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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NS 사과문' 오태원 북구청장 "감정 북받쳐 경솔 발언"

"발달장애인 왜 낳았노" 막말 물의 닷새 만에... 부산장애인부모회 "공감 어려워"

등록|2024.01.22 17:18 수정|2024.01.24 09:10

▲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 페이스북


'발달장애인을 안 낳아야 하는데 왜 낳았느냐'라고 말해 물의를 빚은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결국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SNS(사회관계망서비스) 입장 발표에 그친데다, 소속 정당인 국민의힘은 징계 요구에 침묵하고 있어 파장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오태원 북구청장은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막말 논란을 해명하고 공개적으로 사과했다. 지난 17일 자신의 발언으로 파장이 불거진 지 닷새만이다.

"사과드립니다. 지난 1월 17일 간담회 자리에서 한 발언으로 인해 마음의 상처를 받으신 모든 발달장애인 그리고 모든 장애인과 가족 여러분께 진심으로 고개 숙여 사과드립니다. (중략) 이렇게 마음에 상처까지 드리게 되어 더욱 죄송한 마음을 금할 수 없습니다."

국가의 지원 부족 문제를 거론한 오 구청장은 "항상 아이를 돌봐야 한다는 책임감과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 등 발달장애인 가족들의 고생을 잘 알기에 감정이 북받쳐 한 발언이었다"라고 말했다.

그는 "발달장애인과 발달장애인 가족들을 비하하려는 의도가 전혀 없었다"라며 "앞으로는 언행을 신중히 해 장애 가족 여러분께 조금이라도 상처가 되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겠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논란은 오 구청장이 발달장애인 평생교육센터 존치 관련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시작됐다. 김형찬 부산 강서구청장이 '발달장애인 부모에게 무슨 죄가 있느냐'라는 취지로 말을 하자 그는 불쑥 "죄가 있다면, 안 낳아야 되는데 왜 낳았노"라고 답해 물의를 일으켰다.

이후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부적절하다라며 강하게 반발에 나섰고, 정치권도 이에 가세하면서 사태가 커졌다. 그러자 오 구청장도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 그는 SNS 사과문을 내기 전인 이날 오전 도우경 부산장애인부모회 회장을 만나 사과의 뜻을 전달했다.

그러나 도 회장은 이런 식의 사과를 아직 받아들일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 통화에서 "공감하지 않는다. 공식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라며 "일단 내일 오후 예정된 면담에서 말로 하는 사과인지 아닌지, 지역 장애인들을 위해 정책을 입안할 의지가 있는지 들어보고 다음 날 집회를 판단하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도 회장은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참담하고 눈물이 난다"라며 오는 24일 구청 앞에서 전국장애인부모연대와 함께 규탄집회를 열겠다고 예고했다.

야당은 일제히 즉각적인 사퇴, 여당 차원의 징계를 요구한 상황이다. 더불어민주당 부산시당, 정의당 부산시당, 노동당 부산시당 북구지역위는 이날 각각 성명으로 오 구청장과 국민의힘 책임론을 제기하며 공식 사죄와 사퇴, 후속 대처를 압박했다.
 

▲ 발달장애인 관련 막말 논란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태원 부산 북구청장이 22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사과문. ⓒ 김보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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