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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자율' 아닌 '강제'평가?

경기도교육청 공문에 일선 교사 "무조건 참여하라고 했다"

등록|2024.02.15 17:49 수정|2024.02.15 20:18

▲ 경기도교육청의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관련 공문 © 전교조 경기지부 ⓒ 교육언론창


경기도교육청이 이 지역 모든 중학교에 학업성취도 자율평가와 관련 공문을 보내고 운영 및 시행 환경 점검 결과를 제출토록 해 '자율'이 아닌 '강제' 평가가 아니냐는 반발을 사고 있다.

15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아래 전교조) 경기지부에 따르면 최근 도교육청은 교육지원청을 통해 관내 중학교에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운영 및 시행환경 점검 결과 제출'이라는 제목의 공문 보냈다.

공문은 오는 2월 20일부터 4월 30일까지 평가를 시행하고, 시행 7일 이후 평가결과서를 공개토록 하고 있다.

공문에는 '책임교육학년(1학년) 전체 학생이 참여하도록 적극 협조'라고 밝히면서, 평가 시행 전에 '학교별 평가 시행일', '시행 과목', '시행 방법' 등 평가 개요와 평가를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을 점검하고 그 결과를 2월 말까지 제출할 것을 요청했다.

지난해까지 평가는 평가 실시 여부뿐만 아니라, 평가 대상 학년도 학교가 선택해서 실시했다. 하지만 올해는 평가 대상을 1학년으로 못 박았으며, 평가 실시 또한 '전 학생의 참여 적극 협조'라는 문구와 함께 평가 사전 점검까지 '강제'하고 나선 것이다.

실제로 지난 14일 용인지원교육청의 평가와 관련, 학교 담당자 온라인 연수에 참가한 한 교사는 "학교가 선택해서 실시하는 것이냐고 물으니까, 지원교육청 담당자가 '모든 학교가 필수적으로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을 위한 인터넷망 등을 사전에 점검하라'고 했다"며 "이곳뿐만 아니라, 다른 지역에서도 1학년 모든 학생이 참여하도록 압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사는 이어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라고 하지만, 실제로는 강제 일제고사로 시행되고 있다"며 "학업성취도 자율평가는 학교 재량에 의해 자율 선택해서 실시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도교육청의 '압박'의 배경에는 교육부의 '평가지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2024년 교육부 시도교육청 평가지표 편람의 '학력향상 지원 강화' 항목에는 '책임교육학년 맞춤형 학업성취도 자율평가 참여율'이 명시돼 있다. 이 때문에 해당 공문이 참여율이 저조할 경우 교부금이 삭감되고 기초학력 향상 지원 인력도 배정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전교조 경기지부 정부교 정책실장은 "자율이 아니라 모든 학교에 평가 시행을 위한 환경 점검 및 결과서를 제출하라는 것은 행정폭력이나 다름없다"며 "강제적 시행은 학생을 경쟁으로 내몰고 학생을 성적으로 줄세우는 것과 다름없다"고 밝혔다.

교육언론[창]은 관련해서, 경기도교육청과 용인지원교육청 등에 확인 전화했지만 담당자 부재 등을 이유로 답변을 듣지 못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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