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아시안컵 첫 16강... 가자지구 전란에 '위로'
[아시안컵] 홍콩에 3-0 대승... 아시안컵 본선 첫 승리 감격
▲ 2023 카타르 아시안컵 16강에 진출한 팔레스타인 축구대표팀 ⓒ AFC
팔레스타인이 사상 처음으로 아시안컵 16강에 오르며 전란을 겪고 있는 가자지구에 희망을 안겼다.
팔레스타인은 24일(한국시각) 카타르 도하의 압둘라 빈 칼리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조별리그 C조 3차전 최종전에서 홍콩에 3-0 대승을 거뒀다.
'8전 9기' 팔레스타인, 감격의 본선 첫 승리
팔레스타인은 앞서 조 3위가 결정된 중국(A조‧승점 2), 시리아(승점 4‧골 득실 0·득점 1)를 앞서면서 16강 진출권을 획득했다.
총 24개국이 참가한 아시안컵은 6개 조로 나뉘어 치러지는 조별리그에서 각 조 1, 2위와 3위 팀 중 상위 4팀이 16강에 진출하게 된다.
지난 2015년 호주 대회에서 처음으로 아시안컵 본선 무대를 밟은 팔레스타인은 3패로 허무하게 탈락했으나, 2019년 아랍에미리트(UAE) 대회에서는 2무 1패를 기록하며 발전된 모습을 보였다.
이번 대회까지 3연속 본선에 오른 팔레스타인은 9경기 만에 첫 승을 거둔 데 이어 처음으로 16강에 오르는 감격을 누렸다.
경기가 끝나고 16강 진출이 확정되자 팔레스타인 선수들은 눈물을 흘리며 기뻐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무차별 공격을 받으며 전란으로 고통 받고 있는 가자지구 주민들에게 위로를 전했다.
"가자지구 주민들, 우리 경기 보면서 행복"
▲ 팔레스타인의 2023 아시안컵 16강 진출을 알리는 아시아축구연맹 ⓒ AFC
팔레스타인 주장 무사브 알바타트는 "우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얼굴을 미소 짓게 하겠다는 명확한 목표를 갖고 왔다"라며 "정신력을 보여준 덕분에 원하는 목표를 이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팔레스타인이 모든 주요 축구 대회에 참가할 권리가 있다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전하고 싶다"라며 "단지 참가에 의미를 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실력을 보여주기 위해서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를 응원하러 카타르에 온 수천 명의 팬들과 전 세계 수백만 명의 팔레스타인 난민이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라고 덧붙였다.
가자지구에서 태어난 모하메드 살레도 "지금 기분을 말로 표현하지 못하겠다"라며 "가자지구 주민들이 우리 경기를 보고 행복해하고 있으며, 우리는 앞으로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팔레스타인 대표팀을 이끄는 튀니지 출신의 마크람 다부브 감독은 "어려운 상황을 겪고 있는 팔레스타인 국민을 기쁘게 해주기 위해 16강 진출이라는 목표를 가지고 이곳에 왔으며, 그 목표를 이뤘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실력에 매우 강한 확신을 갖고 있으며, 16강 토너먼트부터는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다"라며 "앞으로도 지금의 활약을 계속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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