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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장 들어가니 전광판 글씨도 빨간색... 정치 의도 있나 싶을 수밖에"

충남아산FC 서포터즈 관계자 "구단에 면담 신청"... 이준일 대표 "국가대표 상징색 흉내낸 것"

등록|2024.03.13 14:57 수정|2024.03.13 15:01

▲ 지난 9일 열린 충남아산FC 홈 개막전. 전광판에 득점을 알리는 'GOAL'이 빨간색으로 표기됐다. ⓒ 유튜브 소붐TV 화면 갈무리

  
"(홈 개막전) 경기장에 들어가 보니 현수막, 심지어 전광판 글씨, 깃발조차 모두 빨간색이었다."

K리그2(2부) 축구팀인 충남아산프로축구단(아래 충남아산FC)의 '빨간색 유니폼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는 가운데, 충남아산FC 팬클럽인 아르마다 서포터즈 핵심관계자 A씨가 한 말이다.

충남아산FC는 지난 9일 충남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부천FC와의 2024시즌 홈 개막전에서 2020년 창단 후 줄곧 유지해 온 파란색 유니폼 대신, 올 시즌 새로 공개한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와 팬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일각에선 '총선을 앞두고 국민의힘 상징색으로 바꾼 것이냐'는 의혹도 제기됐다. 구단주인 박경귀 아산시장과 명예구단주인 김태흠 충남지사 모두 국민의힘 소속이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한국프로축구연맹은 정치적 중립 의무를 위반했다고 의심하며 구단 측에 경위서 제출을 요구하기도 했다.

아르마다 서포터즈 핵심 관계자인 A씨는 13일 기자와 한 전화통화에서 개막전 상황을 회상하며 "유니폼 색이 변경된다는 얘기는 있었는데, 선수들이 홈 경기에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나온 것을 보고 적잖이 당황했다. 빨간색 일색이었다. 정치적인 의도가 있나라는 생각을 할 수밖에 없었다"라고 전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충남아산FC 측은 빨간색 유니폼이 '특정 정당 지지의 뜻이 아니라 아산의 영웅인 이순신 장군을 상징하는 색깔'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그러나 A씨는 기존 파란색 유니폼이 오히려 이순신 장군을 상징한다고 반박했다.

그는 "팬의 입장에서 파란색은 이순신 장군의 상징색으로 여겨진다. 이순신 장군의 함대를 상징하는 푸른바다를 뜻하는 것"이라며 "충남아산FC 응원가에도 '푸른 파도'가 들어가는 이유"라고 주장했다.

'유니폼 색깔 변경과 관련해 구단 측에서 팬클럽에 따로 통보하거나 상의한 바 없나'라는 기자의 질문에 A씨는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 갑자기 바뀐 것"이라며 "지난 겨우내 (파란색 유니폼을 입고) 응원 연습도 많이 했다"라고 답했다.

A씨는 "이번 개막전에 관중이 1만 명 정도 왔다. 빨간색 유니폼을 입는 것은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적극 항의하진 않았다"라며 "하지만 최근 이 문제에 대해 구단에 면담 신청을 한 상태다. (빨간색 유니폼을 계속 입을 경우) 매 경기마다 항의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 지난 9일 충남 아산이순신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충남아산FC 홈 경기 현장. 김태흠 충남지사와 박경귀 아산시장 등이 빨간색 유니폼을 입고 있다. ⓒ 충청남도


한편, 논란이 된 빨간색 유니폼과 관련해 이준일 충남아산FC 대표는 이날 기자에게 "내가 직접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정치적인 의도는 전혀 없었다. 단지 붉은악마와 국가대표의 상징색인 빨간색을 흉내내고 싶었을 뿐"이라며 "정치적인 논란을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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