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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발 700m 천연 눈썰매장... 혼자 누리기엔 아까워요

[박병춘의 산골 통신]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산골의 한겨울

등록|2024.02.22 17:44 수정|2024.02.22 17:53

해발 700m 천연 눈썰매장... 정말 상쾌합니다대자연의 숨결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누리는 이 행복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함께 타는 마음으로 즐겨 보세요. ⓒ 박병춘


오랜 세월 도시 생활을 마치고 해발 700미터 산골에 들었습니다.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에 있는 산골인데, 저랑 모든 기운이 맞아 천국이라 여기며 지냅니다. 귀촌 2년 만에 37가구 54명이 사는 마을에 이장직을 수행하고 있답니다.
 

폭설이틀 사이 폭설이 내려 마을 주민이 제설차를 가동했다. ⓒ 박병춘

 
이틀 사이 대설이 내렸습니다. 1반, 2반 제설을 담당한 주민 두 분은 면에서 내준 폭 2미터짜리 제설기를 1톤 트럭에 달고 마을을 위해 봉사합니다. 영역이 넓은 데다 꼬불꼬불 오르막 내리막이 이어지는 길인데도 일사천리로 잘도 밀어냅니다. 참 고마운 일입니다.
 

폭설겨울 왕국 ⓒ 박병춘

 
여기저기서 카톡이나 문자가 오고 전화도 옵니다. 대설 뉴스를 보고 놀란 마음에 위로를 합니다. 영상 통화로 돌려 백설이 빚은 풍광을 전하면 감탄사를 연발하며 좋아라 합니다.
 

폭설겨울이 지나 봄이 오면 새들이 둥지를 틀 것이다. ⓒ 박병춘

 
제설 작업은 매우 힘들지만 아직까지는 낭만이 앞섭니다. 올해는 눈이 많이 내려 제설 근육이 생긴 듯합니다. 상당히 긴 구간을 삽질하고 넉가래를 밀다 보면 땀이 솟아나는데, 제설을 마치고 샤워를 할 때면 그 상쾌함을 비길 데 없습니다.
 

폭설치워도 치워도 눈은 내리고 ⓒ 박병춘

 
그 상쾌한 기분에 창고에서 눈썰매를 꺼냈습니다. 눈이 너무 쌓여 있으면 눈썰매가 눈에 빠져서 제대로 즐기지 못합니다. 마침 제설차가 지나간 터라 눈썰매를 타기엔 안성맞춤이었지요.

대자연의 숨결을 만끽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제가 누리는 이 행복을 여러분과 나누고 싶었습니다. 천연 눈썰매장으로 국내 최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함께 타는 마음으로 즐겨 보세요.

한겨울, 산골 촌부의 낭만에 잠시나마 웃음 짓고 힐링하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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