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천 파동에도 이재명 "따를 수밖에 없다"... 정청래는 울먹
"노웅래가 회의실 차지해서" 공천 반발해 회의장 옮긴 민주당... 8년전 컷오프 상기한 정청래
▲ 최고위 회의 장소 당사로 변경한 이재명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통상 최고위 회의를 열던 국회 당대표회의실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노웅래 의원 점거농성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 회의 장소를 당사로 옮겼다. ⓒ 남소연
"우리 노웅래 의원께서 공천 결과에 마음 아픈 일이 있으셔서 우리 회의실을 점거하시는 바람에..."
23일 국회의사당 당 대표 회의실에서 예고된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회의는 급히 장소를 변경해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회됐다. 공천관리위원회의 전략지역구 지정 요청에 컷오프(공천배제)된 노웅래 의원(4선, 마포갑)이 공천 과정을 비판하며 회의실을 점거했기 때문이다.
"노웅래, 기소돼서 컷오프 결정한 것 아니다... 상황 안 바뀌어"
"따를 수밖에 없다."
달래는 듯하면서도, 이 대표의 입장은 완고했다. 노 의원의 공천 탈락 과정에 '문제가 없다'는 해명도 직접 전했다. 이 대표는 "판단 기준은 국민 눈높이고 절차와 판단의 주체가 있다"면서 "(노 의원의 경우) 본인은 절차 상 문제라고 생각하셔도 위반 사실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사실"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기소됐기 때문에 (전략지역 설정을) 결정한 사안은 아닌 것 같다"면서 "본인이 인정하는 것이 있고, 절차상 실수라고 하시는 것 같기에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한 "어쩔 수 없다는 것을, 그 사실을 수용해주시길 바란다"면서 "이런다고 상황이 바뀌진 않고, 바뀌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 '컷오프'된 노웅래, 대표실 점거농성 돌입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 발표에 따라 사실상 '컷오프'(공천 배제) 된 노웅래 의원(서울 마포갑)이 지난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당대표회의실을 점거하고 공천 배제에 항의하는 무기한 농성에 돌입했다. 오른쪽으로 노 의원이 가져온 침낭과 외투가 보인다. ⓒ 남소연
이 대표의 바람과 달리, 당은 '비명 찍어내기' 공천 논란과 함께 현역 의원 불공정 평가 의혹이 우후죽순 이어져 그야말로 대혼란 상황이다. 이 대표는 거듭 공천 반발 대상자들에게 '수용'을 요청했다.
그는 이날 회의에서 "개인적으로도, 당 입장에서도 모든 분들을 다 공천하고 함께하는 것도 좋겠지만 현실적으로 그렇게 할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이라면서 "노 의원뿐 아니라 경선 탈락되신 분들과 심사로 배제되신 분도 있고, 아예 경선 대상자로 선정되지 않으신 분도 계신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이어 "여러 사정들이 있는데 최종 후보가 되지 못한 분들은 가슴이 아플 것"이라면서 "그 분들의 심정을 100% 헤아리진 못하겠지만 안타까움과 고통을 조금이라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당의) 불가피함도 이해하고 수용해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정청래 최고위원은 8년 전 총선에서 자신이 탈락했던 사실을 상기하며 울먹이는 모습을 보였다. 정 의원은 당시 발표했던 백의종군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당 대표 비판은 일단 멈춰주시고 총선 승리를 위해 뛰어달라"는 대목도 포함돼 있었다.
정 의원은 잠시 울먹이면서 "요즘 동료들의 컷오프를 보며 마음이 참 아프다"면서 "8년 전 제 심정과 똑같을 거다. 그 마음과 그 시점 제가 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요즘 제 마음도 너무 아프다"면서 "그럼에도 함께 가자"고 말했다.
▲ 최고위 회의 장소 당사로 변경한 이재명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통상 최고위 회의를 열던 국회 당대표회의실이 '컷오프'(공천 배제)된 노웅래 의원 점거농성으로 사용할 수 없게 되자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최고위 회의 장소를 당사로 옮겼다. ⓒ 남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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