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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지컬 열세' 일본, 이란에 1-2 역전패... 8강 탈락

[2023 아시안컵 8강전] 이란 2-1 일본

등록|2024.02.04 10:15 수정|2024.02.04 10:17

▲ (알라이얀=연합뉴스) 김도훈 기자 = 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 이란과 일본의 경기. 일본 우에다 아야세가 이란 쇼자 칼리자데흐의 깊은 태클에 걸려 넘어진 뒤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일본이 이란의 힘과 높이에 무너지며 4강 진출이 좌절됐다.

일본은 오는 3일 오후 8시 30분(이하 한국시각) 카타르 알라이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과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8강전에서 1-2로 역전패했다.

이로써 4강에 오른 이란은 카타르-우즈베키스탄 승자와 오는 8일 결승 티켓을 놓고 다투게 됐다.

전반전 : 일본, 모리타 선제골로 기선 제압

이날 이란은 4-2-3-1 포메이션을 내세웠다. 최전방에 아즈문이 포진한 가운데 2선에서 모헤비-고도스-자한바크시가 뒤를 받쳤다. 중원은 에자톨라히-에브라히미, 수비는 모하마디-칼리자데-카나니-레자에이안, 골문은 베이란반드가 지켰다.

일본도 4-2-3-1 포메이션을 꺼냈다. 전방은 우에다, 2선은 마에다-구보-도안이 포진했다. 미드필드는 모리타-엔도, 포백은 이토 히로키-도미야스 -이타쿠라-마이쿠마, 골문은 스즈키가 지켰다.

초반부터 두 팀은 좁은 간격을 형성하며 터프한 압박 싸움을 펼쳤다. 전반 13분 자한바크시의 첫 슈팅으로 분위기를 잡은 이란은 16분 강한 전방 압박으로 일본 진영에서 공을 탈취한 후 에자톨라히가 중거리슛을 날렸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일본은 이란의 강력한 피지컬에 다소 고전하는듯 보였지만 지공과 속공을 적절히 섞어가며 점유율을 높이고 주도권을 빼앗았다.

마침내 전반 28분 선제골로 앞서나갔다. 우에다가 등지면서 버틸때 모리타가 쇄도하며 수비를 제치고 공간을 만들었다. 모리타의 오른발 슈팅은 골키퍼 몸에 맞고 높이 떠오르며 골문으로 들어갔다.

점유율에서 밀리던 이란은 전반 38분 모처럼 기회를 잡았다. 고도스가 몸싸움으로 이타쿠라를 따돌린 뒤 시도한 슈팅은 골문 오른편으로 빗나갔다.

일본은 수비 라인을 높게 올리고 일사분란한 간격 유지로 이란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이란은 전방으로 롱패스와 제공권 장악을 통한 세컨볼 확보에 치중했는데 좀처럼 먹혀들지 않았다.

후반전 : 이란, 피지컬 우위 앞세워 극적인 역전승

후반 초반까지는 일본의 페이스였다. 후반 5분 이토 히로키의 크로스에 이은 우에다 헤더가 골문 위로 떠올랐다. 7분에는 마에다의 전방 압박 성공 이후 구보가 오른발로 때린 슈팅이 크게 벗어났다.

이란은 후반 찾아온 첫 기회를 잘 살렸다. 후반 10분 스즈키 골키퍼의 롱킥이 이란에게 전달되면서 공격 상황이 이뤄졌다. 아즈문의 절묘한 뒷 공간 스루패스를 받은 모헤비가 골키퍼와의 일대일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1-1 동점 이후 이란의 기세가 완전히 올라왔다. 후반 18분 아즈문이 수비 2명을 제치고 득점까지 터뜨렸으나 오프사이드가 선언됐다. 후반 21분 오른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모헤비가 달려들며 헤더로 연결한 공이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일본은 마에다, 구보 대신 미토마, 미나미노를 넣으며 2선을 정비했다. 이란은 줄곧 피지컬의 우세함으로 일본 수비를 흔들었다. 후반 27분 왼쪽 모하마디의 크로스에 이은 아즈문의 헤더가 골포스트 왼쪽으로 벗어났다.

일본은 실점 이후 이란에게 완전히 중원을 장악당하며 반전을 만드는데 실패했다. 후반 추가시간 3분 이타쿠라와 도미야스가 엉키면서 클리어하지 못했다. 이 틈을 타 카나니가 쇄도할때 이타쿠라에게 걸려넘어져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후반 51분 키커로 나선 자한바크시가 성공시키며 극적인 대역전극의 종지부를 찍었다.

이란 갈레노에이 감독의 노림수 적중

이번 아시안컵 8강전에서 한국-호주와 더불어 최고의 빅매치였다. 우승후보이자 피파랭킹에서도 아시아 국가 중 1, 2위에 올라 있는 일본(17위)과 이란(21위)의 맞대결이라 관심을 모았다.

앞선 두 팀의 행보는 대조적이었다. 특히 일본은 조별리그 2차전에서 이라크에 1-2로 충격패를 당하며, 언더독 반란의 희생양이 됐다.

흔들리던 일본이 분기점을 마련한 건은 마지막 인도네시아전이었다. 주전 8명을 대거 교체해 승리를 거두고 D조 2위로 16강에 올랐다. 바레인과의 16강전에서도 비슷한 라인업으로 3-1로 승리했다. 지난 2경기를 통해 일본의 경기력이 점차적으로 올라오는 모습이었다.

이란은 조별리그부터 3연승을 기록, 탄탄한 조직력으로 우승후보의 위용을 뽐냈다. 16강 시리아전에서는 예상 외로 고전했다. 12개의 유효슈팅 중 타레미의 페널티킥 선제골을 넣는데 그칠만큼 골 결정력 부족을 노출한 것이다.

두 팀 모두 불안요소가 존재했다. 일본은 주축 윙어 이토 준야가 성폭행 논란으로 퇴출되는 악재를 맞았다. 반면 이란은 16강전에서 타레미의 퇴장 징계로 일본전에 나설 수 없었다.

이란은 전반 내내 일본을 맞아 고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피지컬의 우세를 앞세운 공격으로 끝내 일본을 무너뜨렸다.

특히 이란의 갈레노에이 감독은 4경기 연속 주전으로 나선 왼쪽 윙어 가예디를 과감하게 벤치에 내리고, 피지컬이 좋은 모헤비를 선발로 낙점한 판단이 적중했다.

후반 초반 모헤비의 동점골을 기점으로 경기 흐름이 이란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결국 이란은 종료 직전 자한바크시의 페널티킥 역전골로 연장 승부 없이 90분 안에 승리를 거뒀다.

2011년 우승 이후 13년 만에 아시아 정상을 노린 일본은 4강에도 오르지 못하며 쓸쓸히 퇴장하고 말았다.

2023 AFC 아시안컵 8강전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 카타르 알라이얀 - 2024년 2월 3일)
이란 2 - 모헤비 (도움:아즈문) 55' 자한바크시(PK) 96+'
일본 1 - 모리타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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