맥주집서 관객과 소통하며 열린 '굿판', 이게 뭐냐면
굿-day 공연으로 직접 '찾아가는 공연' 연기 펼친 이미정 배우
▲ 굿-day 공연을 펼친 이미정 배우굿-데이 공연에 한 장면이다. 하승철 악사, 구진아 배우가 함께 호흡을 맞췄다. ⓒ 김용한
한바탕 신명 나는 '굿판'을 벌인 배우가 있었다. 지난 20일(화) 대구 종로 몬스터즈 수제 맥주 2층에서는 중년을 훨씬 넘긴 이미정 배우 '굿'(굿-DAY) 공연이 펼쳐졌다.
이 작품은 2021년 대구문화재단 경력예술인 지원사업으로 선정되어 초연을 가진 바 있는 공연(손호석 작/김태석 연출)이다.
이번 공연이 시선을 끄는 것은 배우가 현장을 떠나 일반 시민들을 찾아가는 공연을 펼친다는 점이다. 자신의 공연을 통해 관객과 호흡하고 소통하는 시간을 가까이서 갖는다는 것 또한 새롭다.
굿이라는 게 일부 젊은 층에는 생소하고 거북하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형태의 토속신앙일 수도 있다. 하지만, 배우는 자신의 표현방법과 몸짓으로 무녀의 삶을 투영해 내고자 무던히 애쓰는 모습이었다.
1인이 끌어가기에 굿-day는 힘든 작업이지만, 이미정 배우는 배우로서 대충 연기할 수 없는지 전문가답게 춤사위를 펼쳐낸다. 오로지 연극 무대만을 고집하여 30여 년을 훨씬 넘긴 연극 인생이다.
▲ 찾아가는 공연을 펼친 '굿-day' 공연현장 호프집배우가 직접 관객들을 찾아가 공연을 펼친 실험적인 현장. ⓒ 김용한
배우의 공연을 멀리서 지켜보던 관객들도 배우의 주문에 외침에 동화되듯 손뼉을 치거나, 눈 앞의 돼지 인형에 돈을 거침없이 내놓기도 한다.
1시간 30분가량 소요된 이 날 공연에서는 고수로 하승철 악사, 구진아 배우 등이 함께 호흡을 맞췄다.
이날 찾아온 관객 김선희씨는 공연 관람 뒤 "마음에 때가 확 벗겨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고, 배우와의 거리가 더 가까워진 느낌이 들었다"고 전하면서 "배우 이미정씨의 연기력에 바퀴를 단 것 같았다. 굿에 딱 어울리는 배우였다"고 칭찬했다.
배우들과 함께 나는 꽹과리 소리에 흥을 느꼈다는 김상섭(자영업)씨는 "오늘 처음 공연을 봤는데 기대 이상으로 좋았다"라고 언급하면서 "어릴 적 시골에서 빈번하게 굿을 보면서 자랐는데, 이 배우가 연기하는 모습이 마치 진짜 굿을 하는 것을 보는 것처럼 실감 났다"라고 말했다.
▲ 관객과 하나되어 흥겹게 마무리하고 있는 모습관객과 마무리를 하고 있는 배우 이미정. 고수 하승철씨가 함께 시민과 하나되어 끝맺음을 하고 있는 모습. ⓒ 김용한
이날 관객들과 호흡을 맞췄던 이미정 배우(전 극단 예전 대표)는 공연 뒤 "이번 공연은 특별히 극장이 아닌 호프집에서 처음 했다. 관객들의 호응과 집중력이 좋아 많은 피드백을 받고 간다"라고 말하면서 "'북성로 이층집, 피크닉, 내 이름은 조센삐'와 같은 역사극을 무대에 올리고 싶다"라는 포부도 밝혔다.
배우 이미정은 1인극을 펼치는 중년의 배우로서, 자신이 오늘 펼친 굿-day에 대해 "무녀가 칼끝에서 칼춤을 추듯 연기도 그렇게 하고 싶다"라고 평했다. 그는 앞으로 더 많은 관객들을 만나고 소통하기 위해 '굿-day'의 더 큰 무대, 더 많은 횟수로 시민들을 만나고 싶다고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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