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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 못 삼키는 금쪽이, 오은영은 엄마의 의욕을 지적했다

[TV 리뷰]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

등록|2024.02.25 10:41 수정|2024.02.25 10:41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삼시 세끼 안 먹는 데 너무 질려가지고..."

23일 방송된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에는 4세 아들(금쪽이), 2살 딸의 부모가 스튜디오를 찾았다. 그들의 고민은 금쪽이가 음식을 완전히 거부한다는 것이었다. 실제로 금쪽이는 입에 음식물을 문 채 삼키지 못했다. 엄마가 아무리 설득해도 소용없었다. 태어났을 때부터 구강이 예민해 먹는 것과 전쟁을 벌였던 금쪽이는 영양실조 위기에 놓여 있었다. 이는 생존이 달린 문제였다.

혹시 신체에 어떤 문제라도 있는 걸까. 건강 검진 결과, 다행히 삼킴 기능에는 문제가 없는 상태였다. 금쪽이는 배가 고프다고 할 때조차 먹질 않았는데, 사실상 우유로 연명하고 있는 수준이었다. 몇 가지 특이점은 물은 마시지만, 주스는 마시지 않고, 고형 음식은 삼키지 못한다는 점이다. 또, 사과나 배는 삼키진 않지만 그나마 잘 씹는 음식이었다. 결국 삼키는 건 물과 우유뿐이었다.

오은영 박사는 원인으로 ① 미각이 과민하다 ② 받아들이는 식감의 기준이 있다 등을 제시했다. 치과를 방문한 금쪽이는 충치가 매우 심각했는데, 삼킴의 문제가 치아 건강에도 영향을 주고 있었다. 그날 저녁, 엄마는 좋아하는 간식(소시지, 귤)을 동원해 먹이기를 시도했으나, 금쪽이는 여전히 삼키지 않고 볼 안에 음식물을 머금다가 결국 다 뱉어내고 말았다.

"음식으로 시도하기 전에 자기 침부터 꿀꺽 하는 걸 가르쳐야 돼요." (오은영)

생각해 보면, 우리는 음식물이 넘어갈 때 숨을 잠깐 동안 참는다. 숨을 쉬면서 침을 삼키면 사례가 들리기 때문이다. 이처럼 기도와 식도의 조절은 본능적인 인체의 반응이다. 하지만 금쪽이는 삼킴의 과정을 편하게 해본 적이 없는 듯했다. 무의식적일 때 본능에 따라 침을 삼키기는 하나, 의식적으로는 하지 못했다. 오은영은 우유를 삼킬 때도 '꿀꺽'의 느낌을 인지시켜야 한다고 조언했다.

"열심히는 하는데 굉장히 둔감한 엄마예요"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한편, 금쪽이는 손톱은 깍아도 발톱은 깎지 못했다. 엄마가 손톱을 다 깎인 후 발톱을 깎으려 하자 발버둥치며 도망치려 했다. 왜 이렇게까지 싫어할까. 다음 날, 미용실을 찾은 금쪽이는 머리카락을 자르기 싫다며 울기 시작했다. 무섭다며 오열하는 통에 헤어 디자이너도, 엄마 아빠도 진땀을 흘렸다. 그중 가장 괴로웠던 건 공포에 질린 채 이발을 해야 했던 금쪽이였으리라.

아이들이 미용실을 무서워하는 이유는 가위에 대한 본능적인 공포감 때문이다. 신체의 일부를 잘릴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말이다. 오은영은 금쪽이가 스스로 파악하지 않으면 못 받아들이는 아이라고 설명했다. 새로운 것을 받아들일 때 저항이 심하다는 뜻이다. 해결책은 간단하다. 과정을 충분히 보고 알게 하는 것이다. 오은영은 집에서 시연하며 연습할 것을 권유했다.

한편, 오은영은 엄마가 반복 시도에 실패했을 때 제대로 된 방법에 익숙해지기 전에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는 성향이라는 점을 파악했다. 모유 수유도 수월하지 않아 엎드려뻗친 자세로 했다는 얘기에 착안한 분석이었다. 삼킴 과정을 성공적으로 해보기도 전에 이질적인 새로운 자극을 주니 금쪽이는 긴장하기 마련이었다. 오은영은 아이의 특성을 파악하고 도움을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키즈 카페에서도 엄마의 의욕이 화를 불렀다. 새로운 놀이를 거부하며 도망치는 금쪽이를 억지로 데려가는 바람에 금쪽이는 억지로 경험할 수밖에 없었다. 이것저것 경험시켜주고 싶은 엄마의 조급함이 엿보였다. 그 마음이야 충분히 이해되지만, 금쪽이를 위해서는 변해야 했다. 금쪽이에게는 많은 경험과 도전이 중요한 게 아니라 하나라도 편안하게 경험하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다.

"열심히는 하는데 굉장히 둔감한 엄마예요. 경험과 도전에 몰두되어 아이의 마음이 어떤 상태인지는 고려를 안 해요." (오은영)

금쪽 처방은 '과속 주의 솔루션'이었다. 오은영은 속도가 느린 금쪽이를 위해 천천히 단계적으로 시도하고, 익숙해질 때까지 반복하라고 조언했다. 또, 금쪽이를 따로 만나 물을 마실 때마다 '꿀꺽'을 인지시키며 금쪽이를 고양시켰다. 다음 날, 엄마는 '단계별 꿀꺽 훈련'을 시도했다. 침 삼키기로 워밍업을 한 후, 물, 배 음료, 플레인 요구르트, 딸기 요구르트를 차례대로 제시했다.

엄마는 직접 물을 마시며 '꿀꺽'을 시연했고, 금쪽이가 목을 만져 꿀꺽하는 느낌을 알 수 있도록 도왔다. 스스로 파악에 성공한 금쪽이는 3단계까지 곧잘 해냈다. 다만, 4단계는 거부했는데, 엄마도 억지로 강요하지 않았다. 또, 엄마는 식당에서 평소 먹지 못하는 음식인 홍어삼합을 주문해 음식 섭취가 어렵고 무서운 금쪽이의 심정을 공감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그밖에도 일상 속 공포를 줄이고 자극에 적응할 시간을 주는 훈련도 병행됐다. 금쪽이는 거울 속 자신을 보며 가위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고, 음식물도 거뜬히 삼킬 수 있게 됐다. 금쪽이의 성장을 엄마는 묵묵히 기다려줬다. 노력으로 얻어낸 값진 성공은 앞으로 금쪽이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 것이다.
 

▲ 채널A <금쪽같은 내새끼>의 한 장면. ⓒ 채널A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김종성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 '버락킴, 너의 길을 가라'(https://wanderingpoet.tistory.com)에도 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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