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 학생부에 적는다면... 과격, 교육개념 없음"
[인터뷰] 민주당 인재영입 12호 초등교사노조 백승아 전 부위원장
▲ 국회 진출을 앞둔 초등교사노조 백승아 전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불통, 졸속, 무능"이라고 평가했다. 교육언론[창]은 지난 16일 오후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백 전 부위원장과 인터뷰를 했다. © 교육언론[창] ⓒ 교육언론창
더불어민주당 인재영입 12호이자 오는 4월 국회의원선거 출마를 앞둔 초등교사노동조합 백승아(39) 전 부위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해 "불통, 졸속, 무능"이라며, 학교생활기록부에 빗대 "산만하고 사려가 깊지 못하다"고 평가했다.
교육언론[창]은 백승아 전 부위원장과 서면인터뷰 이후 지난 16일 오후 4시부터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에서 한 시간가량 인터뷰했다. 백 전 부위원장은 현재 날마다 강원도 원주에 있는 자택과 서울을 오가며 양육과 더불어민주당 간담회 참석 등 향후 국회 활동 준비를 병행 중이었다.
학폭 전담조사관 도입에 대해 "교사들이 원했던 것은 학폭업무를 경찰로 이관해 달라는 것인데 오히려 학교에 퇴직경찰관이 들어오고, 이를 교사들이 관리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교사들의 학폭업무 경감에 대한 정답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터뷰 도중 교사의 정치 참여의 중요성을 여러 번 강조했다. 그는 "나를 뒤이은 많은 교사들은 사직이 아닌 휴직을 하고 교육감, 국회의원, 시의원, 도의원으로 진출해야 한다"며 "강민정 국회의원이 나에게 조언과 격려를 한 것처럼, 나도 다른 교사들에게 나의 경험을 기반으로 조언과 격려를 하고, 이들과 함께 공교육 정상화를 위해 연대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사노조 활동가로서 '교사 편향'을 우려하는 일부 학부모의 목소리에 대해 "우려를 많이 들었다"며 솔직한 속내를 털어놨다. 그는 "교권보호를 위해 앞장선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며 "교사이면서도 긍극적으로 세 아이의 엄마이다. 교사와 학부모 모두의 이야기를 공평하게 잘 듣고 신중하게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인터뷰 말미, 4년 뒤 자녀들과 제자들 그리고 "무엇보다 나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런 의원이 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충북 충주시가 고향인 백승아 전 부위원장은 강원도 원주시 봉대초 교사로 강원교사노동조합위원장 출신이다. 지난해 12월 제3대 초등교사노조 위원장 선거에서 정수경 위원장의 러닝메이트로 수석부위원장에 당선됐다. 17년 차 교사인 그는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보호와 관련, 교사들의 입장을 대변하며 적극적인 활동을 펼쳐 교사들로부터 신뢰를 받아왔다. 세 아이의 엄마이면서 평소 지역의 시민운동에도 적극 참여해, 지난 1월 더불어민주당의 인재 영입 대상으로 발탁됐다.
▲ 인터뷰 도중, 자신의 세 아이와 제자들을 언급하면서 눈시울을 붉히는 백승아 전 부위원장. ©교육언론[창] ⓒ 교육언론창
다음은 서면과 대면인터뷰를 요약한 내용.
- 처음 영입 제안이 왔을 때와 그리고 학교를 그만둘 때 심정은?
"국회라는 미지의 세계에 몸담게 되는 것이 두렵고 떨리기도 하지만 학생들에게 진정한 배움이 일어나는 교육환경을 만들기 위해 국회에 입성하기로 했습니다. 교사들이 더 이상 목숨을 잃거나 가르칠 의욕을 잃지 않고 아이들을 행복하게 가르칠 수 있도록 국회 안에서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하겠습니다. 사직서 쓰는 날에는 많이 울었습니다. 제가 정치를 그만두더라도 다시 학교로 돌아오고 싶은데 돌아올 수 없어서 너무 슬프고 눈물이 났습니다."
- 지역에서 온라인 맘카페를 운영하게 된 동기는?
"2017년 원주에서 폐플라스틱, 폐타이어 등의 쓰레기를 태워 열을 만드는 SRF열병합발전소 건립을 추진했습니다. 원주는 분지라서 미세먼지가 심각하기 때문에 맘카페를 만들어 발전소의 위험성을 알렸습니다. 겨울에 갓난아이를 업고 1인시위하는 사진을 올렸더니, 주위 많은 엄마들이 힘을 모으기 시작했고, 이후 함께 시의원과 국회의원, 시장을 찾아가고, 대규모 집회를 네 번이나 열었습니다. 몇 년간의 싸움 끝에 결국 발전소는 무산됐습니다. 엄마들이 시민운동의 새 역사를 썼다고 자부합니다.
현재 그 카페 회원 수는 6만9000여명으로 강원도에서 가장 회원 수가 많은 맘카페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회원들과 함께 연말에는 '산타맘'이 되어 보육원 아이들에게 선물을 전하고 코로나 시국에 판로가 없어 힘든 소상공인을 위해 두레장터를 만들어 소비자와 생산자를 이어드리고, 독거노인들을 위해 김장을 해서 나눠드리는 활동도 지속적으로 해나가고 있습니다."
- 교권 보호를 위한 교사 집회를 함께 하면서 보람과 성과, 그리고 아쉬운 점은?
"집회를 통해 그동안 가려져 있던 학교 현장의 민낯이 드러났습니다. 현장 교사들은 무분별한 아동학대 신고와 악성 민원, 교육 외적인 업무 때문에 고통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집회 이후 노조와 국회, 정부가 합심하여 교권 4법을 개정하였고, 학생 생활지도 고시가 제정, 시행된 점은 큰 성과라고 봅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아직도 교사의 생활지도가 아동학대로 신고당하고, 학생분리 제도는 공간과 인력이 없어 무용지물이 되고 있으며 교사들은 여전히 악성 민원에 시달립니다. 근본적이고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합니다."
- 지난 2년여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을 총평 한다면?
"간단히 표현하자면 불통, 졸속, 무능입니다. 현장의 목소리를 듣지 않고 유보통합과 늘봄학교 등을 밀어붙이니 불통입니다. 유보통합은 사전 준비나 예산없이 진행하고, 늘봄학교는 예산은 물론, 인력과 공간도 없이 전면 도입하는 것이니 졸속입니다. '만 5세 취학' 정책을 내놓았다가 학부모의 반발에 밀려 취소하는 무능을 드러냈습니다.
그 외 사교육 카르텔 척결, 수능 킬러문항 출제 금지, 2028학년도 대입제도개편안, 의대 입학 정원 증설 등 각종 교육정책에서도 불통, 졸속, 무능의 모습은 마찬가지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정책 평가를 학교생활기록부의 행동 발달로 표현해 본다면, '과격한 언어와 행동으로 자주 갈등을 일으키며, 산만하고 사려깊지 못함. 교육에 대한 기초와 기본개념이 형성되지 않아 이를 갖추기 위한 많은 준비와 노력이 요구됨'이라고 기록할 것 같습니다."
- 국회의원이 된다면, '1호 법안'은 무엇으로 하고 싶은지?
"하고 싶은 것이 너무 많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교사가 수업과 연구 등 교육의 본질에 집중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만드는 것이 '1호 법안'이 될 것입니다.
서울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사들이 외쳤던 것은 '정상적인 교육이 가능하게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교사의 정당한 교육행위가 더 이상 아동학대로 신고당하지 않는 안전한 교실이 되어야 교사도, 학생도 행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를 뒷받침하는 입법 활동을 가장 우선적으로 하고 싶습니다.
교사의 정치기본권을 보장하는 법 개정도 가장 하고 싶은 일 중의 하나입니다. 교사들이 적극적으로 국회의 입법과정에 참여해야 전문성 있는 교육 관련 법안 마련이 가능하며, 이 또한 교사들이 수업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일이기도 합니다."
- 세 아이의 어머니로서 현재 학교 교육의 문제점을 지적한다면?
"엄마로서 보는 교육의 문제점은, 교육이 아이들이 타고난 장점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아니라 일렬로 줄을 세우고 낙인을 찍는다는 것입니다. 모든 아이는 저마다 개성이 있고 장점과 약점이 다르며 성장의 속도도 다릅니다.
과도한 사교육을 불사하면서까지 아이들을 극심한 경쟁으로 몰아넣으니 아이들은 '나만 잘되면 된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아이들이 나를 사랑하고, 서로를 배려하는 건강한 민주시민으로 자라는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 학생 각자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교육환경이 조성되어야 합니다."
- 평소 우리나라 입시 제도에 대해 견해는? 그리고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내신과 수능의 절대 평가 지향, 대학의 균형 발전이라는 이상에 원칙적으로 동의합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시행된 다양한 교육정책들이 왜 경쟁교육을 오히려 강화하기만 했는지, 왜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강화되어 버렸는지 등에 대한 냉정한 평가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령인구의 급격한 감소와 지방대학 소멸의 위기에도 취업과 미래가 보장되는 소수의 명문대를 진학하기 위해 재수, 삼수를 넘어 N수를 불사하는 사회 분위기는 반드시 바꾸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 문제는 우리 자녀들의 몇 년 후 미래이기도 합니다. 국민 여러분과 교육 전문가들의 다양한 견해를 경청하면서 현실적이면서도 지속가능한 대입 정책의 수립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늘봄학교 운영에 대한 생각은?
"저출생시대에 맞벌이 학부모를 위한 질 높은 돌봄이 필요하다는 데에는 적극 공감합니다. 하지만 제가 우려하는 것은 인력과 예산의 투입 없는 질 낮은 돌봄이 되는 것입니다. 돌봄 수요가 많은 지역은 대부분 과밀학급이 있는 큰 도시지역입니다. 이들 지역은 과학실이나 가사실 등을 없애거나, 1학년 교실을 빌려서 늘봄교실을 한다는 것입니다. 알아봤더니, 이들 교실에 매트리스를 깔고서는 늘봄교실을 하겠다는 겁니다. 아이들이 하루종일 딱딱한 걸상에 앉아 있는데, 방과후에는 편하게 쉬고 뛰어놀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밤 8시까지 딱딱한 교실 바닥의 매트리스 위에서 시간을 보내야 한다면 어느 부모가 좋아하겠습니다. 문제는 이런 질 낮은 돌봄은 교사의 업무 부담을 증가시키기 때문에 기존 수업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는 것입니다."
- 학폭업무의 학폭 전담조사관 이관에 대해서는?
"교사가 원했던 것은 학폭 조사업무가 힘들기 때문에 학폭업무를 경찰로 이관해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결국 퇴직경찰관이 학교로 들어오고 그 관리를 교사들이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조사관의 조사 일정도 교사가 잡아줘야 합니다. 그리고 조사관이 학생을 조사할 때 교사도 함께 참여해야 합니다. 교사 입장에서는 하던 일을 그대로 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만약에 조사관과 학부모, 학생 사이에 문제가 생기면 이에 대한 민원은 또 교사가 맡게 될 것입니다. 이런 사실이 알려지면서 교사들은 '차라리 바뀌지 않는 게 좋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학생의 입장에서도, 퇴직경찰관이라지만, 그래도 경찰관이 자신을 조사하면 얼마나 두렵겠습니까? 그리고 '혹시 내가 범죄자인가'라는 생각을 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의 교육적인 측면에서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 백승아 전 부위원장은 인터뷰 중 교사들의 정치기본권 보장을 여러 번 강조하면서 "교사들의 정계 진출이 많이 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교육언론[창] ⓒ 교육언론창
- 일부 지역에서 학생인권조례가 교권추락의 원인이라며 인권조례 폐지 움직임도 있는데?
"학생인권조례 때문에 교권이 추락한 것은 아닙니다. 학생인권조례와 교권은 상충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존중되어야 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학생인권이 너무 부각되다 보니, 교사의 수업권이 상대적으로 낮아 보였을 수도 있습니다. 필요하다면 개정 정도는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상황에서 학생의 소지품 검사를 해야 하는데, 학생인권조례가 이를 금지하고 있다면, 학교장 승인 등 일정한 절차를 거쳐 소지품 검사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그래야 교실의 붕괴를 막고 대다수 학생의 학습권이 보장됩니다."
- 교사들의 정치기본권 보장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지?
"제가 영입 제안을 받은 뒤, 사직을 해야 한다는 점이 가장 고심했던 부분입니다. 교사는 정치를 할 수 없는 존재입니다. 교사는 정당에 가입할 수도 없고, 정치인에게 후원할 수도 없습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가입 회원국 중에서 정치기본권이 없는 교사는 대한민국 교사뿐입니다.
저는 교권추락과 학교붕괴는 정치기본권을 보장받지 못한 교사들이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 부작용이라고 생각합니다. 제가 물꼬를 트고, 저 뒤에 많은 교사가 사직이 아닌 휴직을 하고 교육감과 국회의원, 시의원, 도의원이 되어서 아이를 잘 키울 수 있는 나라를 함께 만들었으면 좋겠습니다.
평교사 출신 강민정 의원께서 이번에 많은 조언과 격려를 해주셨습니다. 저도 뒤이어 정치에 입문하는 교사들에게 그런 조언과 격려를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혼자서 하는 것보다 여럿이 함께 연대해서 (공교육정상화를 위해) 같이 노력하고, 설득해 나가면 좋겠습니다."
- 혹시 교사 편향적이지 않을까하는 학부모도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각은?
"그런 우려를 많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전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제가 서이초 교사 사망 이후 교권보호를 위해 앞장선 가장 큰 이유는 아이들의 학습권을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저는 교사이지만 궁극적으로 세 아이의 엄마입니다. 제가 시민운동을 시작한 것도 우리 아이들을 환경에 오염시키지 않고 건강하게 잘 키우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교사노조활동도 교실붕괴를 막고 우리 세 아이를 포함한 모든 학생을 잘 가르치고 싶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제가 교사만 대변한다면, 설득력도 없으며, 다른 사람들, 특히 교사들로부터도 공감을 얻지 못할 것입니다. 저의 강점이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잘 듣는 것입니다. 교사와 학부모 모두의 이야기를 잘 듣고 신중하게 판단하겠습니다."
- 끝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사실 교육계를 대표해서 민주당에 영입되다 보니, 바라보는 눈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솔직히 말해서 굉장히 어깨가 무겁습니다. 잘하고 싶습니다. 4년 뒤 제가 가르쳤던 제자들로부터 '선생님 제자라는 게 너무 자랑스러워요' 라는 말을 듣고 싶습니다. 그리고 우리 세 아이들에게 '국회에서 이런저런 좋을 일 많이 했어'라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무엇보다 저 스스로에게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런 의원이 되고 싶습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교육전문언론 교육언론[창](www.educhang.co.kr)에서 제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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