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늘봄학교 기간제 교사 채용공고 미달... 지원자 0명도
10개 시·군 교육지원청 일제히 1차 공고 냈으나 응시자 부족... '기간제 교사 운영' 문제제기
▲ 충북교육청 천범산 부교육감이 기자들에게 늘봄학교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모습.(충북교육청 제공) ⓒ 충북인뉴스
충북교육청이 기간제 교사 80명을 채용해 '누구나 누리고, 누구나 만족하는 충북 늘봄학교'를 운영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학교 현장에서는 첫 출발부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단 늘봄 업무를 담당할 기간제 교사 채용부터가 문제다. 충북의 10개 시군 교육지원청은 지난 7일~8일 일제히 기간제 교사 1차 채용공고를 냈으나, 모든 지역에서 미달사태를 빚었다.
충북의 모든 교육지원청은 현재 2차 공고를 낸 상태로 오는 19일~21일까지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2차 공고 이후에도 미달될 경우에는 각 학교의 교장이 자체적으로 '알아서' 기간제 교사를 채용해야 한다.
도교육청은 '누구나 누리고, 누구나 만족하는 늘봄학교'를 표방하고 있지만, 학교 현장은 첫 출발부터 험난한 상황에 놓인 것이다.
사람이 없다... 응시 자격 초등→중등으로 확대
늘봄학교 업무를 위해 채용된 기간제 교원은 수업이 아닌 행정업무를 전담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사에 대해 전담인력 배치가 본격적으로 이뤄지기 전, 올해까지만 과도기적으로 배치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
일단 충북에서는 기간제 교사 인력 자체가 적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다수의 관계자들은 "특히 농어촌 지역, 도심에서 떨어진 지역의 학교에서는 기간제 교사를 채용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입을 모았다.
교육부는 인력난을 우려해 늘봄학교 기간제 교사 채용시 그 자격을 '초등교육 자격증 소지자'에서 '중등교육 자격증 소지자'로 확대시켰고, 상당수 지원청에서는 2차 공고 때 응시 자격을 중등으로 확대했다.
그러나 교육계 관계자 A씨는 "학교에는 각종 정원외 기간제 교사가 많다 보니 인력풀이 너무 부족한 상황이다"라며 "(자격을 중등으로 확대했다 해도)얼마나 응시할지 여전히 미지수"라고 전했다.
또 "사람이 없다고 해서 초등과 중등의 급간을 무시하고 선발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생각한다. 중등에서 초등자격이 있는 사람을 뽑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각각의 전문 분야가 있는 것인데 아쉬운 결정이다"라고 했다.
현재 도교육청에서는 늘봄 기간제 교사 인력난과 관련해 특별한 입장을 밝히고 있지는 않다.
늘봄지원실이 설치되는 내년 이후에도 뚜렸한 대안이 없다. 도교육청의 한 관계자는 "교육부에서 받은 내용이 아직 없다"라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최근 보도자료를 통해 "1학기에 늘봄학교를 우선 도입하는 100개 학교와 교육지원청 늘봄학교지원센터에 관련 행정업무를 지원하는 전담인력 125명 및 자원봉사인력 100여 명을 추가 배치하여 늘봄학교 운영을 지원하고, 늘봄학교지원센터를 통한 총괄 지원체제 구축을 통해 프로그램 외부강사 채용·심사, 관련 회계업무, 전담인력 연수 및 컨설팅을 통해 늘봄학교 지원 및 운영 역량을 높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비정규직 행정인력으로 교육격차 해소할 수 있나"
기간제 교사로 늘봄학교를 운영하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있다.
전교조는 이미 늘봄학교 담당 인력이 기간제 교사 또는 비정규직 행정인력으로 충원되는 것에 대해 반대입장을 낸 바 있다.
전교조 기간제교사특별위원회는 지난 1월 "교육부는 늘봄학교 인력을 비정규직 행정인력으로 채우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으나 우리가 여러 차례 경험했듯이 비정규직 행정인력으로 교육부가 구상한 '학부모의 돌봄부담을 줄이고 출발점 시기의 교육 격차'를 해소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 했다.
또한 응시 자격을 중등으로 확대할 경우,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는 초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에 비해 80%만 그 경력을 인정, 호봉승급의 손해를 끼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전교조 충북지부의 이수미 정책실장 또한 "기간제 교사 채용과 관련해서 지원청마다 상황이 다 다르다. 모든 학교에 기간제 교사를 준다는 것도 아니고 채용도 제대로 되지 않아 결국 업무가 교사들에게 오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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