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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소연의 아름다운 프리킥, A매치 70번째 골로 체코 물리쳐

[여자축구 A대표 평가전] 한국 2-1 체코 공화국

등록|2024.02.25 09:42 수정|2024.02.25 09:42

▲ 지소연의 선제골 후 기쁨을 나누고 있는 선수들의 모습. ⓒ 대한축구협회


한국 여자축구 에이스 지소연의 오른발 킥 감각은 여전히 반짝반짝 빛났다. 단짝 미드필더 조소현(버밍엄 시티 WFC)과 함께 중원을 누빈 지소연의 오른발 직접 프리킥 골은 체코 골키퍼 바르보라 보티코바의 발을 얼어붙게 만들었다. 최근 WK리그 수원 FC 위민을 떠나 미국 내셔널 위민스 사커 리그 시애틀 레인 FC와 2년 계약한 지소연의 실력을 분명하게 보여준 셈이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끌고 있는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이 우리 시각으로 25일 오전 3시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벌어진 여자축구 A매치 체코 공화국과의 평가전에서 지소연의 프리킥 골과 막내 케이시 유진 페어의 추가골에 힘입어 유럽 전지훈련 첫 게임을 2-1로 이겼다.

A매치 155게임 지소연의 멋진 오른발 프리킥 골

올해 열리는 파리 올림픽 본선에 나가지 못하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한국 여자 국가대표팀은 매우 중요한 시기를 지나고 있다. 골키퍼 김정미, 수비수 김혜리-심서연, 미드필더 지소연-조소현에 이르기까지 최소 10년 이상을 국가대표로 뛰고 있는 베테랑 선수들이 언제나 그 자리를 버텨줄 수는 없기에 세대 교체라는 숙제가 눈앞에 놓인 것이다.

지난해 호주-뉴질랜드에서 공동 개최한 FIFA(국제축구연맹) 여자 월드컵을 통해 최연소 출전 기록을 세운 포워드 케이시 유진 페어와 미드필더 권다은이 나란히 2007년생으로 세대 교체의 주역으로 떠올랐지만 그 발걸음이 조심스러운 것이 사실이다.

여자축구 메이저 대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것은 아니라고 해도 2026년 AFC(아시아축구연맹) 여자 아시안컵을 뛰어넘어 2027년 FIFA 여자월드컵을 바라보기 위해서 지금 이 과정을 간과할 수 없기에 콜린 벨호가 포르투갈로 날아간 것이다.

이번 여자축구 A매치 기간에 열린 첫 평가전으로 한국(20위)보다 FIFA 랭킹이 조금 낮지만 유럽 여자축구 다크 호스로 불리는 체코 공화국(28위)을 만난 것인데 3-5-2 포메이션을 내세운 콜린 벨 호는 비교적 높은 위치부터 상대를 압박하는 선택을 통해 게임을 주도하기 시작했다.

게임 시작 후 3분이 지나면서 최유리(버밍엄 시티 WFC)의 위력적인 오른쪽 대각선 슛으로 본격적인 공격을 시작한 우리 선수들은 16분에 아름다운 첫 골을 뽑아냈다.

주장 김혜리가 반 박자 빠른 움직임으로 얻어낸 22미터 직접 프리킥 기회에서 에이스 지소연의 오른발 인사이드 감아차기가 체코 공화국 수비벽을 넘어 크로스바 하단을 스치며 빨려들어간 것이다. 골키퍼 바르보라 보티코바가 움찔했지만 두 발이 잔디 위에 박힌 것처럼 반응하지 못한 지소연의 A매치 155번째 게임 70호골이었다.
 

▲ 케이시 페어가 득점 후 세리머니를 선보이는 모습 ⓒ 대한축구협회


전반을 1-0으로 끝낸 우리 선수들은 산드라 바로스(포르투갈) 주심의 후반 시작 휘슬이 울리고 30초 만에 매우 의미있는 추가골이자 이 게임 결승골을 만들어냈다. 왼쪽 측면에서 추효주(인천 현대제철)의 패스를 받은 케이시 유진 페어(엔젤 시티 FC)가 과감하게 공을 몰고 들어가다가 오른발 인사이드 킥을 낮게 깔아 넣은 것이다.

드리블 돌파 선택도 좋았지만 슛 각도가 매우 까다로운 지점에서 성공시킨 것은 이제 17살 어린 선수가 만든 골로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 전반 31분에 노마크 왼발 슛을 날린 순간을 지워버린 것이어서 일곱 번째 A매치 4호골의 기쁨은 더욱 컸다.

53분에 체코 공화국의 에바 바르토노바가 미드필더 가테리나 스비트코바의 후방 크로스를 받아 놀라운 오른발 발리슛 만회골을 터뜨리기는 했지만 우리 선수들은 크게 흔들리지 않고 2-1 점수판을 잘 지켜나갔다.

80분, 오른쪽 코너킥 세트피스 기회에서 세컨드 볼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 게임을 통해 A매치 100번째 기록을 찍은 장슬기(경주 한수원 WFC)의 왼발 슛이 체코 공화국 골문 왼쪽 기둥을 때린 것도 모자라 곧바로 이어진 또 한 번의 기회에서 교체 선수 전은하(수원 FC 위민)의 패스를 받은 최유리(버밍엄 시티 WFC)가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쐐기골을 노린 것이다. 하지만 최유리의 오른발을 떠난 공은 체코 공화국 골키퍼 바르보라 보티코바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이 게임을 통해 우리 선수들은 볼 점유율에서도 체코 공화국을 능가했지만 16개의 전체 슛 기록 중에서 4개의 유효슛을 남겨 슛 정확도 25%를 보여준 것이다. 만족할만한 기록은 아니지만 메이저 대회 중요한 고비마다 아쉬운 골 결정력을 보여준 것을 감안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제 우리 선수들은 28일(수) 오전 3시 15분 에스토릴로 장소를 옮겨 FIFA 랭킹 21위 포르투갈과 한 번 더 평가전을 치른다.

여자축구 A대표 평가전 결과(2월 25일 오전 3시, 리스본 - 포르투갈)

한국 2-1 체코 공화국 [골-도움 : 지소연(16분), 케이시 유진 페어(46분,도움-추효주) / 에바 바르토노바(53분,도움-카테리나 스비트코바)]

한국 선수들(3-5-2 포메이션)
FW : 케이시 유진 페어(87분↔문미라), 최유리(90+4분↔천가람)
MF : 추효주, 장슬기, 지소연(75분↔전은하), 조소현, 이은영
DF : 심서연, 이영주, 김혜리
GK : 김정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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