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좋아하세요? 저는 역류성 식도염 약을 복용하면서도, 의사의 다른 권고는 모두 따르지만 포기할 수 없는 단 하나가 커피입니다.
커피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목동에 의해 발견된 후, 변형과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때 그 목동은 150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2021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커피 전문점 수는 7만 개를 훌쩍 넘겨 편의점 숫자의 2배에 이르며, 시장규모는 8조 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가히 음료의 지위로는 콜라의 명성에 다다랐으며, 제품의 효용성으로는 석유의 위치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커피는 누가 마실까요?
우선 많은 이들이 지난밤과 단절하기 커피를 음용하는데, 한파가 기승을 부리는 영하의 날씨에도 전장에 나서는 장수처럼 한 손에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든 채 결연한 표정으로 회사로 입장합니다. 2023년 OECD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1인당 연간 근로시간은 1901시간으로 회원국 평균 1752시간에 비해 149시간이나 더 길다고 합니다. 출근도 빨리 하지만 퇴근도 늦게 합니다. 밤이 되어도 한국인이 커피를 복용하는 이유입니다. 삶의 현장을 바쁘게 누비는 한국인에게 커피는 각성제이자 피로회복제의 역할을 하고 있는 셈입니다.
저에게 출근길의 커피는 2시간 만에 회사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람이자, 잠에서 깬 후 먹는 첫 번째 식량입니다. 산미가 강한 - 시럽이 포함되지 않은 -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마흔이 되면서부터입니다. 세상의 쓴맛을 많이 보다 보니 커피와 소주가 달게 느껴지기 시작한 걸까요? 월급이라는 꿀단지를 포기할 수 없어 회사라는 벌집을 찾지만, 커피가 없었다면 진즉에 비행을 멈추었을 것입니다.
대로변의 대형프랜차이즈 식당보다 골목에 보석처럼 박혀 개성을 뽐내는 작은 식당을 선호합니다. 커피도 독특한 인테리어에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저의 취향과 기호에 더 맞습니다. 회사 앞 카페 사장님은 한 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저를 기억해 주고, 바쁜 와중에도 인사를 빠트리지 않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재화를 공급받지만 저도 사장님의 진심을 느껴 인사를 더 크게 했고, 우리 사이에는 몇 년의 세월이 드립커피처럼 천천히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향긋한 변화가 몽글몽글 피어올랐습니다.
월말 회의를 마치고 늦은 커피를 마시는 날에는 주문하지도 않은 쿠키가 봉투에 담겨 있고, 크리스마스에는 첫 출시하는 슈톨렌 케이크가 제 손에 쥐어집니다. TV와 스마트폰 속에는 악인이 더 많아 보이지만, 현실 세계는 여전히 착한 사람들이 지배한다고 확신합니다. 커피가 찾아준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입니다. 20년 넘게 회사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고되고, 유달리 출근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커피 마시러 가자'라고 스스로를 달래 봅니다.
커피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비 오는 날의 드립커피는 공간에 분위기를 내려주고, 더운 날의 아이스커피는 거리의 체온을 내려주며 날씨와 무관하게 썸을 타는 두 사람 사이의 열기는 올려줍니다. 커피는 어디에나 있어 그 가치를 간과하기도 하지만, 사계절 내내 용광로를 품고 사는 이들을 위한 냉매제이며, 생활인을 살게 하는 검은 생명수입니다.
커피는 어디에서 왔을까요? 커피는 6~7세기경 에티오피아의 칼디라는 목동에 의해 발견된 후, 변형과 발전을 거듭해 오늘날에 이르렀다고 합니다. 그때 그 목동은 1500년의 시간이 훌쩍 지나 한국이라는 나라에서도 이토록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마실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2021년 국세청 자료에 따르면 대한민국의 커피 전문점 수는 7만 개를 훌쩍 넘겨 편의점 숫자의 2배에 이르며, 시장규모는 8조 원에 육박한다고 합니다. 가히 음료의 지위로는 콜라의 명성에 다다랐으며, 제품의 효용성으로는 석유의 위치에 이르렀다고 할 수 있습니다.
▲ 출처'브링미커피' 인스타그램 ⓒ 브링미커피 인스타그램
저에게 출근길의 커피는 2시간 만에 회사에 무사히 도착했음을 알리는 알람이자, 잠에서 깬 후 먹는 첫 번째 식량입니다. 산미가 강한 - 시럽이 포함되지 않은 - 아메리카노를 마시기 시작한 것은 마흔이 되면서부터입니다. 세상의 쓴맛을 많이 보다 보니 커피와 소주가 달게 느껴지기 시작한 걸까요? 월급이라는 꿀단지를 포기할 수 없어 회사라는 벌집을 찾지만, 커피가 없었다면 진즉에 비행을 멈추었을 것입니다.
대로변의 대형프랜차이즈 식당보다 골목에 보석처럼 박혀 개성을 뽐내는 작은 식당을 선호합니다. 커피도 독특한 인테리어에 개인이 운영하는 카페가 저의 취향과 기호에 더 맞습니다. 회사 앞 카페 사장님은 한 여름에도 뜨거운 커피를 마시는 저를 기억해 주고, 바쁜 와중에도 인사를 빠트리지 않습니다. 돈을 지불하고 재화를 공급받지만 저도 사장님의 진심을 느껴 인사를 더 크게 했고, 우리 사이에는 몇 년의 세월이 드립커피처럼 천천히 내려졌습니다. 그리고 향긋한 변화가 몽글몽글 피어올랐습니다.
월말 회의를 마치고 늦은 커피를 마시는 날에는 주문하지도 않은 쿠키가 봉투에 담겨 있고, 크리스마스에는 첫 출시하는 슈톨렌 케이크가 제 손에 쥐어집니다. TV와 스마트폰 속에는 악인이 더 많아 보이지만, 현실 세계는 여전히 착한 사람들이 지배한다고 확신합니다. 커피가 찾아준 또 하나의 소중한 인연입니다. 20년 넘게 회사생활을 했지만, 여전히 고되고, 유달리 출근하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그런 날은 '커피 마시러 가자'라고 스스로를 달래 봅니다.
커피는 우리에게 어떤 의미일까요?
비 오는 날의 드립커피는 공간에 분위기를 내려주고, 더운 날의 아이스커피는 거리의 체온을 내려주며 날씨와 무관하게 썸을 타는 두 사람 사이의 열기는 올려줍니다. 커피는 어디에나 있어 그 가치를 간과하기도 하지만, 사계절 내내 용광로를 품고 사는 이들을 위한 냉매제이며, 생활인을 살게 하는 검은 생명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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