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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약 펼친 아이스하키 선수들, 성인 대표팀에도 소집합니다"

[인터뷰] 3 온 3 아이스하키 은메달 이끈 심서희·박주연, 김도윤 감독

등록|2024.01.26 15:52 수정|2024.01.26 15:52
6년 전 평창 동계 올림픽의 뜨거웠던 순간을 기억하시나요? 1월 19일부터 2월 1일까지 강원특별자치도 강릉·평창·정선·횡성에서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이 열립니다. 오늘의 주인공, 청소년 선수들의 감동의 무대가 펼쳐지는, 다시 강원으로 초대합니다.[편집자말]

▲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여자 3 온 3 아이스하키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심서희 선수가 메달을 들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청소년 올림픽과 성인 올림픽을 통틀어 역사상 처음으로 아이스하키에서의 메달을 따낸 여자 3 온 3 아이스하키 대표팀. 대표팀의 '골잡이' 심서희 선수와 '캡틴' 박주연 선수는 은메달을 들어보이며 한국 아이스하키 새 역사의 주인공이 된 것을 기뻐했다.

학업과 클럽 활동을 병행하면서 아이스하키를 이어온 선수들이기에 기쁨은 더욱 크다. 선수들은 "앞으로 인생에서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청소년 올림픽 때의 경험을 떠올리면서 극복하고 싶다"는 귀여운 각오도 드러냈다.

대표팀 김도윤 감독이 밝힌 '깜짝 선물'도 있다. 이번 대회 주요한 활약을 펼친 선수들 중 일부가 먼 꿈으로만 여겨졌던 성인 대표팀에 소집되어 세계선수권을 위한 담금질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번 대회가 여자 대표팀 리빌딩의 기점이 되는 셈이다.

"항상 지는 법은 없다는 것, 이번에 배웠어요"

이번 대회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기록했던 심서희 선수는 "결승전에서 센 상대를 만났지만, 수비도 열심히 따라다니고 공격 찬스도 잡으면서 최선을 다했기에 기분 좋은 경기였다"라며 결승전을 치른 소감을 전했다.

주변 사람들에게도 '너무 멋있다'라고 연락을 받곧 했다는 심서희 선수는 "아직 메달을 땄다는 것이 실감이 나지 않는다"면서도, "함께하는 친구들이 경기마다 열심히 잘 해준 덕분에 은메달을 이루어낸 것 같아서 너무 기쁘다"고 말했다.
 

▲ 25일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여자 3 온 3 아이스하키에서 은메달을 딴 심서희 선수가 메달과 마스코트 인형 '뭉초'를 들어보이고 있다. ⓒ 박장식


중요한 순간마다 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던 심서희 선수. 하지만 심서희는 "같은 조에서 뛴 친구들이 중요한 순간마다 좋은 패스를 많이 해 준 덕분"이라며 겸손해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때는 관중석에서 경기를 봤다는 심서희 선수. "평창 올림픽 때 관중으로 오면서 올림픽이 생각보다 규모가 엄청 큰 대회였다는 것을 느꼈다. 그런 경기를 이번에는 선수로 뛰니까 색달랐다"는 심서희는 "6년 전에는 관중석에서 응원했는데, 내가 뛰니까 응원 소리를 들으며 경기해서 더 그랬던 것 같다"며 웃었다.

청소년 올림픽을 통해 배운 것도 있다. 심서희 선수는 "우리가 예선전 때 중국에게 졌다가, 준결승에서 다시 이긴 것처럼 '항상 지는 법은 없다'는 점을 배우게 되었다"면서, "앞으로 어떻게든 한다면 잘 되지 않을까 생각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어른스럽게 말했다.

심서희 선수가 꼽은 롤 모델은 자신의 친언니. "친언니도 하키와 공부를 병행하곤 했었다"는 심서희 선수는 "앞으로도 즐겁게, 재밌게 하키 하고 싶다. 앞으로 살면서 많은 일들이 있을 텐데, 그런 일들도 즐기면서 보내는 선수가 되고 싶다. 그러다보면 성인 올림픽도 꼭 나가지 않을까"라며 웃었다.

"롤모델 박종아 선수, 응원 와주셔서 감사했습니다"

이번 대회 선수들의 구심점 역할을 했던 '캡틴' 박주연 선수는 "한국 아이스하키의 첫 올림픽 메달이라 너무 기쁘다"면서, "솔직히 처음에는 이런 성과를 기대하지 못랬는데 연습 기간동안 열심히 잘 해줘서 은메달이라는 좋은 성적을 냈기에 기분도 좋다"며 메달 획득 소감을 전했다.

초등학생 때 이후 처음 '주장'을 해봤다는 박주연 선수. "어색하고 생소하긴 했지만 팀에 역할을 하려고 노력했던 것 같다"고 자신을 돌아봤다.
 

▲ 25일 2024 강원 동계 청소년 올림픽 여자 3 온 3 아이스하키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박주연 선수가 메달과 함께 포즈를 짓고 있다. ⓒ 박장식


아울러 "3 온 3 아이스하키도 평소 하던 5 대 5보다 작은 공간에서 움직여야 해서 생소했다"던 박주연 선수는 "그래도 경기를 하다보니까 이 상황에서는 이렇게 플레이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며 웃었다.

선수들에게 힘이 되어준 '선배'도 있었다. 현역 국가대표인 박종아 선수가 라커룸을 방문하고 경기 역시 관람하기도 했다. 박주연 선수는 "롤 모델로 삼았던 박종아 선수께서 경기를 직접 봐 주셔서 감사했다"며, "과거에 훈련도 우연찮은 기회에 함께 했었는데, 이렇게 우리 경기까지도 방문해주셔서 좋았다"고 고마움을 표했다.

박주연 선수에게 목표는 '성인 올림픽'이다. 박주연은 "박종아 선배와 성인 대표팀에서 같이 뛰고 싶다. 아울러 기회가 주어진다면 성인 올림픽에도 출전해 이번 청소년 올림픽 때처럼 메달을 따고 싶다"며 의지를 불태웠다.

물론 클럽팀에 속해 운동하는 여자 아이스하키의 특성상 학업과 운동을 병행하는 지금의 길이 쉽지만은 않다. 박주연 선수는 "지금은 힘들지만, 나중에 되돌아보면 분명히 좋은 경험이었다고 생각할 것 같다"며, "앞으로도 더 열심히 하겠다"라고 웃었다.

"국민께 응원받아 행복했다... '강원 멤버' 성인 대표팀 콜업"

이번 대회 선수들의 메달을 이끈 김도윤 대표팀 감독은 "사실 누구도 이런 성적을 내리라고 전혀 기대하지 못했다"면서, "선수들이 백지에서 시작했음에도 우리의 시스템을 정말 잘 받아줬고, 열심히 해줬다. 선수들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서 나도 배우는 계기가 되었다"라며 선수들을 칭찬했다.

이번 은메달이라는 성과까지 달성하는 데 어떤 노력이 있었을까. 김 감독은 "승부처나 위기 상황에 대한 대처를 연습하고 대비했다. 특히 한유안 선수가 부상이 있었을 때 라인업 교환 등이나 파워플레이 대책 면에서 시스템적으로 준비를 잘 한 덕분"이라며 이야기했다.

그러며 김도윤 감독은 "선수들이 지쳐 울고, 다쳤음에도 포기하지 않고 잘 해준 덕분이 가장 클 것이다"라며, "어린 선수들이지만 정말 감사하다"라고 고마움을 표했다.
 

▲ 김도윤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 감독. ⓒ 박장식


성인 및 연령별 대표팀을 모두 책임지고 있는 김도윤 감독은 월요일날 성인 대표팀을 소집해 다시 훈련에 들어간다. 봄에 열리는 세계선수권 1A디비전을 대비하기 위한 훈련이다. 김 감독은 "여자 아이스하키가 성장해야 하고, 더 많이 알려져야 하기에 바쁘지만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며 개의치 않아 했다.

그러며 김 감독은 "이번 대회 좋은 활약을 펼친 선수를 이번 대표팀 소집 때 콜업해서 테스트를 해 보려고 한다"며, "이번 대회를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았기에 대표팀의 리빌딩, 세계선수권 대비를 함께 해보려 한다"고 귀띔했다.

김도윤 감독은 "세계선수권은 남자 축구 대표팀이 월드컵 우승을 하는 것보다도 어려운 도전이 될 것"이라며, "이번 세계선수권 목표는 노르웨이를 잡고 1승을 한 다음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며 세계선수권 상대 국가 전력을 경계했다.

김 감독은 끝으로 "국민 여러분께 이번 대회를 통해 한국 여자 아이스하키를 알릴 수 있어서 너무나도 행복했다"고 감사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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