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지역 초등학교에서 늘봄 업무를 하고 있는 기간제 교사의 44%가 중등교사 자격증 소지자인 것으로 나타났다. 초등학생과 중·고등학생의 발달과 특성이 다르듯이 교사 또한 초등과 중등자격 소지자의 전문성이 다름에도 중등교원을 무리하게 초등학교에 배치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은 지난 4일부터 11일까지 늘봄학교를 운영 중인 충청지역 288개 학교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왔다고 12일 밝혔다. 참여학교는 총 79개교이고 대전 33건, 세종 3건, 충남 18건, 충북 25건이다.

전교조에 따르면, 충청지역 늘봄학교 강사 유형(복수응답)은 '교사'(기간제교사, 정교사) 48.9%, '강사'(방과후·예술강사 등) 46.7%, '교육공무직'(돌봄전담사 등) 4.4%였다.

늘봄학교 행정업무 담당자로는 '교원'(교감, 기간제교사, 정교사) 84.8%, '교육공무직'(교무실무사 등) 8.9%, '교육행정직'(행정실) 6.3% 등이다.

늘봄학교 기간제교사 자격은 '중등교사 자격소지자'가 44.3%를 차지해 '초등교사 자격소지자' 30.4%보다 많았다.

'기간제교사를 채용하지 못했다'는 곳도 4분의 1인 25.3%를 차지했다

기간제교사를 채용하지 못한 이유에 대해서는 60%가 '채용공고에 지원한 사람이 없음'이라고 답했고, '기존 교사가 대신 운영한다'는 응답은 30%인 것으로 나타났다.

"늘봄 업무서 교사 배제한다더니..."

이번 설문조사에서 충청지역 교사들은 늘봄학교 운영과 관련, 다양한 문제를 지적했다.

A씨는 "늘봄실무사를 채용했으나 교직원 업무에 '늘봄교실 지원' 업무가 명시돼 있었다"고 주장했다.

B씨는 "초등과 중등은 학생의 특성 및 발달 수준이 다르고 학교 운영 방식, 업무 처리 등 많은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중등 기간제교사를 초등에, 그것도 '업무' 때문에 채용한다는 것은 정말 말도 안 된다"라고 적었다.

C씨는 "늘봄교실 하나에 37명의 학생들이 들어온다. 이 정도 인원의 학생들이 한 교실에서 활동하냐 보호자 물음에 똑바로 답할 수가 없었다. 방과후 활동까지 시작되면 매시간 이동하게 될 37명의 학생들을 자원봉사자와 담당 교사 둘이서 관리해야 한다. 학생들마다 하교 및 이동시간이 모두 달라 혼선이 잦고, 늘봄 프로그램 참여 도중에 하교하는 학생들도 많다. 그러한 학생들은 제대로 참여하지 못하고 가야 하는 상황에서 큰 아쉬움을 느낀다"라고 전했다.
 
"늘봄학교 전면 도입 철회하라"

전교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는 허울뿐인 소통이 아니라 진짜 현장 의견을 수렴해 더없이 부실한 늘봄학교 전면 도입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교사와 학생 모두 숨 쉴 틈도 없는 늘봄학교를 중단하고, 현장의 우려를 해소할 특단의 대책을 마련하라"고 했다.

한편 충북교육청은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과 윤건영 교육감이 함께 진천상신초등학교를 방문, 늘봄학교의 성공적 안착을 위한 '함께 차담회'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도교육청은 '충북 나우 늘봄학교'를 추진하겠다며 ▲지금 우리 아이 곁에 늘봄 ▲더 많은 학생들을 품는 늘봄 ▲학교‧학부모‧지역사회 모두가 함께 만들어가는 늘봄학교를 만들어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