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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 "2000명 증원은 최소한" 타협론 일축

20일 국무회의서 의대 증원 반대 논리 반박 "집단적인 진료 거부는 절대 안 돼"

등록|2024.02.20 15:24 수정|2024.02.20 15:39

▲ 윤석열 대통령이 20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4.2.20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0일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대한 전공의 사직, 의대생 휴학 등의 움직임에 대해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연간 2000명이라는 증원 규모에 야당이 타협론을 제기하고 나선 것은 "허황된 음모론"이라고 일축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모두발언을 하면서 의대 증원에 대한 반대 논리를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일은 국가안보, 치안과 함께 국가가 존립하는 이유이자 정부에게 주어진 가장 기본적인 헌법적 책무"라며 "국가는 의료 자원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의사는 군인·경찰과 같은 공무원 신분이 아니더라도, 집단적인 진료거부를 해서는 절대 안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헌법 수호 차원에서 집단 진료거부에 대응하겠다는 경고로 풀이된다.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 허황된 음모론"

윤 대통령은 2022년 7월 서울아산병원 간호사가 근무 중 뇌출혈로 쓰러졌지만 수술을 받지 못하고 숨진 사건을 언급하면서 "우리 필수 의료의 심각한 상황을 여실히 보여준 사건"이라며 "필수의료가 아닌 비급여 진료에 엄청난 의료 인력이 유출되어 필수의료에 거대한 공백이 생긴 현실을 우리 국민은 늘 마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지금까지 의사 증원을 여러 차례 시도했으나 실패와 좌절을 거듭해 왔다"며 "이제 실패 자체를 더 이상 허용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렸다"고 짚었다.

윤 대통령은 "일각에서는 2000명 증원이 과도하다고 주장하며 허황된 음모론까지 제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20년 가까이 해묵은 문제를 해결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준비하기에는 이 숫자도 턱없이 부족하다. 2000명 증원은 말 그대로 최소한의 확충 규모"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음모론'은 전날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내놓은 증원 규모 타협론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연간 2000명 증원 계획에 대해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요구를 던진 다음에 혼란과 반발을 극대화해서 국민의 관심을 끌어모은 연후에, 누군가가 나타나서 규모를 축소하면서 원만하게 타협을 끌어내는 그런 정치 쇼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 대표는 의과대학들이 이 증원 규모를 수용해 교육하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하면서, 민주당이 의사협회와 협의에 나서겠다고 했는데, 윤 대통령은 이를 일축하면서 정부 원안을 강조한 것이다.

"의료 역량은 세계 최고인데... 지역 의료 현실은 비참해"
 

발걸음 옮기는 의료진들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1∼3년 차를 포함한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제출한 지난 1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세브란스병원에서 의료진들이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 이정민


윤석열 대통령은 각 의과대학의 학생 숫자가 크게 늘어나 의학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의사단체의 주장에 대해서도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윤 대통령은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정원은 현재 한 학년 135명입니다만, 지금부터 40년 전인 1983년에는 무려 260명이었다"며 "경북대학, 전남대학, 부산대학 등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 의과대학들도 모두 마찬가지 상황"이라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정원이 더 많았던 그때 교육받은 의사들의 역량이 조금도 부족하지 않았다. 오히려 이분들이 뛰어난 역량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올려놨다"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대한민국 의료 역량은 세계 최고다. 그러나 환자와 국민들이 지역에서 마주하는 의료 서비스의 현실은 너무나 실망스럽고 어떻게 보면 비참하기 짝이 없다"며 "의료인 여러분, 더이상 늦출 수 없는 의료개혁에 동참해 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또 그는 "의대 증원은 국가 미래 전략 산업인 첨단 바이오 헬스케어 산업을 위한 의과학자와 의료 사업가 양성을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 분야는 임상 경험이 풍부한 의사들의 진출이 필수적이고, 엄청난 고소득 양잘의 일자리를 창출하며, 우리나라의 중요한 미래 성장 동력"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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