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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지키스탄의 기적, '첫 골-첫 승-첫 16강 진출' 만들다

[2023 아시안컵 A조 3차전] 타지키스탄 2-1 레바논

등록|2024.01.23 09:52 수정|2024.01.23 09:52

▲ 타지키스탄이 레바논을 제압하고 사상 첫 아시안컵 승리와 16강을 달성했다. ⓒ 아시아축구연맹 홈페이지 캡쳐


타지키스탄이 아시안컵 역사상 첫 골, 첫 승, 첫 16강 진출의 기적을 이뤄냈다.

타지키스탄은 2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도하에 위치한 자심 빈 하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카타르 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3차전에서 레바논에 2-1로 승리했다.

이로써 타지키스탄은 1승 1무 1패(승점 4)를 기록 A조 2위로 마감하며 16강에 올랐다. 타지키스탄에 패배한 레바논은 1무 2패(승점 1)로 조 4위에 머무르며 탈락했다.

후반 막판 대역전극 써낸 타지키스탄

전반 초반 레바논이 공격을 주도했다. 전반 7분 제인의 중거리 슈팅을 야티모프 골키퍼가 선방했다. 전반 16분에도 박스 안 왼쪽에서 마툭이 강력한 슈팅을 날렸지만 야티모프 골키퍼가 각도를 줄이며 막아냈다.

선수비 후역습을 노리던 타지키스탄은 전반 32분 결정적 기회를 무산시켰다. 수비 뒷공간으로 때린 롱패스를 마타르 골키퍼가 골문을 비우고 나오며 터치라인으로 걷어냈다. 하지만 타지키스탄이 곧바로 스로인 공격을 전개했고, 마바초예프가 빈 골문을 향해 시도한 슈팅이 골대에 맞고 나왔다.

타지키스탄의 마티모프 골키퍼는 전반 42분 즈라디의 슈팅마저 선방하며 전반전을 무실점으로 마감하는 데 기여했다.

타지키스탄은 전반 추가시간 소이로프의 패스에 이은 마바초예프의 슈팅이 골망을 흔들었지만 비디오 판독(VAR) 확인 결과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2분 레바논이 선제골을 터트렸다. 측면에서 스루르가 내준 패스를 쇄도하던 즈라디가 드리블한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그러나 경기에 영향을 끼칠 변수가 발생했다. 후반 10분 레바논의 알 제인이 타지키스탄의 드잘리로프를 향해 거친 태클을 가하며 퇴장을 당한 것이다.

수적인 우세를 안은 타지키스탄은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써내기 시작했다. 후반 35분 페널티 박스 오른쪽 지점에서 우마르바예프의 정교한 프리킥 골이 서막이었다.

기세가 오른 타지키스탄은 후반 추가시간인 47분 승부를 뒤집었다. 후반 추가시간 우측면에서 판샨베의 크로스를 사미에프가 절묘한 백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추가시간이 16분 주어지면서 레바논이 총력에 나섰지만 후반 52분 엘 헬웨가 골키퍼와 일대일 기회에서 시도한 슈팅이 옆그물을 때리며 아쉬움을 남겼다. 결국 타지키스탄이 2-1로 승리를 거뒀다.

스타 없지만 절실함 빛난 타지키스탄

타지키스탄은 중앙 아시아에서도 축구 변방국이다. 우즈베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키르기스스탄에 밀려 별다른 두각을 보이지 못한 바 있다.

타지키스탄은 2022년 6월 열린 아시안컵 예선에서 미얀마, 싱가포르에 승리하며 사상 처음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타지키스탄을 주목하는 전문가들은 없었다. 이렇다 한 스타플레이어조차 없는 타지키스탄은 A조 최하위가 유력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단단한 조직력으로 이번 아시안컵에서 선전을 펼쳤다. 중국과의 1차전에서 슈팅수 20-10의 우세에도 0-0으로 비기며 첫 승점에 만족해야 했다. 개최국 카타르와의 2차전에서 0-1로 패했지만 기대 이상의 경기력으로 호평을 받았다.

레바논전 전망도 그리 밝지 못했다. 레바논은 지난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진출한 강호다. 그러나 절실함이 앞선 타지키스탄은 선제골을 내주고도 후반 막판 기적을 연출했다. 첫 골과 첫 승, 16강 진출을 한꺼번에 달성한 것이다. 경기력도 훌륭했다. 슈팅수 17-14, 점유율 68%-32%로 상대를 압도했다.

동시간대 열린 중국 vs. 카타르 경기에선 카타르가 중국에 1-0으로 승리하면서 타지키스탄이 2위를 차지했다. 자력으로 16강에 오르며 언더독의 반란을 만든 타지키스탄의 토너먼트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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