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 '심각' 단계로 격상
23일 08시 기준으로 발령... 국무총리 "공공의료기관 가동수준을 최대치로 올리겠다"
▲ 의대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내는 등 단체행동에 돌입하는 가운데 지난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집단행동 대응 관계장관회의에서 한덕수 총리가 모두발언하고 있다. ⓒ 권우성
정부는 의료계 집단행동이 본격화되는 가운데 23일 오전 8시 기준으로 보건의료재난 위기경보를 '경계'에서 '심각' 단계로 상향했다. 이로써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 시간을 최대로 연장하고,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하기로 했으며, 공휴일·야간 등으로 제한됐던 비대면 진료도 전면 확대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오전 8시 30분부터 정부서울청사에서 '의사 집단행동 대응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정부에 따르면, 전날인 22일 기준으로 전공의 수 상위 100여 개 병원에 대한 점검 결과, 총 8900여 명의 전공의가 사직서를 제출했으며, 이 중 7800여 명이 근무지를 이탈했다.
이와 관련해 한 총리는 "일부 복귀자가 있기는 하나 다수 전공의들의 근무지 이탈이 장기화되고 있다"며 "또한, 의대생들의 동맹휴학과 수업거부가 이어지고 있고, 의사협회는 오는 일요일(25일)과 3월 3일에 대규모 도심 집회도 계획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그는 "환자분들의 피해도 계속되고 있다. 복지부 피해신고센터에 접수된 신고는 총 189건이며,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추세"라며 "물론 실제 현장에서는 이보다 더 많은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병원에 남아 두 명, 세 명의 역할을 하고 계신 의료진의 어려움도 더욱 우려된다"며 "범정부 차원의 대응을 통해 사태를 조속히 안정화하고 국민 피해를 최소화해야 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선, 정부는 공공의료기관 가동수준을 최대치로 올리고, 모든 공공의료기관의 평일 진료시간을 가능한 최대로 연장, 주말과 휴일 진료도 확대하기로 했다. 또 응급실 24시간 운영체제도 지금처럼 유지한다.
한 총리는 "중증‧위급환자의 이송과 전원을 컨트롤하는 광역응급상황실을 3월초 4개 권역에 신규로 개소하여 응급환자가 골든타임내 치료받을 수 있도록 집중 관리하겠다"면서 "이 4개소는 현재 설치되어 있는 광역응급상황실에 추가되는 숫자"라고 설명했다.
또한 병원에 남아 환자를 지키고 있는 의사, 간호사, 병원 관계자들의 부담도 줄이기 위해 ▲병원에서 임시 의료인력을 추가 채용할 수 있도록 중증‧응급환자 최종치료시 수가를 2배로 대폭 확대 ▲관련 규제를 완화해 병원 인력의 탄력적 운영이 가능토록 조치할 방침이다.
한 총리는 "정부는 중증‧응급 수술 등 필수 치료가 지연되는 병원의 인력 수요를 파악 중이며, 공보의와 군의관 지원하겠다"면서 "보훈부, 고용부, 국방부, 지자체 등 소관 병원이 있는 기관에서도 외부 의사나 시니어 의사 선생님 등의 대체의사를 임시로 채용하는 등 의료공백에 총력 대응해 주시기 바란다. 재정지원은 정부차원에서 적극 지원하겠다"고 당부했다.
이외에도 한 총리는 "정부는 오늘부터 비대면진료를 전면 확대하여 국민들께서 일반진료를 더 편하게 받으실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했으며, 문화체육관광부, 복지부 등 관계부처에 "국민들께서 의료개혁 정책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실 수 있도록 최대한 열심히 다양한 방법을 통해 설명해주시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끝으로 한 총리는 의료계를 향해 "국민들께서 고통을 겪으시는 상황을 의료계도 절대 원하시지 않을 것다. 국민들께서는 아직도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신 여러분의 헌신과 희생을 또렷하게 기억하고 계시다"며 "의료계의 집단행동은 이러한 국민들의 기억에 상처를 남기고 의료인으로서의 숭고한 사명을 망각하는 행동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불법 집단행동은 존경받는 의사가 되겠다는 젊은 의사들의 꿈을 무너뜨릴 수 있는 위험한 방법"이라며 "부디 잘못된 선택으로 오랫동안 흘려온 땀의 결과가 한순간에 사라지지 않기를, 또 그런 위험 속으로 젊은 의사들을 등 떠밀지 않기를 바란다"고 호소했다.
덧붙여 한 총리는 "더 늦기 전에 국민의 곁으로, 환자의 곁으로 돌아와 주시기를 간곡히 요청드린다"며 "정부는 언제든지 열린 마음으로 여러분과 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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