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장] 잘려나간 나무... 세종보 담수 중단해야
16일 공사현장에서 목격한 것들... 환경부는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라
▲ 쌓여 있는 버드나무 쓰레기 ⓒ 이경호
16일 충남 세종보 공사현장을 찾았다. 중장비가 강에서 붉은색 흙을 파해치고 있는 세종보 현장은 그야말로 이판사판 공사판이 됐다. 자리를 지키고 있던 새들은 사라졌다. 새들이 있어야 할 자리에는 공사를 진행하는 사람들과 중장비만 가득했다. 공사장 하류에 설치된 오탁방지막은 흙탕물을 제대로 걸러내지 못한 채 장식처럼 현장을 지키고 있었다.
머지 않은 봄 새순을 틔워야 할 버드나무는 모조리 잘려 버렸다. 잘린 버드나무는 세종보 좌안에 작은 산을 이루어 쌓여진 버드나무가 죽음의 세종보를 증명해주고 있었다. 생명이 있어야 할 세종보는 이제 죽은 강의 모습을 여과 없이 보여주고 있었다. 세종보는 4대강 정비사업이 있었을 때 벌어졌던 일이 다시 마주하는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현장이 됐다. 일부 보 수리를 마친 고철 쓰레기와 벌목과정에서 버려진 쓰레기가 세종보 좌안에 쌓여 있었다.
멸종위기종에 대한 대책도 마련하지 못한 채 사업이 강행되면서 현장에서 사라진 야생동물들은 이제 갈 곳이 없어졌다.
세종보에는 92억 원을 들여 만든 소수력발전소가 위치해 있다. 물의 낙하차를 이용한 소수력발전소를 재가동하기 위한 보강공사도 진행 중이었다. 세종보는 3개의 소수력발전소 설비가 있지만 2012년 완공 이후 대부분 3개를 모두 가동한 적이 없다. 가동율도 매우 낮은 설비인 소수력발전을 다시 가동한다는 것 자체도 난센스다.
이를 무시한 채 정쟁의 도구로 세종보 담수하는 것은 중단돼야 한다.
▲ 보 수리과정에서 나온 철제 쓰레기 ⓒ 이경호
▲ 소숡 발전소 재가동을 위해 수리중인 모습 ⓒ 이경호
▲ 버드나무가 베인 세종보 상류 ⓒ 이경호
▲ 세종보 상류에 월동했던 멸종위기종 큰고니 ⓒ 이경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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