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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라미드 게임' F등급이 사라졌다... 드디어 균열 생긴 계급 구조

[리뷰] 티빙 <피라미드 게임> 절대권력 향한 하위 계급의 반발 시작... 재미 키운 조연들

등록|2024.03.09 09:40 수정|2024.03.09 09:40

▲ 지난 7일 공개된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한 장면. ⓒ 티빙


청옹성 같았던 백하린 주도의 '피라미드'가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다. 지난 7일 공개된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피라미드 게임> 5화와 6화에선 그동안 마치 신처럼 군림하던 백연여고 2학년 5반의 A등급 백하린(장다아 분)의 폭정에 점차 반기를 들기 시작한 학생들의 움직임이 소개되었다.

지난주 소개된 1~4화를 통해 새 학교에 전학온 성수지(김지연 분)는 도저히 상식적으로 납득할 수 있는 5반 내부의 게임을 빙자한 집단 따돌림 및 폭행에 정면 돌파를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재벌집 외동딸이라는 든든한 배경과 동급생들의 부모까지 자신의 손바닥 위에 놓고 대응하는 하린에겐 "계란으로 바위치기"나 다름이 없었다.

한 명 한 명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여 세를 키워보려 했지만 이또한 쉬운 일이 결코 아니었다. <피라미드 게임> 5화와 6화는 마치 '고지전'을 방불케할 만큼 수지 vs. 하린의 판세가 수시로 뒤바뀌는 등 치열한 두뇌 싸움이 그려졌다. 여전히 하린은 이 게임의 제일 꼭대기 계층에 자리잡고 있었지만 수지를 비롯한 일부 학생들에게 전혀 성과가 없었던 건 아니었다.

F등급이 사라졌다... 절대 권력 당황시킨 투표 반란
 

▲ 지난 7일 공개된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한 장면. ⓒ 티빙


하필이면 학부형 참관 수업이 있던 그날. 수지가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이려 했던 주승이(권이수 분)가 자해소동을 벌인다. 물론 이 또한 하린의 치밀한 계획의 일부였고 A등급이 아닌 학생이 아랫 등급 학생을 괴롭혔다는 이유로 수지는 이번 회차 투표권을 박탈 당하고 만다. 분산 투표를 통해 F등급을 없애려던 계획은 큰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의외의 변수가 발생했다. 참관 수업을 온 학부형들에게 '피라미드 게임'의 존재를 소개한 하린에 대해 또 다른 A등급 임예림(강나언 분)이 규칙 위반을 주장한 것이다. 결국 수지와 하린이 투표권을 행사하지 못한 채 게임이 진행되었고 예림을 비롯해서 명자은(류다인 분), 송재형(오세은 분) 등의 의기 투합에 힘입어 F등급 학생은 단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하린의 추종세력인 김다연(황현정 분), 방우이(하율리 분) 등이 반발했지만 이미 쏟아진 물이었다.

처음으로 F등급이 발생하지 않자 하린의 분노는 극에 달했다. 특히나 자신의 장난감 마냥 가스라이팅 하며 다뤄왔던 자은에게 친구들이 생기자 비상식적인 질투심이 새로운 방향으로 폭발하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더 이상 활용가치가 없디고 판단한 다연, 우이를 배척하면서 새로운 인물 고은별(정하담 분)이 하린의 최측근 마냥 떠올랐다. 그리고 하린 특유의 악행에는 여전히 멈춤 신호가 존재하지 않았다.

똘똘 뭉친 하위 등급... 멈춤 신호 없는 백하린의 악행
 

▲ 지난 7일 공개된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한 장면. ⓒ 티빙


​자은이 진심으로 학급 학생들을 대하는 것을 바라본 수지 역시 마찬가지 행동으로 친구들을 포용하기로 한다. 그러자 조금씩 관심조차 기울이지 않았던 하위 등급 학생들이 수지와 자은이 있는 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이와 같은 분위기는 자연히 하린 중심의 상위 등급 학생들 눈에는 가시처럼 보일 수밖에 없었다.

하린은 특유의 두뇌회전을 활용해 수지의 아버지를 다른 부대로 전출시켜 수지 또한 전학을 유도하게끔 수작을 벌이는가 하면 지방에 있는 자은의 어머니를 만나 심적 압박감을 안겨주기도 한다. 그리고 체육 수업 도중 수행평가를 빌미로 이뤄진 피구 경기를 이용해 D등급 학생들을 마치 F등급 마냥 취급하면서 무참하게 짓밟아버릴 구상도 마련한다.

그런데 여기서 수지, 에림 등 학생들의 재치가 발휘된다. 자칫 D등급 내부에서도 상하 계급이 나눠질 수도 있는 위험한 순간에 그냥 공을 잡고 시간 끌기를 시작한다. 다연을 비롯한 일부 학생들의 반발이 있었지만 엄연히 규칙위반은 아니었기에 결국 모든 학생들이 고르게 점수를 획득하면서 하린의 계략은 수포로 돌아간다.

이제 대세는 수지의 편으로 기우는가 싶었지만 하린의 또 다른 계략이 속속 구체화되었다. 그 결과 인터넷에 하린의 그간 행적을 공개하려던 수지의 1차 계획은 무위에 그치고 만다. 피라미드를 쳐 부수겠다던 수지의 구상은 이대로 무너질 것인가?

더욱 치밀한 심리전... 인상깊은 조연들의 맹활약
 

▲ 지난 7일 공개된 티빙 '피라미드 게임'의 한 장면. ⓒ 티빙


5화와 6화에 돌입하면서 <피라미드 게임>은 새로운 양상에 접어들었다. 하린을 비롯한 일부 상위 등급 학생들의 권력 구도가 수지를 중심으로 한 소수 학생들의 협동력으로 조금씩 균열이 생겼기 때문이다. 지옥 같은 현실에서 도피하려던 생각을 잠시 갖기도 했지만 결국 하린과의 정면 승부를 선택한 수지는 한 계단 성장을 이뤄낸다.

​자신 또한 이해타산적인 생각으로 바라봤던 학우들을 자은처럼 진심어린 생각으로 대하면서 조금씩 해결기미를 볼 수 있었다. 이는 이번 회차의 가장 큰 성과 중 하나였다. 이를 계기로 좀처럼 허점을 노출하지 않던 하린에 대한 비밀이 점차 구체화되면서 게임의 빈 틈을 절묘하게 이용해 판을 뒤흔들 수 있었다.

하지만 양부모의 비리를 자신의 무기로 활용하는 하린이 그리 쉽게 물러날 인물은 아니었다. 조폭 마피아 빰치는 행동 마냥 자신의 세력을 새롭게 개편함과 동시에 눈에 가시 같은 수지, 예림 등을 향해 악날한 방식으로 반격을 시작했으니까 말이다. 결과적으로 수지는 다 잡았던 승리를 눈 앞에서 놓치긴 했지만 F등급 없이 D등급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피라미드 게임>은 종전처럼 하린의 일방통행식 진행이 이뤄지지 않을 거라는 암시를 안겨준다.

극중 캐릭터들과 더불어 류다인, 오세은 등 당초 크게 주목 받지 않았던 배우들의 호연은 이번 회차의 재미를 극대화시켰다. 당초 이 드라마는 김지연을 중심으로 장다아, 신슬기 등 화제성 높은 인물에 중심을 둬 홍보가 이뤄졌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본 결과 수지의 주변 친구 역을 맡은 배우들이 안정감 있는 연기를 펼치면서 주연 캐릭터 이상의 활약을 펼치고 있다.  ​

이제 남은 내용은 총 4회 분량 뿐이고 원작 웹툰을 통해 이미 결말은 어느 정도 정해진 상태이다. 권선징악과 더불어 "정의는 언제나 승리한다"라는 드라마와 영화 속 진리를 어떤 방식으로 표현해 낼지는 향후 2주간의 성패를 좌우할 전망이다.  드라마 속 내용의 불쾌함과 별개로 <피라미드 게임> 자체는 성공적인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덧붙이는 글 김상화 칼럼니스트의 개인 블로그 https://blog.naver.com/jazzkid 에도 수록되는 글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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