으로 후진을 위해서 물러서주는 것이 좋지 않겠나 해서 노자의 구절을 인용한다"고 했다(관련기사 : 3선 김민기 불출마 선언 "기득권 내려놓고 총선 승리에 최선 다할 것" https://omn.kr/274r8).
'5대 혐오범죄' 기준도... "컷오프 대상, 책임지고 컷오프할 것"
임 위원장은 또 '성비위는 공천 탈락 기준이 되는가'란 질문에 "우리 사회에서 굉장히 관심 가지고 있는 이슈"라며 "공관위에서 도덕성을 심사하는 항목이 15%나 된다. 이 도덕성을 물어볼 때 성범죄, 음주운전, 직장갑질, 학교폭력, 그리고 온오프라인에서의 증오발언, 헤이트스피치 등 5대 혐오범죄를 중심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는 "컷오프할 사항인가 아닌가는 도덕성검증 소위원회에서 심사하는데, 제가 책임지고 컷오프 대상이 되면 컷오프시키겠다"고도 약속했다.
그런데 민주당에는 이재명 대표를 비롯해 현재 수사와 재판을 받고 있는 현역도 상당수다. 이 가운데 일부는 뇌물 등의 혐의를 받고 있지만 '5대 기준'에는 빠져있다. 임 위원장은 관련 질문에 "대법원 유죄판결을 받기 전까지는 무죄 추정의 원칙에 따라서 처리할 것인데, 그렇다고 소프트하게 처리한다는 것은 아니다"라며 "부패와 뇌물 문제를 가진 후보는 점수에서 감산하는 것을 이용해서 반영하지 않을까"라고 대답했다. '현역 의원 하위 20%' 평가 결과도 참고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대표 측근들의 지역구에 도전한 이들이 적격심사에서 떨어진 것을 두고 '친명 기득권'이라고 의심하고도 있다. 하지만 임 위원장은 "탈락한 분들이 오비이락이라고, 하필이면 사무총장과 검증위원장 선거구에서 발생했다는 데에 대해서 친명계가 이것을 좌지우지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데, (651명 지원해서 탈락한) 21명에 들어간 분을 보면 과거에 8년인가 징역을 살고 마지막에 사면됐다"며 "그 정도가 돼야 부적격 판정 받는다"고 반박했다.
한편 임 위원장은 "선거구 획정과 비례제도 결정이 늦어짐에 따라서 공천 심사가 지연되고 있다"며 "선관위와 정개특위에 가급적 빠른 시일 내에 선거구 획정과 비례대표제를 결정해주면 좋겠다는 요청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준연동형 비례제는 위성정당의 출현 때문에 정당성을 잃었고, 병립형 회귀는 명분이 없다며 이 대신에 권역별 병립형을 도입하되 소수정당에게 약 15석을 우선 배분하는 제도를 도입하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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