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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컷오프' 수용한 김성태... '핵관' 관련 질문엔 답 피해

국민의힘 공천 배제에 반발하던 김성태, '백의종군' 선언... 한동훈 달래기 통했나?

등록|2024.02.14 12:10 수정|2024.02.14 17:30

▲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원내대표가 14일 입장발표 기자회견 후 국회 소통관에서 나오고 있다. 김 전 원내대표는 국민의힘 총선 후보 부적격 판정을 받았다. ⓒ 연합뉴스


"당의 결정을 겸허히 수용한다."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서 '컷오프(공천 배제)'됐던 김성태 전 국회의원이 당의 입장을 수용했다. 김 전 의원은 14일 오전 국회 소통관 기자회견장에서 마이크를 잡고 "이제 물러서야 할 시간"이라며 공천 결과를 받아들였다.

"저의 작은 희생이 승리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미리 준비한 기자회견문을 꺼내든 김성태 전 의원은 "깊이 고민했다. 아쉽고 서운한 마음은 지금도 달랠 길이 없다"라며 "격동의 시간들이 만들어낸 상처는 저에게 아직 채 아물지 않은 흉터로 남아 있다. 그로 인해 저는, 지난 총선에서 불출마를 해야 했고, 지난 대선에서도 백의종군을 해야 했다"라고 회고했다.

그는 "이제 우리 당의 '시스템 공천' 결과를 받아들이려 한다"라며 "당과 민주주의에 대한 헌신과 기여로 답해주신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께 심심한 감사의 말씀도 전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저는 이제 물러서지만, 이번 총선 우리 당의 승리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미력이나마 최선의 노력을 경주할 것"이라며 "저는 멈추지만, 저는 결코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번 총선에는 출마하지 않지만, 정치 여정은 계속 해나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저의 작은 희생이 우리 당 승리의 밀알이 될 수 있다면, 저는 기꺼이 그 길에 나서겠다"라며 "저는 또다시 백의종군의 길을 택하지만, 저는 언제나 여러분의 곁에 남아있을 것이다. 승리의 길에 여러분과 함께하겠다"라고도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자신의 유죄 확정 판결에 대해 "억울한 누명을 만들어 씌우는 정치보복 수사"라고 규정하며 재차 억울함을 호소했다. 그러나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이제 울분을 내려놓고자 한다"라며 "오로지 이번 총선에서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제 갈 길을 가고자 한다"라고 기자회견을 마무리했다.

이후 기자들은 그에게 처음 제기했던 핵관 관련 문제에 대한 주장도 철회하는 것인지, 공천관리위원회가 당초 컷 오프 사유를 구체적으로 설명했는지 등 여러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김 전 의원은 "기자회견 내용 이상도 이하도 말할 게 없다"라며 민감한 질문에 대해서 구체적인 답을 하지 않은 채 자리를 떠났다.

4대 부적격 비리에 도덕성 기준 못 넘어... 한동훈 "함께하자"

서울 강서구을에서 3선을 한 바 있는 김성태 전 의원은 차기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당에 공천을 신청했지만, 면접 기회조차 얻지 못하고 '원천 배제'됐다.

김 전 의원에겐 과거 이석채 전 KT 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 채택을 무마해주는 대신 딸이 KT 정규직에 특혜 채용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검찰은 그를 뇌물 수수 혐의 등으로 기소했고, 대법원은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형을 확정했다. 그러나 지난해 윤석열 대통령이 그를 특별사면하며 피선거권이 복구됐다. 총선 도전이 가능해진 것.

하지만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회는 특별사면 여부와 별개로 그를 '공천 부적격자'로 분류해 탈락시켰다. 앞서 공관위는 4대 부적격 비리(입시·채용·병역·국적)에 해당해 형사처벌을 받은 경우, 사면·복권됐더라도 공천에서 배제한다는 기준을 세운 바 있다.
 

▲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 지지자들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김 전 의원이 총선 공천 심사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것에 대해 항의하고 있다. ⓒ 유성호


그러자 김 전 의원은 이같은 공천 룰이 설정된 배경에 소위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의 입김이 작용했다며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기자회견을 열고 "이 참담한 결과는 우리 당과 대통령 주변에 암처럼 퍼져있는 소위 '핵관'들이 만들어낸 결과"라고 주장하며, 박성민·이철규 두 의원을 겨냥했다. 이에 이 의원은 "말조심 하라"라고 불쾌한 감정을 숨기지 않으며 강대강 충돌이 빚어졌다. 김 전 의원 지지자들은 당사 앞에서 항의 집회를 열기까지 했다.

이처럼 김 전 의원이 공천 결과에 불복 움직임을 보이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직접 달래기에 나섰다. 한 비대위원장은 지난 13일 비상대책위원회 회의에서 "김성태 전 의원은 과거 단식으로 드루킹 특검을 관철함으로써 민주주의가 훼손되는 것을 온몸으로 막았던 분"이라고 치켜세우며 "저는 김성태 전 의원과 함께 이번 4월의 승리를 만들고 싶다. 김성태 전 의원께서도 우리와 함께해 주실 것이라고 저는 기대한다"라고 이야기했다. 결과적으로, 한 비대위원장의 이같은 요청을 김 전 의원이 받아들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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